프로포폴 사용량 다르게 보고한 동물병원 적발

감사원, 식약처 정기감사서 ‘사용하고 남은 주사제 마약류’ 관리 미흡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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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프로포폴 폐기량 허위보고 의심사례에 대한 감시강화를 주문했다.

투여 대상의 몸무게에 따라 개봉한 프로포폴 앰플에 잔량이 발생할 소지가 많은데도 폐기량이 아예 없다고 보고한 의료기관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 후 폐기량’을 0으로만 보고한 의료기관 10개소를 시범적으로 조사했는데, 실제 투여량과 달리 보고한 뒤 잔여량은 임의로 폐기하는 등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렇게 적발된 업소에는 동물병원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정기 감사결과를 9일 발표했다.

프로포폴 사용 후 폐기량 0으로만 보고한 동물병원 3곳 적발

4년간 2만ml 누락 추정

앰플이나 바이알 단위로 포장된 주사제 마약류는 투약 대상의 몸무게에 따라 투여량이 달라지다 보니 개봉하여 사용한 후에는 잔량이 발생할 수 있다. 사람 용량으로 출시된 마약류를 소형 반려동물에 써야 하는 동물병원이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의료기관이 사용하고 남은 마약류는 자체적으로 폐기하고, 해당 폐기수량을 ‘사용 후 폐기량’으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해야 한다.

가령 0.6바이알을 처방해야 하는 환축이라면, 1개의 바이알을 개봉해 0.6은 투여량으로, 0.4는 사용 후 폐기량으로 보고하는 식이다.

문제는 자체 폐기도 2인 이상의 직원이 입회하여 마약류취급자가 확인하며 사진 등의 근거자료를 2년간 보관해야 하는 등 번거롭다 보니 잔량을 허위보고하는 유인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0.6바이알만 사용한 경우에도 보고는 1바이알을 사용했다는 식으로 입력해 사용 후 폐기를 따로 보고할 필요가 없게 만들고, 실제 잔여량은 임의로 처리하는 등의 방식이다.

감사원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의료기관 1.1만여개소에서 ‘프로포폴 사용 후 잔량이 없다’고 보고(사용 후 폐기량 0)한 사례는 2667만여건에 달한다.

이중 모든 프로포폴 투약 건수에 대해 사용 후 폐기량을 일관되게 0으로 보고한 의료기관 10개소를 골라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5개소에서 불법 허위 보고가 적발됐다. 적발된 5개소 중 3개소가 동물병원이다.

투약량을 실제와 달리 정수 단위로 올림해 보고하면서 잔여량은 임의로 처리하거나, 실재고가 전산상 재고보다 많아지면 일부 투약건은 전산에 고의로 보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숫자를 맞추는 식이었다.

이들 3개 동물병원에서 사용 후 폐기로 보고했어야 하는 추정량은 4년간 2만ml 정도로 추정됐다. 병의원 적발업소 2개소의 추정량(31만ml)보다는 훨씬 적은 수치다.

감사원은 “대부분 허위보고는 인정하면서 전량 폐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빙은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사용 후 남은 프로포폴이 의료체계 밖으로 노출되는 등 불법으로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 감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정기감사보고서)

동물병원 프로포폴 투약보고의 96%가 사용 후 폐기량 ‘0’

당국 단속 강화 전망..사용 후 폐기 보고 주의 필요

감사원은 식약처가 단순히 프로포폴 사용량이 많은 의료기관 위주로만 조사하고, 사용 후 폐기량 이상보고는 방치하고 있다면서 감시·관리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식약처도 주사제 마약류 의약품의 사용 후 폐기량 거짓보고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을 관할 지자체에 알리는 등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이번에 적발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업무정지 행정처분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따른 형사고발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향후 사용 후 폐기량을 보고하지 않은 동물병원이 마약류 단속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일선 동물병원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는 중점관리대상인 프로포폴이 요주의 제제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11월 30일까지 프로포폴을 취급한 동물병원은 1,562개소다. 757,940건의 투약보고 중 사용 후 폐기량이 0인 보고가 725,458건(9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동물병원 진료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형 반려동물 환축이 다수라 한 바이알을 개봉하면 여러 환축에게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한 바이알을 소진하면 다음 바이알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이어지다 보니 각각의 투약보고에는 사용 후 폐기량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동물병원장은 “사용 후 폐기량을 별도로 보고하기 너무 번거롭다 보니 가급적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반려동물의 체중이 사람에 비해 너무 낮다 보니 특히 앰플형 제제가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또다른 동물병원장은 “프로포폴 1바이알을 한 환축에만 쓰고 폐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도 “당일개봉 당일사용 원칙을 적용하되 마지막으로 잔량이 남은 바이알들은 따로 모아뒀다가 매주 한 번씩 사용 후 폐기로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상당히 귀찮고 까다롭긴 하지만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한다. 편하면 사고가 나니 불편하라고 만든 관리제도인만큼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포폴은 특성상 환축에 투약하기 전에는 실제로 얼마나 사용할 지 가늠하기 어렵다. 혹시 모자랄 경우를 대비해 넉넉하게 뽑아 두는 경우가 많다 보니, 투약 이후 주사기에 약액이 남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관계기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바이알에서 뽑아 사용한 후 주사기에 남아 있는 약물은 재사용할 수 없는만큼 ‘사용 후 폐기량’으로 관리할 대상은 아니다. 주사기에 남아 있는 약물도 시스템적으로는 이미 사용된 것으로 보는 셈이다.

다만 주사기가 아닌 바이알에 남아 있는 약물은 ‘사용 후 폐기’로 처리해야 하며, 2주 안에 실제 폐기작업 및 보고를 마무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프로포폴 사용량 다르게 보고한 동물병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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