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치솟는 불길`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 의료법 개정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9월 개정된 의료법 시행규칙에는 비급여 항목 사전설명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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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비의 사전고지, 공시제 도입을 주장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는 가운데 사람 의료에서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개의무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수의사법 개정 압박이 점차 심해지는 가운데 강 건너에서도 불길이 치솟고 있는 셈이다.

의료기관장이 비급여 진료의 항목, 기준, 금액과 진료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의료법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비급여 진료비용 현황을 조사·분석해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의료기관장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명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더욱 강화해 의료기관장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할 의무까지 추가한 것이다.

이미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조사·공개는 의무화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매년 기관별로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된다.

실시빈도나 의약학적 중요성, 사회적 관심 등을 반영해 공개 항목이 지정되는데, 그 숫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207개 항목이던 공개대상 비급여 진료는 올해 564항목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도 심평원 조사·공개가 의무화되진 않았지만, 기관별로 환자 대기실 벽보나 홈페이지에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규제는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 일제조사 및 공개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비용만 단순 비교하여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되면 의료의 질과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일률적인 조사는 의사의 진료권·전문성·자율성을 침해해 궁극적으로 최선의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내년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비급여 진료 전 사전설명제’도 낯익다.

지난 9월 개정된 의료법 시행규칙은 내년부터 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에 한해 의료기관 개설자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항목과 가격을 설명하도록 규정했다. 수의사법 개정안에서 거론되고 있는 ‘사전고지제’와 비슷하다.

이에 대해 의협은 “의료현장의 진료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불합리한 개정”이라며 즉각 재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의료계의 이 같은 변화가 수의사법 개정에도 영향을 끼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동물병원 진료비 관련 수의사법 개정안은 모두 4건이다. 정부도 중대 의료행위에 대한 사전고지제 도입,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수의사법 개정안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계의 경우 비급여 진료항목도 기반연구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체계 위에서 비용을 산정하고 있고, 비급여 진료의 향후 급여화를 위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도 실태조사가 필요한 만큼 표준진료체계가 전무한 동물병원과 직접적으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건너 치솟는 불길`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 의료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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