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처럼 신뢰도 낮은 반려동물 용품시장 `소비자 경고`

용품·부가서비스 관련 분쟁 늘어나는데 당사자간 합의 비율 낮아..주무부처 확립·제도 정비 시급

등록 : 2022.09.22 06:03:12   수정 : 2022.09.21 14:22:3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 근접할 정도다.

반려동물 용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관리제도를 구축하고 기반 연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의뢰로 ‘반려동물 용품 및 서비스 표준화 기반구축’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KOTITI시험연구원은 16일 서울 SETEC에서 관련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반려동물 용품, 소비자평가 21개 항목 중 19위

동물병원 서비스는 중간 수준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반려동물 용품시장에 대한 소비자 평가결과를 소개했다.

전국 20세 이상 소비자 1천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용품은 재화시장 21개 종목들 중 19위에 그쳤다.

제품이 다양한지(선택다양성), 제품별 대안을 비교할 수 있는지(비교용이성), 신뢰성, 기대만족도 등의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반려동물 용품보다 나쁜 평가를 받은 재화는 ‘교구·완구’와 ‘중고차’뿐이다(2021년). 매년 꼴찌인 중고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 수준인 셈이다.

이금노 위원은 “교구·완구와 반려동물 용품은 수요자(아이·반려동물)와 결제자(부모·보호자)가 다르다는 특징을 공유한다”고 지목했다. 실제 사용자가 선호하는 것과 돈을 내는 사람이 판단하는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시장평가지표(KCMPI) 점수가 낮은 반려동물 용품은 ‘경고시장’으로 분류된다. 특히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 동안 1번(2017)만 제외하면 매년 경고시장에 머물렀다.

동물병원 서비스는 용품에 비하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 기준 21개 서비스 시장 중 11위를 차지했다. 중간은 간 셈이다.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선임연구위원

용품, 부가서비스 관련 피해·분쟁 늘어

당사자간 합의 성사 적다..시장 영세하고 관련 제도 미비

이날 발표에 따르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사례 중 반려동물 관련 상담은 연간 3~4천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용적으로는 변화가 보였다. 용품 관련 상담 비중은 16%(2017)에서 26.5%(2021)로 커졌다. 같은 기간 고양이 관련 상담도 11%에서 20%로 늘었다.

이금노 위원은 “예전에는 반려동물 관련 상담 사례의 상당수가 ‘폐사’와 관련된 문제였지만, 이제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대신 부가서비스나 위약금 등에 대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령 반려견 용품의 렌탈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기간 중 해당 반려견이 죽었는데도 계약해지에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식이다.

당사자간 합의로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지목됐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피해 사례 중 환급이나 부당사항 시정 등으로 합의가 성립되는 경우는 평균 50% 안팎이다. 반면 반려동물 관련 분쟁에서 합의가 성립되는 경우는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 시장이 영세하고 관련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통상 큰 기업일수록 합의에 적극적이고, 관련 기준이 명확할수록 처리가 잘 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반려동물과 관련 시장이 휴머니제이션(humanization)되면서 소비자문제도 휴머니제이션된다. 단순히 사람에 적용하던 기준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생기고 있다”면서 “반려동물 관련 소비자 문제를 분류하고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숙래 KOTITI시험연구원 반려동물사업단장

산자부가 반려동물 용품 관리 나서야’

KOTITI시험연구원은 올해 7월부터 2024년말까지 ‘반려동물 용품 및 서비스 분야 표준화 기반구축’연구를 수행한다.

김숙래 KOTITI시험연구원 반려동물사업단장은 “반려동물 용품·서비스 100대 품목을 선정해 품질기준안을 만들고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섬유, 식음, 주거, 위생, 이동, 장식, 건강, 장난감, 가전, 의약외품 등 용품 10종과 헬스케어·에듀케어·해피케어·뷰티케어·리빙케어 등 서비스 5종으로 나눈 표준분류체계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숙래 단장은 “반려동물 용품 관리의 주무부처를 정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려동물 용품 관리에 적극 참여한다면 관련 R&D, 생산, 수출에 전반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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