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수의과대학 Mario Giorgi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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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이탈리아 토스카나 州) 에는 6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Pisa대학교(Università di Pisa)가 있습니다.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과 Pisa대학 간에는 MOU가 맺어져 있어 지난 수 년간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지난해 충남대학교 본과 3학년 학생 3명이 Pisa대학교 수의과대학을 방문하여 Pisa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국제교류를 담당하는 Mario giorgi 교수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나는 수의사는 아니다. 2001년에 Pisa대학교에 약리독성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현재 인의에 사용되는 약품을 동물에게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Q.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때는 언제인가?

2008년에 학회를 통해 윤효인 교수(전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약리학)를 만났다. 개인적인 우정이 빠르게 형성되었고, 2009년에 윤효인 교수가 피사에 와서 6개월간 함께 일하게 되었다. 2개월 뒤 mutual Ph.D school을 협정한 것이 공식적인 연결의 계기였다.

Q. 한국을 5회 이상 방문하였고 방문한 학교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안다. 한국 학생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가?

나는 한국 수의대 학생들이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질문 이 영리했던 것이 인상 깊었다. 수줍어하는 문화가 있음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적극적이었다.

Q. 한국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국제교류 시 IVSA라는 단체의 프로그램이나 대학간 MOU를 이용한다. 사실상 국제 교류 시스템에 대한 통일된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정인데, EU에는 ‘에라스무스플랜’이라는 제도가 있다고 들었다. 에라스무스 플랜의 학생 담당 교수로써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에라스무스 플랜은 교수, 학생, 대학 직원이 다른 직원이 유럽에 있는 다른 학교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학부생들을 위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3학기까지 등록이 가능하며 학점, 학년(고학년에 우선순위 부여) 등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현재 Pisa대학교는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터키, 프랑스,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등과 교류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에라스무스 트레이닝으로, 석사 박사가 지원 가능하다. 물론 교수도 이러한 일환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수의과대학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임상, 식품위생, 약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의대 학생도 ‘institution of human pharmacology’, ‘public health’ 등의 주제를 정할 수 있다. 학생의 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 350유로 정도의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필자 주 : EU가 마련한 유럽 내 대학교류 프로그램. 87년에 확립되었으며 이 제도를 통해 유럽 대학 간 교환학생, 교수 교환, 상호학점 인정, 공동커리큘럼 연구 등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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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정지인 학생, Mario 교수, 김민하 학생, 박형빈 학생)

Q. 한국 수의학도들은 교환학생이나 국제교류를 향한 열정이 높다. 간혹 미국이나 일본의 수의과대학에서 externship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면?

내가 봤을 때 아시아 학생들은 부끄러움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특정 장소에 가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서 100통이고 1000통이고의 메일을 보내야 한다. 그 중에 단 한 건이라도 성공하면 된다. supervisor에게 부탁할 수도 있고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여도 괜찮다. 만약에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컨택하여 스스로가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Q. 다국의 학생들과 잘 소통하는 것 같다.

국제적 교류를 하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학교 측에서 사람들의 반대도 많았다. 그러나 어려움을 뚫고 꾸준히 교류하며 인정받게 되었다. 이제는 EU국가나 한국의 수의과대학뿐만 아니라 터키, 이란 등의 학교와도 교류하고 그곳에 방문할 때마다 강의한다. 가끔 교류했던 대학에서 학생을 보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의 멋진 점인 것 같다.

매일 영어로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국어 언어는 현실(real)이다. 깔끔하게 남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로만 말할 수 있어도 충분하다.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어 말하기를 업그레이드한다면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Q. 이탈리아 수의과대학 교수로서 가지는 개인적인 소망은 무엇인가?

최근의 이탈리아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다. 실업률이 24%를 넘을 정도로 높고 젊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crisis는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대학 측)은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주는 데에 집중하고자 한다.

Q. 앞으로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한 비전은?

내가 연구하는 분야는 자본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최근의 연구는 항생제와 pain killer에 대한 것이다. 현재 동물에 적용되고 있는 약품은 구식인 경우가 많다. 30년 전에 있던 약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으므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이다. 2016년쯤 되면 시장에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시장의 일부분이지만 이를 동물약품시장에 적용하면 큰 분야로 확대되는 것이다.

피사대학교는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한국, 미국 등과 함께하고 있으며 연구하는 학생들의 출신지도 태국, 한국, 이집트, 중국 등으로 다양하다. 그들과 함께 했던 작업은 매우 즐겁고 좋은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박형빈 기자 kamsangchai@dailyvet.co.kr

[인터뷰]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수의과대학 Mario Giorgi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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