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는 동물보호소를 지키는 안전장치”, 제2회 보호동물의학 세미나 개최

‘실천에서 정책까지, 보호동물 복지의 연결고리’ 주제로 성료..보호소 SOP 구축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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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ter medicine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보호동물의학 세미나’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사)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서울특별시, 포인핸드가 공동 주최하고, 전국수의과대학봉사동아리연합회(수봉연)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7월 4일(토) 오후 서울특별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실천에서 정책까지, 보호동물 복지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열렸으며, 서울특별시 동물보호과 김능희 팀장, (사)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조윤주 대표, (주)포인핸드 이환희 대표, 반려마루 여주 김지석 주무관이 연자로 나섰다.

행사에는 총 108명이 참석했다(수의대생 82명, 수의사 등 관련 종사자 36명).

서울시 동물보호과 김능희 팀장

세미나의 문을 연 서울특별시 동물보호과 김능희 팀장은 반려동물 양육 및 유실·유기동물 발생 현황부터 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 주요 사업인 ▲구조·보호동물 보호·입양·돌봄·의료 ▲동물복지 인식개선 ▲사회적 약자 지원 ▲동물매개치료에 대해 설명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반려동물 시민학교, 어린이 동물보호 교육, 직업체험 및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동물보호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반려동물 테마파크 및 동물복지지원센터 추가 조성,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 확대 등 민관협력을 강화해 생명존중 도시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윤주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대표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조윤주 대표는 동물보호센터의 운영기준과 SOP 실제 적용을 주제로 강의했다.

SOP는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업무를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실행할지 정해둔 표준운영절차다. 조윤주 대표는 “동물보호센터 입소 동물의 건강상태, 감염 위험, 나이, 행동특성, 입소 사유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SOP가 없으면 사람마다 판단이 달라져 중요한 처치가 지연되거나 누락될 수 있다”며 SOP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동물보호센터 SOP의 핵심 우선순위로 ▲입소 검사 ▲백신과 구충 ▲질병 진단·치료·격리 ▲청소와 소독을 제시했다.

입소 검사는 개체 식별과 건강평가, 감염 위험 확인, 예방처치, 적절한 공간 배정 등을 포함하는 초기 관리 과정이며, 백신과 구충은 보호소 전체를 위한 기본 방역조치다. 조 대표에 따르면, 동물보호소는 특히, 감염병 위험이 높은 만큼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등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더 이른 시점(4주령)부터, 더 짧은 간격(2~3주)으로, 더 늦은 나이(18~20주령)까지 예방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한다.

청소와 소독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핵심 관리 체계다. 건강한 동물부터 어린 동물, 감염 의심 동물, 격리 동물 순으로 청소하고, 유효한 소독제를 충분한 시간 사용해야 하며, 구역별로 청소 도구를 분리해 사용하는 등 표준화된 절차가 필요하다. 실제, 영국 RSPCA는 감염 위험도에 따라 보호구역을 3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청소·소독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조윤주 대표는 “SOP는 현장의 노하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직원의 경험을 문서화해 신규 직원과 대체 인력, 자원봉사자도 같은 기준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문서”라며 “감염병 발생이나 인력 교체, 민원, 사고 상황에서는 문서로 만들어진 기준이 기관을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SOP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영·위탁 동물보호센터와 입양센터에서 우선 적용할 수 있고, 기관의 운영 여건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인핸드 이환희 대표

포인핸드 이환희 대표는 보호동물의 입양률을 높이기 위한 ‘입양 중심 동물보호센터’의 운영 방향과 ‘행동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좋은 동물보호센터는 동물의 입소부터 나가는 흐름이 정체 없이 지속적인 보호소”라며 이를 위해 ‘입양’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입소한 동물을 적절히 평가한 뒤 반환, 이관, 임시보호, 의료·행동 관리, 입양 등 개체별 경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보호소의 입양 정체는 “단순한 입양 홍보 부족의 문제가 아닌 행동관리 시스템과 입양 가능 개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짚으며, 초기 행동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행동 평가를 4개 군으로 분류했다. 1군(Green)은 위축과 공격성이 없어 즉시 입양이 가능한 개체, 2군(Yellow)은 위축은 있지만 공격성은 없는 개체, 3군(Orange)은 방어적 공격성을 보이는 개체, 4군(Red)은 공세적 공격성을 보이는 개체다. 여기서 회복 가능성이 높은 2·3군에 대한 행동 관리가 중요하다.

행동 평가 이후에는 행동 회복을 위해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이 필요하다. 급식·청소·산책 등을 일정한 루틴으로 운영하고, 동물이 사람과의 거리와 상호작용 여부, 휴식 공간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환희 대표는 “행동 관리는 소수 전문 트레이너의 업무가 아니다. 모든 보호소 스텝의 원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호소 입소 직후에는 낯선 환경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로 일시적인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보호소 환경에 적응한 뒤 다시 한번 재평가를 실시해 보다 정확한 행동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또한, 보호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해 보호시설과 입양시설을 분리한 공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남양주시와 상주시 사례를 통해 보호시설은 구조와 보호를, 입양시설은 입양과 교감, 상담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등 목적과 운영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반려동물과 김지석 주무관

경기도청 축산동물복지국 반려동물과 김지석 주무관은 반려동물복합문화공간 ‘경기 반려마루’의 운영 현황을 소개했다.

반려마루는 ▲구조·보호동물 보호·입양 ▲반려동물 관련 교육 ▲편의시설 제공 ▲행사개최 등을 하며, 시군 동물보호센터에서 공고 기간이 지난 안락사 위기 동물을 선발해 검역과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을 거쳐 입양을 추진하고 있다.

반려마루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유기·유실동물 1,849마리를 보호해 972마리를 입양 보냈다. 특히, 화성 대규모 번식장 구조견과 경북 산불 피해 구조견을 보호하고, 은퇴 군견 입양 지원을 하는 등 공적 기능도 수행했다. 반려마루여주와 반려마루화성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025년 모범 동물보호시설’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특히 화성 번식장 학대사건 당시 총 687마리를 구조·보호했던 경험을 상세히 공유하며, 당시 민간 수의사들의 자발적인 의료봉사와 진료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경기도 반려마루는 업무협약을 통해 경기도내 동물병원 3곳으로부터 의료지원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석 수의사, 조윤주 수의사, 이환희 수의사

2026년 보호동물의학 세미나에 참여한 이채은 학생(건국대 예2)은 “한국 보호동물의학의 현실과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우리 사회의 동물보호소가 단순히 동물을 ‘수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입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SOP를 도입하는 등 시스템적인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수의대 학생들과 현직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호동물의학의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수봉연 김지예 회장(전북대 본4)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보호동물의학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기쁘다”며 “수봉연 학생들의 손길과 객석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됐다. 세미나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선민 기자 seonmin32@snu.ac.kr

“SOP는 동물보호소를 지키는 안전장치”, 제2회 보호동물의학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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