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병원생활] 슬기로운 인턴 생활

등록 : 2022.08.05 10:07:14   수정 : 2022.08.05 10:26:09 임남희 기자 mogavie97@gmail.com

수의사의 다양한 활동과 삶을 조명하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아무튼, 수의사생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병원생활, 회사생활, 사회생활]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고 한 명의 수의사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겪는 중요한 이벤트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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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4 막바지에 들어 곧 졸업을 앞둔 이대일(Dail Lee), 주변 동기들을 보면 다들 자신들의 길을 하나씩 찾아 나가는 듯하다.

학교를 다니며 수의사의 진출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이 무엇일까 진로 고민도 많이 했지만 우선 본인이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소동물 임상수의사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이렇게 진출 분야를 정했는데도 선택과 고민의 연속이다. 인턴을 하면서 실무를 익힐 지, 임상대학원에서 좀 더 배울 지, 일하는 곳은 1차 병원을 택해야 할 지, 대형 병원을 택해야 할 지, 개원은 어느 규모로 할지,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할 지…

그 중 인턴은 졸업을 앞둔 이대일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임상수의사로서 첫 단추이자 가장 많은 것을 배우는 시기라서다.

병원마다 교육 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병원을 택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이에 대한 답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진 이대일! 과연 인턴의 하루는 어떻고 어떤 교육과정을 거치게 될까? 그리고 원장님은 어떤 인턴을 원할까? 인턴과 원장님의 이야기를 둘 다 들어보자!

 

학생기자단 9기 프로젝트 아무튼 시리즈의 이번 기사에서 다룰 주제는 ‘인턴’입니다.

인턴(수련의)에 대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통상 수의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1~2년 내외로 병원에 근무하며 배우는 수의사를 말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소동물 임상 분야의 수련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의사는 수련의와 전공의 과정을 거치고 시험을 통과하면 전문의가 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합니다. 수의사의 경우 일부 과목에서 전문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지만, 법적 근거를 갖춘 제도나 수련의 과정은 아직 없습니다. 수의사의 수련에는 정해진 기준이 없고, 동물병원마다 교육환경은 매우 다양합니다.

본격적인 임상경험을 쌓기 시작하는 수련의 과정은 숙련된 수의사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수련의에게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형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취재했습니다. 수련의 두 분과 원장 두 분을 각각 만났습니다.

먼저 두 분의 수련의를 만나보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인터뷰 답변을 모아 재구성했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수련의의 하루 일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VIP동물의료센터의 근무 9개월 차 수련의입니다. 현재 외과 수련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에 부족했던 공부와 운동으로 시작해서 9시까지 출근합니다. 일찍 와서 진료실을 청소하고 회진을 준비합니다. 10시까지 회진과 처치를 끝내고 진료를 시작하죠. 끝날 때는 환자의 하루 컨디션이나 검사 결과가 어땠는지 기록합니다. 퇴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퇴근 후에는 집에서 열심히 쉬는 편입니다.

안녕하세요. SKY동물메디컬센터의 근무 10개월 차 수련의입니다.

저는 오후 1시에 출근해서 먼저 입원환자 회진을 합니다. 그리고 진료를 보거나 처치를 하고, 보통 11시에 인수인계를 한 뒤 퇴근합니다. 병원에 외부 환자 의뢰가 많아서 주로 바쁜 오후에서 저녁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수련의로서 병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진료나 수술에도 직접 참여하시나요?

기본적인 진료 보조와 입원환자나 응급환자 처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보조역할을 하면서 보호자를 대하는 방법이나 처치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테크니션 선생님들이 하기에는 어렵고, 고년차 수의사가 하기에는 애매한 수준의 업무를 맡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간단한 진료를 직접 담당하기도 해요. 그런 경우 저희가 보호자와 문진하고 처치 플랜을 짜게 됩니다.

진료를 맡을 때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빠트린 질문이 있거나, 왜 이렇게 말했지 싶은 부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는 고년차 수의사의 확인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비롯한 간단한 연부조직 수술을 집도하고 있지만 아직 배워가는 중이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업무 분배를 위해서 교육이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진료나 수술에 일찍 투입된 편입니다.

 

Q. 병원에서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공부는 주로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개와 고양이의 생리와 간단한 예방접종 같은 기본적인 관리에 대해 교육받습니다.

질병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우면서 보호자가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관한 세미나를 준비해서 발표해요. 그리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데 이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담당 수의사와 함께 스터디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숙제를 따로 내주시기도 하고 공부를 해오면 테스트를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수련의와 배운 지식을 공유하고 있어요.

특정 파트의 진료나 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집중적으로 그 부분을 공부합니다. 주로 영상 강의나 책을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질병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응급처치 방법이나 어떤 약이 왜 쓰이는지, 어떤 처치를 가장 먼저 해야 하는지와 같은 것들이요.

 

Q. 학교에서 배우는 임상지식과 병원에서의 경험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셨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학교에서는 보통 실습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이론과 현실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학교에서 주로 배운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경험해봐야 알게 되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이론 위주로 배웠다면 병원에서는 술기나 수술을 보조하는 방법부터 배웁니다. 수술을 여러 차례 보고 나서 이론적인 내용들이 와닿기 시작했죠.

학교에서 외과를 대부분 이론상으로만 배워서 원래 내과를 지망했는데 근무하면서 외과로 전향했습니다. 수련의를 하면서 진로가 크게 바뀌었죠.

 

Q. 처음으로 본격적인 임상 업무를 배우는 병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하셨나요?

수련의의 업무가 어디까지 인지가 중요했습니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잡다한 업무를 많이 하면 그만큼 배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실습 경험과 지인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결정했습니다. 주변 지인들과 실습 경험을 공유하면서요. 지망하는 병원이 있다면 학생 때 그 병원에서 실습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병원에서 어디까지 진료를 볼 수 있고 얼마나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예전 병원에서 잠시 수련의로 근무했을 때 현재 병원의 동기 수련의와 진도 차이가 크게 느껴져서 현재 병원으로 이직했어요. 지금은 진료도 많이 들어가고 어려운 케이스도 많다 보니 실력이 늘 기회가 많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수련의 과정을 수료한 뒤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곧 2년 차가 되는데, 다른 연부조직 수술이나 정형 수술에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공부를 재미있어 하는 편이라 몇 년 후에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기도 해요.

개원을 준비하기 위해서 일정 수준의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실력을 쌓으려고 합니다. 내과나 외과와 같이 각 과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진료를 볼 수 있게 된다면 개원하고 임상의로서 만족할 것 같아요.

 

Q. 수련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처음 시작할 때 자주 발생하거나 흔하게 접하는 질환부터 공부하시기를 추천합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 잘 정리했던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졸업 후에 많이 놀고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환자를 관리하게 되면 길게 쉬는 게 어려워서요. 공고를 봐서 아시겠지만, 병원은 많으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잘 쉬고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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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두 분 원장님의 인터뷰 답변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병원에서 수련의를 대상으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시나요?

수련의 교육은 병원에서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2년 동안 진행됩니다. 먼저 기본적인 실무와 병원 운영에 대해 배웁니다. 처음 6개월 동안 과별 로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어떤 과가 적성에 맞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후에 분과를 결정하게 됩니다. 현재 수련의들은 입사 후 반년 정도부터 간단한 진료를 전담하여 맡고 있습니다. 2년 차까지 수련의를 수료하면 진료의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병원 그룹 내에서 진행하는 세미나가 있습니다. 각 지점의 원장님들이 전공을 맡아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추가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수련의들이 케이스나 질병에 대해 발표하고 피드백을 제공받습니다.

수련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가장 자주 있는, 쉽게 접하는 진료에 대해서 기본적이고 전반적인 프로토콜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Q. 수련의를 교육할 때 특별히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대한 보호자와의 접점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치료 후 간단한 시술이나 레이저 치료는 수련의에게 맡기고 그 과정에서 보호자와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게 합니다.

혹은 건강검진 자료를 보호자에게 전달하거나 문진서를 작성하면서 보호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죠.

정확하게 문진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보호자가 말해준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환자가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문진을 잘하려면 경험이 제일 중요한데, 같은 내용이라도 수의사마다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을 숙달시키는 과정에 특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수련의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진료의가 알려주면서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면 결국 나중에 헤매게 되거든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방법을 알면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Q. 병원마다 수련의 교육과정은 다양합니다. 이러한 수련의 양성과정의 표준화나 획일화의 필요성을 느끼시나요?

획일화될 필요는 없지만, 양질의 교육 컨텐츠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접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나 컨퍼런스 중에서 처음 현업에 뛰어든 수련의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좋은 컨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병원에서 수련의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수련의 교육을 담당하면서 부담이 되는 부분은 없나요?

수련의는 진료의와 보호자를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적으로도 수련의의 개입이 아주 많아요. 업무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수련의 교육이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렇게 커왔고 제가 배운 내용을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죠.

수련의를 가르치는 것보다 우리에게 해주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수련의가 없으면 진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상부상조라고 생각합니다.

 

Q. 수련의를 채용할 때 어떤 기준으로 뽑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머리가 좋다거나 높은 학점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세입니다. 얼마나 적극적인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성실한지를 더 많이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얼마나 융화가 잘 되는지 봅니다.

실습했던 학생들 중에 좋은 인상이 있었던 사람들은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사실 지원하는 분들은 대부분 병원실습을 거쳐 간 분들이 더 많습니다.

 

Q. 마지막으로 원장님께서 수련의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수련의들이 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바라는 점입니다. 공부를 더 해서 보호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결정을 내릴 때 고민이 줄어들고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진료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막히는 부분이나 보호자와의 마찰이 생기게 돼요. 그런 부분들을 잘 풀어나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학습에서 더 성장했으면 좋겠지만 많이 바라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해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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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서 대형 동물병원의 수련의를 중심으로 소개했지만 병원 규모나 지역, 동물종별로 다양한 동물병원의 수련의를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병원 규모와는 별개로 본인의 비전과 잘 맞는 병원과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멘토를 찾아야 한다’는 원장님의 말씀을 전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VIP 동물의료센터 청담점과 SKY 동물메디컬센터 원주점의 원장님과 수련의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숙련된 수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수련의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임남희 기자(mogavie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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