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 시기에 첫 수업을 하면서` 권정훈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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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수님과 학생 간 소통이 힘들어 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본과에 진급하자마자 교수님을 비대면으로밖에 만날 수 없었던 경북대 수의대 본과 1학년 학생들을 위해 2학기 개강에 맞춰 데일리벳이 수의미생물학 권정훈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Q. 임용되신 지 한 학기나 지났는데 이제야 찾아뵙게 되었어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미생물학과 면역학을 가르치게 된 권정훈입니다.

2006년에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입학해 학사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6년 동안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았습니다. 3년 동안 박사 수료를 하고 나머지 3년 동안은 전문연구요원으로 일하면서 박사 졸업 준비를 했습니다. 2018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USDA(미국 농무부) 산하의 조류질병연구소에서 2년 정도 근무하다가 기회가 되어 올해 경북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임용되자마자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강의를 하게 되셨습니다. 학생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셨을 것 같은데, 한 학기 강의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은 교수로서 학생들의 얼굴을 보고 수업하면서 많이 소통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아마 저보다 실습을 할 수 없는 학생들이 더 아쉽고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제 첫 강의에 학생들이 질문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공부를 열심히 해준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만 비대면 학습에 헤매는 학생들도 있었던 것 같아 어떻게 학생들의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 좀 더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1학기 때 미생물학 강의를 들으면서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생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시는지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생물학의 심화 분야에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기전 연구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질병이 어디서 발생했고, 어떻게 퍼졌는지를 연구하는 ‘역학’도 포함됩니다. 제가 하는 분야는 여기서 좀 더 들어간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인데, 바이러스의 유전자 시퀀스를 가지고 역학 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역학의 일부분이면서도 역학조사로 다 알 수 없는 것들을 보조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예전부터 많이 써 오던 방법입니다.

코로나로 예를 들어보면, 지금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들이 많죠. 이런 상황에서 분자역학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전파되었는지 검증해주고, 어디서 유래한 바이러스였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분자역학은 최근에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분석기술이 계속 나오는 중이라 저도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Q. 동기들 사이에서 교수님 강의에 대한 평판이 좋았습니다. 강의에 중점을 두고 계신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예과 때 전공 예비 과목을 배우다가 처음으로 전공과목을 제대로 배우다 보니까 학생들이 재밌어했던 것 같고, 첫 강의라 시험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더 열심히 해준 것 같습니다.

수의대 공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암기과목이 많지만, 암기를 하더라도 이해를 기반으로 암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암기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니까 무작정 암기를 하는 것보다 나중에 찾아봤을 때 자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그 능력을 기르는 데에 중점을 두고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또 본과 2, 3학년이 되면 전염병학이나 공중보건학 등 관련된 과목을 배우게 되는데, 강론은 이 강의에서 많이 다루기 때문에 저는 그 과목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총론에 집중했습니다.

Q. 수업 시간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설명도 해주시고 미생물학과 관련된 다양한 진로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 수의사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코로나19를 포함해 최근에 나오는 다양한 사람의 질병들은 모두 동물에서 유래한 질병입니다. 코로나19는 박쥐에서 유래하였지만,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의 경우 산업동물에서 유래한 질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수의사들은 이러한 질병 발생의 최전방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One Health’ 개념이 도입되면서 인수공통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공중보건 분야에서의 수의사들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의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동물의 질병과 관련된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사가 제약회사, 질병관리본부 등 사람 의료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이슈인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에서도 많은 수의사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넓은 범위로 의학에 포함되는 학문이기에 수의학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미생물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이러한 ‘One Health’ 관련 분야에 많이 진출했으면 합니다.

Q. 1학기 강의하시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이셨는데 2학기 강의 때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첫 강의이기도 하고 비대면으로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강의를 하는 게 좋을지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물어보며 강의의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서 개선했더니 만족해준 것 같습니다.

1학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과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했던 피드백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보완할 예정입니다. 난감하게 과제를 시작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을 충분히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2학기 때는 실습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서 실습도 학생들이 직접 해볼 수 있게 잘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교생활과 관련해서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졸업 후 다양한 길에 대해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진로를 소동물 임상에 국한하고 기초과목을 등한시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수의사는 이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일하더라도 수의사가 알아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여러 학문을 배우고 다양한 진로를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공부하느라 바쁘겠지만, 대학생 시절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 의미 있는 일들을 많이 찾아보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보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김다원 기자 kimdawonxx@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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