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산수의컨퍼런스에서 소개한 임상 노하우들

검사자의 눈이 좋아야 환자의 눈을 잘 볼 수 있다..피부질환 시진에만 의존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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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수의컨퍼런스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렸다. 1,700여명의 참가자가 운집한 가운데 수의대생 참석자도 600여명에 달했다.

올해 부산수의컨퍼런스에는 양일간 누적 11개 강의실에서 30여명의 연자가 강연에 나섰다. 본지 11기 학생기자단도 부산수의컨퍼런스를 찾아 공부와 취재를 병행했다.

검사자의 눈이 좋아야 환자의 눈을 잘 볼 수 있다”

부산수의컨퍼런스 첫째 날은 임상병리, 피부, 안과·마취 세션으로 문을 열었다.

서강문 서울대 교수는 실수하기 쉬운 안검사와 국소마취 하에 실시할 수 있는 간단한 안과 처치를 소개했다.

“검사자의 눈이 좋아야 환자의 눈을 잘 볼 수 있다”면서 눈물양 검사부터 안압, 망막 등 다양한 안검사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특히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망막 검사 과정에서 실수하기 쉬운 부분에 주목하면서 검안경 사용법을 소개했다.

아울러 국소마취 하에서 실시할 수 있는 간단한 안과처치법으로 3안검 플랩, 코눈물관 배관삽입 등 8종을 다뤘다.

강연 후에는 안과 진료과정에서 겪는 고민을 일선 수의사들과 함께 나눴다. 각막궤양 치료 시 혈소판풍부혈장(PRP) 사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섬유모세포(fibroblast)가 너무 빨리 자라면서 혼탁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강연 참가자는 “대학병원의 차트를 중심으로 각 안검사의 방법과 원리를 영상으로 파악하고, 옳은 방법과 틀린 방법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강의였다”고 전했다.

다양한 간 검사,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나기정 충북대 교수는 임상병리 세션에서 ‘간 검사의 모든 것: 언제,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기본적인 간 검사 관련 주의사항을 비롯해 개·고양이의 다발 질환과 관련한 간 수치 특징을 소개했다.

나 교수는 간 질환 진단과정의 핵심은 간 조직의 기질 및 기능적 변화를 알아내는 것으로 임상징후, 신체검사, 영상진단, 진단검사, 조직병리의 결과를 균형 있게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이 확실해야 성공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고,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명확히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 혈액화학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ALT, AST, ALP, GGT 등 효소의 활성도에 초점을 맞췄다. 간의 해독능력을 반영하는 색소인 빌리루빈, 간의 합성능력을 반영하는 단백질인 알부민 수치로도 간의 기능과 손상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다양하다. 식욕부진,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은 물론 다음·다뇨, 신경학적 증상, 혈액응고 이상 등이 관찰될 때 간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동물종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가령 고양이는 개보다 글루쿠론산 전달효소(glucuronyl transferase) 활성이 낮아 아스피린과 같은 산화제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개의 ALP 증가에서는 스트레스나 쿠싱증후군에 의한 영향을 감별해야 한다.

나기정 교수는 “장비 한 대를 쓰더라도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결과값이) 예상하는 바와 다르게 나올 때 혼돈에 빠질 수 있다”며 “장비의 검사결과가 항상 일정하게 나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진에만 의존한 대증치료 NO

수원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송치윤 원장은 동물병원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피부질환 중 하나인 발피부염(pododermatitis, 지간염)에 주목했다.

초임 수의사와 수의대생에 초점을 맞춘 이날 강연에서 송 원장은 ‘육안으로만 함부로 진단하지 말고 진단검사를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부족한 수의사들은 단순 시진에만 의존해 진단을 내리고 대증치료에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 발적이나 소양감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이 감염성 질환인지, 알러지인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지만 육안만으로는 이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감염에서 비감염으로’ 진행하는 순서도 거듭 강조했다. 발피부염으로 판단될 경우 세균·기생충·곰팡이 등 감염성 질병부터 배제한 후 알러지나 아토피성피부염의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염성 원인은 세균·말라세지아, 모낭충, 피부사상균증 순으로 검사한다. 화농피부증(pyoderma)이나 말라세지아는 발적·각질·검은 색소침착을 거쳐 병변이 두꺼워지는 특성이 있는 반면, 피부사상균증은 진피까지 손상되며 생긴 궤양과 탈모로 딱지(crust)가 생성되는 특징이 있다.

비감염성 원인은 융기가 있는 경우 이물질·종양·자가면역 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융기가 없는 경우는 알러지나 심인성(psychogenic)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송치윤 원장은 다른 내과적인 질병과 마찬가지로 피부질환도 보호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의학적 용어로 전환해 논리적인 감별진단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례로 보는 정형·신경외과, 참가자로 가득 찬 강연장

대회 둘째 날 외과세션에는 홍연정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원장과 충남대 이해범 교수, 서울대 강병재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오후의 문을 연 이해범 교수의 강의에는 시작 1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으려는 참가자들이 끊이질 않았다. 강의실 수용인원인 128석이 모자라 추가로 배치된 40석까지 가득 메운 뒤,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증례로 보는 정형·신경외과 질환’을 주제로 강연한 이해범 교수는 “전형적인 강의 형식을 벗어나 관객과 소통하며 유연하게 진행하고 싶다”며 참가자들과 끊임없는 질의 응답을 주고받았다.

한 질병에 대해 다양한 증례를 제시하고 상황별, 합병증별로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개했다. 같은 질병이라도 미성숙견인지, 노령견인지에 따라 수술법을 달리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의시간 100분간 환자의 치료계획을 세울 때 사용하는 프로토콜을 증례, 논문에 기반해 전달했다.

강의를 들은 한 수의사는 “평소 헷갈렸던 부분을 증례에 기반해 확실히 짚어준 강의였다. 실제 진료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도 정형외과에 대한 흥미를 다시 한번 높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예진·박범조·이가은·홍서연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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