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도 동물보호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생명이다”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논평 통해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한 제언 발표

일명 ‘길고양이 살처분 논란’으로 길고양이와 케어테이커(캣맘, 캣대디)에 대한 혐오 논란이 커진 가운데, 녹색당이 관련 논평을 발표했다.
녹색당 동물권위원회는 5일(수) ‘길고양이도 동물보호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생명이다 – 제도적 공존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길고양이를 단순한 민원 대상이 아니라 도시 생태계의 구성원이자 보호받아야 할 생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녹색당은 “길고양이도 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려야 한다”며 “공공급식소를 확대하고, TNR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이다.
[논평] 길고양이도 동물보호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생명이다 – 제도적 공존을 위한 제언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빌딩 숲과 아파트 단지 사이, 길고양이들은 오래전부터 도심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참혹하다. 매일 생존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하며, 가장 기본적인 생명권조차 위협받고 있다. 이제는 길고양이 문제를 단순한 민원이나 개인 간의 갈등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법적 테두리 안에서 생명 윤리와 공존의 관점으로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법」 제3조는 동물이 누려야 할 핵심 권리로 ‘5대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갈증 및 굶주림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 상해 및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습성을 유지하며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가 그것이다. 하지만 거리의 고양이들에게만은 이 5대 자유가 인정되지 않았으며, 제도적인 차원에서도 철저히 부정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극심한 굶주림과 그로 인한 질병의 악순환이다. 오염된 물과 쓰레기봉투를 뒤져가며 연명하는 길고양이들은 심각한 영양 불균형에 시달린다. 이는 면역력 저하로 직결되어 구내염과 같은 치명적인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 입안이 헐고 녹아내리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 먹이조차 삼키지 못해 서서히 아사(餓死)해 가는 것이 수많은 길고양이의 실제 삶이다. 굶주림으로부터의 자유라는 법적 선언이 무색한 현실이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먹이 활동조차 인간의 혐오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최근 길고양이를 향한 학대는 갈수록 잔혹해지고 조직화되는 추세다. 밥자리에 부동액이나 쥐약을 섞어 고의로 독살하거나, 포획 틀에 가둬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고, 혹한기를 버티기 위해 마련된 겨울집을 파손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길고양이를 향한 학대는 단순한 재물손괴나 가벼운 경범죄가 아니라, 저항할 수 없는 약자를 향한 명백한 폭력 범죄다. 정부와 사법부는 동물 학대가 결국 사람을 향한 범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무겁게 인식하고,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중한 처벌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이 같은 비극을 끊어내고 사람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수적이다.
첫째, ‘공공급식소’의 전면적인 확대와 양성화가 필요하다.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지정 급식소는 길고양이의 굶주림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쓰레기장과 봉투 훼손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방지한다. 무엇보다, 일정한 장소로 고양이들을 유도함으로써 개체수 조절의 핵심인 TNR(포획-중성화-방사) 사업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둘째,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의 근본 원인인 ‘펫샵 매매’를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 정부의 예산을 들여 아무리 TNR을 시행하더라도, 상업적인 펫샵과 번식장이 존재하는 한 유기동물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생명을 진열장에 가두고 물건처럼 사고파는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병들고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덩치가 커진 고양이들은 결국 거리로 내몰려 길고양이 무리에 합류한다. 더 이상의 무책임한 번식과 유기를 막기 위해서는 상업적 목적의 반려동물 매매를 원칙적으로 금지, 단속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친 ‘입양’만을 허용하는 선진국형 동물복지 제도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
길 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굶주림과 학대가 용인되는 생명은 없다. 길고양이 역시 동물보호법이 명시한 5대 자유를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가 있다. 정부는 체계적인 보호 정책과 강력한 학대 처벌, 그리고 펫샵 매매 금지라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통해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6년 8월 5일
녹색당 동물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