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금지 7개월 앞두고 모인 동물단체들, 농식품부 비판…왜?
“개식용농장 폐업률만 자화자찬하면서, 유예기간 동안 도살되는 개들 방치”
2024년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특별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도살, 유통이 금지된다. 법은 제정됐지만, 3년의 유예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예기간 종료 전 마지막 초복을 하루 앞둔 14일(화), 동물단체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농식품부가 유예기간 내내 개식용농장 폐업 통계만 발표하면서 자화자찬할 뿐, 개들의 생존 여부나 불법 도살 등을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물단체들은 ‘개식용 종식 특별법은 개를 위한 법령이다’를 주제로 ‘개식용 산업 생존견 외면하는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개농장 폐업률만을 종식 정책의 성과로 내세울 뿐, 폐업한 농장에 있던 개들이 어디로 이동했고 몇 마리가 살아남았는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단체들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1일 전국 개 사육농장 1,537곳 가운데 82%가 폐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폐업 지원금을 받은 뒤 농장에 남은 개들을 불법 도살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시 보상받는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시설의 폐업 여부만 확인할 뿐 개들의 이동과 최종 처분을 추적하지 않아 이러한 불법과 탈법을 확인하거나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불법 개농장을 단속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법 집행을 완화해 불법시설의 영업과 개 사육을 연장시켰다”며 “정부가 스스로 폐업을 지연시켜 놓고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 개식용종식추진단 공문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전국 지자체에 ‘개농장의 농지법, 가축분뇨법, 건축법 등 법령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 개식용종식법에 개농장들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 다른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재량을 발휘하라는 것이었다.

‘군산 개도살 사건’ 희생 동물들을 위한 침묵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가 개농장에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는 동안 해당 도살업자는 개들을 대량으로 불법 도살하고, 냉동창고에 사체를 쌓아둔 채 전국에 택배로 판매했다”며 시설 숫자에만 집중한 채 개들의 생존 여부와 불법 도살을 확인하지 않은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정성용 대표는 “시민들이 개농장/도살장 민원을 넣으면 농림부는 아직 유예기간이라는 미온적 답변만 내놓으며 마치 개를 도살하고 불법 운영을 허용하는 것 같은 태도를 견지한다”고 말했다.
도로시지켜줄개 이효정 대표는 “청주에서 살아있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토치로 살해한 사건에 대응한 바 있는데, 현장에 나온 지자체는 아직 개식용종식 유예기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코리안독스 김복희 대표는 “정부가 전폐업률 84%라며 자찬하지만, 사라진 개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며 “정부로부터 전폐업지원금은 물론 세제 혜택도 받고 있으면서 뒤에서 개를 불법 도살하여 이익을 취하는 상황에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김현지 사무처장은 “40만 넘는 반려견들이 업자들의 손에 죽어갔다. 유예기간은 불법 도살을 용인하는 기간이 아니”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단속을 촉구했다.
참가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폐업농장별 사육 마릿수와 개들의 이동 경로, 생존 여부, 도살 여부를 전수조사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마지막 유예기간의 복날을 앞두고 불법 개 도살과 운송, 냉동 보관, 택배 판매 등 개고기 유통 전 과정에 대한 전국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보상금 부정 수급과 이중 보상 의혹을 조사해 보상금 환수와 형사고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경없는수의사회, 나비야사랑해, 노크독, 도로시지켜줄개, 동물구조119, 동물구조단체 리버스,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동물보호단체 행강, 동물보호도행길, 디어레이,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 비글구조네트워크, 어독스, 위액트, 유엄빠,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코리안독스, 팅커벨프로젝트, CRK, KK9R, T.B.T 등 24개 단체가 참여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개식용 종식법은 개를 위한 법령이다
‘유예기간’ 명분 뒤에 숨어 불법 개 도살 묵인하는 정부 강력 규탄!
이제라도 생존견 희생 최소화에 주력하라!
매년 초복을 앞두고 보신탕, 개소주 등으로 소비되기 위해 부지기수의 개들이 상상도 못 할 잔혹한 죽음을 맞았다. 보다 못한 시민들과 단체들은 매년 크고 작은 불법 도살 현장을 적발하고, 죽음을 목전에 둔 생명을 구조하며 비정상적으로 존속해 온 개식용 산업의 철폐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그 결과 2024년 국회는 「개식용종식특별법」(이하 개식용종식법)을 통과시켰고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 2월 완전한 개식용 산업의 종식을 앞두게 되었다.
2026년 7월 15일은 마지막 유예기간의 초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개 사육농장 1,537곳 중 82%가 폐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업시설 숫자만 있을 뿐 폐업한 농장에 있던 개들이 어디로 갔는지, 몇 마리가 살아남았는지, 몇 마리가 도살되었는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개농장에서 개들이 어떻게 죽는지 이미 알려져 있다. 규격 없는 전기봉을 입에 물려 감전시키고, 극심한 고통 속에 쓰러뜨린 뒤, 의식 상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목을 찔러 방혈해 죽인다. 법원은 전기봉을 이용한 개 도살을 동물학대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수만 마리 개들이 마지막까지 불법 도살 위험에 놓인 상황에서 실질적인 단속과 구조 대책 없이 폐업률만 성과처럼 내세우고 있다.
개농장 폐쇄 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마리당 보상금이 지급되는 점을 악용해 폐업 직전 개체 수를 늘리거나 번식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검증하지 않고 있다. 폐업 시기(구간)별 보상금 차이를 이용해 조기 폐업 보상금을 받은 뒤 개들을 한꺼번에 불법 도살하고, 냉동창고에 보관한 사체를 전국에 택배 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세금으로 보상금도 받고, 불법 도살과 판매로 추가 범죄 수익까지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자들이 지자체를 옮겨 다니며 보상금을 중복으로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지역에서 폐업 신고를 하고 보상금을 받은 뒤, 남은 개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시 폐업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정부가 개들의 이동과 처분을 끝까지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남은 개들의 생명은 관리하지 않고 물리적인 시설의 폐업만 확인하는 행정은 불법과 탈법의 틈을 열어줄 뿐이다.
여기에 더해 농림부는 개농장에 대한 비과세 세제 혜택 확대까지 선언했다. 개식용 종식을 위해 세금이 쓰인다면 그 목적은 분명해야 한다. 동물학대를 막고 남은 개들을 살리는 데 쓰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은 개들이 아니라 개농장과 도살업자의 손실을 보장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농림부가 자평하는 개식용 종식의 쾌속 순항은 누구를 위한 순항인가. 세금은 줄줄 새고, 개들은 불법과 고통 속에 죽고 있다.
개식용종식법의 제정 이유는 ‘생명 존중과 사람 및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 정책 어디에서 생명 존중을 확인할 수 있는가. 시설 존중, 재산 존중만 있을 뿐이다!
또한 가축분뇨 배출시설 미신고, 불법 건축물, 농지법 위반이 적용되는 개농장들의 경우 전폐업 지원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데 정작 2024년 개식용 종식법 제정 직후 농림부는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개농장의 농지법, 가축분뇨법, 건축법 위반 불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를 최소화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 불법 시설을 단속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불법의 부담을 덜어주고, 스스로 폐업 유인을 없애버린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행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인터뷰를 통해 “개식용 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이 바뀌어야 진정한 종식이 가능하다며 국민에게 책임을 넘기고 있다.
지금도 민간단체들은 개들을 구겨 넣은 불법 운송 차량을 쫓고, 도살업자를 고발하고, 냉동창고에 쌓인 개들의 사체를 확인하고, 개농장에 남은 개들을 구조하고 치료하고 입양 보내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이 대신하고 있다.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을 가진 정부가 개들을 살리기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동물학대범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부는 마지막 초복을 앞두고 전국의 불법 개도살과 불법 유통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라! 폐업 농장에 있던 개들의 개체 수, 이동 경로, 생존 여부, 도살 여부를 전수조사하라! 보상금 부정 수급, 이중 보상, 불법 도살 후 판매 의혹을 조사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보상금 환수와 형사고발에 나서라! 농지법, 건축법, 가축분뇨법 위반을 더 이상 유예하지 말고 법대로 조치하라!
무엇보다 정부는 남은 개들을 구조하고 보호할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민간단체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구조 계획과 보호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반세기 넘는 시간동안 비정상으로 존속해온 개식용 산업의 종식은 시설 전폐업률로 완성되지 않는다. 불법 도살이 멈추고, 남은 개들의 삶이 반려동물로 전환될 때 비로소 종식이다.
개식용 종식법은 개를 위한 법령이다.
유예기간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불법 도살을 묵인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폐업 신고를 한 모든 개농장에 대해 농장별 사육 마릿수, 개들의 이동 경로, 생존 여부, 도살 여부, 최종 처분 결과를 전수조사하고 공개하라!
하나.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마지막 초복을 앞두고 불법 개도살, 불법 운송, 냉동 보관, 택배 판매 등 개고기 유통 전 과정에 대한 전국 특별단속을 즉시 실시하라!
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마리당 보상금을 노린 개체 수 부풀리기, 조기 폐업 보상 악용, 이중 보상 수령 의혹을 즉시 조사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상금 환수와 형사고발에 나서라!
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개농장의 농지법, 건축법, 가축분뇨법 위반 행위에 대한 유예와 묵인을 중단하고, 관계 법령에 따라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고발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라!
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남은 개들의 구조, 보호, 치료, 입양을 위한 공적 계획과 예산을 즉시 마련하라. 개들의 생존 책임을 민간단체에 떠넘기지 말라!
2026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