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많은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신중해야`

서울대 수의대, 원헬스 관점에서 본 코로나19 특별 세미나 개최

등록 : 2020.08.21 10:43:41   수정 : 2020.08.21 18:56:16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서강문)이 20일(목) 오후 ‘코로나19’ 특별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동물 코로나바이러스 전문 수의사들이 강사로 나선만큼 ‘수의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원헬스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돌아보는’ 자리였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

수의사의 동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코로나19 사태와 해결에 어떤 시사점을 줄까?

첫번째 강의를 맡은 최강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바이러스 쇼크 저자)는 닭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양상과 예방에 대해 자세하게 강의했다. 최 교수는 닭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과 백신 개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최 교수에 따르면, 닭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신변종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코로나19도 다른 바이러스와 섞이면서 신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한, 닭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성 특성을 보이는데, 코로나19도 일부 국가에서 계절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백신과 관련하여 ‘코로나19 백신의 지속적인 개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닭코로나바이러스 백신들을 보면, 생독·사독 콤비네이션 백신이 방어능이 가장 좋았는데, 현재 코로나19 사람 백신의 경우 생독백신 개발을 하고 있지는 않은 만큼, 백신의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한적인 방어효능을 가졌더라도 바이러스 배출 감소와 임상증상 감소라는 유의미한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단시일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백신 사용 이후 positive selection이 되면서 백신 효능이 더 감소하고, 백신을 추가로 개발·보충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고려대 송대섭 교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나와도 생활 속 방역수칙 지켜는 것이 뉴노멀”

고려대 송대섭 교수 역시 최강석 교수와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송 교수는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등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송대섭 교수는 “동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보다 효능이 좋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워낙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역사상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 효능이 드라마틱했던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한 번만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좋은 홍역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어 ‘매년 확산이 반복될 수 있다’, ‘면역 회피에 의해 백신이 단기간에 무력해질 수 있다’, ‘인플루엔자처럼 백신 개발이 주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등의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백신 개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안전성을 무시한 채, 너무 성급하게 ‘최대한 빨리 백신만 출시하자’라는 식의 접근방식은 위험하다는 게 송 교수의 시각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도 손 소독 등 일상에서의 방역수칙 준수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는 조언도 있었다.

코로나19사태가 2~3년 이상 갈 수 있고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출연할 것이기 때문에 ‘생활 속 방역이 일상화되는 상황’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강해은 검역본부 과장

“원헬스적 접근법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줄일 수 있어”

‘COVID-19와 신종동물전염병 현황과 대응’을 주제로 발표한 강해은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장은 신종감염병에 원헬스적 접근이 왜 중요한지 예를 들어 설명했다.

병원체가 동물에 노출되고 임상증상이 보일 때 미리 대처함으로써, 사람의 대규모 전파를 예방할 수 있다면, 사회경제적 손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검역본부 역시 이런 ‘원헬스적 관점’을 가지고 다양한 인수공통감염병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웨스트나일바이러스다. 검역본부는 오래전부터 야생조류, 말, 모기매개체까지 웨스트나일바이러스를 감시·모니터링하면서, 2009년 야생조류에서 5마리 항체양성 케이스를 찾아낸 바 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될수록 인수공통감염병의 대규모 사람 간 전파를 사전에 예방할 가능성도 커진다.

원헬스 개념의 ‘공동대응 시스템’ 필요

강해은 과장은 “웨스트나일, SFTS처럼 여러 가지 감염병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갑자기 확산하는 질병도 있다”며 “이러한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원헬스 관점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가 주기적으로 모여 의논하는 등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수의대 서강문 학장은 “이번 특별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원헬스 관점에서 고찰하는 의미가 있다”며 “세미나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