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항생제] 항생제, 살균제와 정균제는 어떻게 다른가

농장동물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의 이해 [2편]

등록 : 2023.01.25 12:07:37   수정 : 2023.01.25 12:07:39 데일리벳 관리자

한국엘랑코동물약품㈜ 전략축종사업부

본부장 허재승

지난호에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반려동물과 농장동물간 항생제에 어떤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항생제 개발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말씀드렸다.

이번호에서는 항생제에 기본 개념과 특성, 그리고 어떻게 구분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항생제는 선택적 독성을 지닌다

세균이 상피세포와 같은 물리적 장벽(1차)을 뚫고 체내 면역세포·항체와 같은 면역장벽(2차)까지 이겨내면 세균 감염증이 발생한다.

세균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생제를 경구 또는 주사로 투여한다. 항생제는 체내 다른 조직이나 세포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세균에 대해서만 선택적 독성을 나타내며 이를 억제 또는 살멸한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항생제가 선택적 독성을 가지는 약물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항생제가 세균뿐만 아니라 동물 전신이나 조직에 독성이 컸다면 사용이 매우 제한됐을 것이다.

선택적 독성은 항생제뿐만 아니라 구충제나 면역요법제와 같은 대부분의 약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기본적으로 선택적 독성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취급을 주의해야 하는 약물로 분류되며 안전역이 매우 좁다.

그림1. 세균감염 단계와 항생제 치료모델

항생제는 사전에 ‘세균과 같은 미생물 감염증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로서 대부분 상대적인 약물 감수성 농도에 의해 선택적으로 유해성 미생물을 살멸 또는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는 약물을 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개체적 특성이나 약물 투여 농도에 따라서 생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흔히 부작용이라고 일컬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페니실린의 과민반응이나 쇼크, 스트렙토마이신 계열의 귀신경 세포 또는 신장세포에 대한 독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항생제는 세균에 선택적 독성 또는 상대적인 약물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투여 농도 또는 개체차이에 따라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약물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이므로 항생제 사용시에는 주의사항과 용법 및 용량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요컨대 독성학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컬어지는 격언처럼 모든 독성은 바로 (상대적인) 농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항생제 분류요소 세균내 작용방법

세균을 그 형태와 특성에 따라서 분류하고 명명하듯이 항생제도 여러가지 분류 요소를 통해 서로를 구분한다. 그 중 약리학책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바로 세균내 작용부위(방법)으로 인한 분류다.

그림2. 세균내 항생제 작용부위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 세포막, 리보솜(단백질합성), 엽산대사, 핵산에 작용하여 세균을 억제 또는 살멸한다.

각 항생제의 세부적인 작용 방법에 대해서는 각론에 다룰 내용이므로 지금은 개념적인 측면에서 항생제를 세균내 작용부위(또는 방법)에 따라서 1차 분류한다는 사실만 기억해주시기 바란다.

참고로, 세균내 작용부위(또는 방법)가 동일한 항생제는 형태적 또는 구조적 유사성을 지닌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 계열의 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암피실린, 세프티오퍼와 같은 항생제들은 모두 세균의 세포벽내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Penicillin binding protein(PBP)에 작용하며 화학적 구조에서 모두 베타락탐 링(β-lactam ring)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 항생제들을 베타락탐 계열이라고 한다.

요컨대 세균내 작용부위와 항생제의 화학적 유사성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화학적 특성이 비슷한 항생제들을 계열로 묶어서 표기한다.

그림3. 페니실린 계열의 구조적 유사성

항생제 분류요소 살균제와 정균제, MIC와 MBC

세균의 강력한 생존무기 중 하나는 바로 이분법을 통해서 빠르게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림4에서 보듯이 세균은 적절한 온습도와 영양조건에서 빠르게 증식한다.

항생제는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서 정균제와 살균제로 나뉜다. 정균제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개체수 증가를 막아내며, 살균제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직접 살멸한다.

영문명과 한글 용어를 서로 대응하여 다시한번 정리하면 정균제(bacteriostatic drugs)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살균제(bactericidal drugs)는 세균을 살멸한다.

그림4. 정균제와 살균제

한편, 항생제 효력평가 기준에는 MIC와 MBC가 있다.

MIC(Minimal inhibitory concentration)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항균제의 최소농도로서, 이 MIC이상으로 농도를 유지하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세균수가 증가하지 않고 멈추게 된다.

MBC(Minimal bactericidal concentration)는 세균을 직접 살멸하는데 필요한 항균제의 최소농도로서, 이 농도 이상이 되면 세균의 성장이 억제될 뿐만 아니라 살멸되기 때문에 세균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된다.

MIC(최소억제농도)와 MBC(최소살균농도)를 측정하는 실험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림5에서처럼 세균을 희석한 실험관에 항생제를 농도별로 희석하여 투여하는 방식이다.

본 예제에서는 4㎍/ml에서부터 세균의 증식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본 실험을 통해서 확인된 MIC(최소억제농도)는 4㎍/ml이다.

앞서 실험한 상황에서 농도별로 희석된 실험관내 세균을 각각 꺼내서 배지(Agar)에서 다시 키우면 기존에는 항생제 농도 4㎍/ml에서 성장이 억제되어 있었던 세균이 다시 증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32㎍/ml 이상의 항생제를 투여했던 세균들은 다시 꺼내도 증식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확인된 농도 32㎍/ml를 MBC(최소살균농도)로 정의한다.

그림5. MIC와 MBC 측정 방법

이처럼 항생제 효력지표인 MIC와 MBC는 항생제를 구분하는 기준인 정균제 및 살균제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목적으로 하는 세균에 대해서 MIC값과 MBC값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농도가 높아지다가 떨어지는 일반적인 약동학 그래프를 보여주는데 MBC 이상의 농도에서는 세균을 살멸하며, MBC이하의 농도면서 MIC이상의 농도에서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MIC이하의 농도에서는 항생제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MBC는 MIC보다 높은데 살균제의 경우 보통 MBC가 MIC보다 2~4배 정도 높은 편이며 정균제의 경우에는 MBC가 MIC보다 보통 32배 이상 높다. 이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그림6과 같다.

그림6. 살균제와 정균제에서 MIC와 MBC의 연관성

살균제는 일반적인 항생제의 혈중유효농도가 MBC보다 높기 때문에 세균을 살멸하는 효과와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 두 가지를 가지는 반면, 정균제는 일반적인 투여용량으로는MBC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만 보여준다.

요컨대 항생제 분류요소 두번째인 살균제와 정균제에 대한 구분은 항생제 효력평가 기준인 MIC와 MBC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해당 항생제의 MIC와 MBC를 알고 약동학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으면 살균제인지 정균제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항생제 분류요소 시간의존성과 농도의존성

항생제의 효력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MIC(최소억제농도) 또는 MBC(최소살균농도)이상의 농도가 유지되어야 하며, 감염된 세균이 체내에서 모두 제거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동물용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항생제에서도 농도와 시간은 모두 중요한 개념이다.

정균제는 일반적인 유효농도에서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이렇게 세균의 성장이 억제된 동안 체내 면역기능이 감염된 세균을 모두 탐식 및 살멸해야만 정균제 투약을 멈추더라도 세균이 체내에서 다시 증식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이, MIC(최소억제농도) 이상의 유효농도가 일정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항생제시간 의존성(time-defendant)이라고 하며 모든 정균제는 여기에 속한다.

참고로, 시간 의존성 항생제는 치료농도를 높여주더라도 세균을 억제하는 효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때문에 농도를 높여주는 것보다는 투여시간을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세균감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살균제는 일반적인 유효농도에서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살멸한다. 정균제와 마찬가지로 살균제도 약물이 작용해서 세균을 억제 또는 살멸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살균제 중에서 일부는 농도를 높여주면 세균을 보다 빠르게 살멸하는 살균제가 있는데 이를 따로 구분해서 농도 의존성(concentration-defendant)이라고 한다.

요컨대 살균제는 시간의존성과 농도의존성으로 나뉘는데 농도의존성 살균제는 필요에 따라 농도를 높임으로써 세균을 보다 빠르게 살멸할 수 있다.

그림7은 농도 의존성 항생제인 엔로플록사신이 Pasteurella multocida에 대해서 농도별로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나타낸 그래프이다.

엔로플록사신의 Pasteurealla spp.에 대한 MIC는 0.008mg/L(▲표기)이며 MBC는 0.016mg/L(△표기)이다.

MBC의 2배 농도인 0.032mg/L(■표기)로 투약했을 때 0.016mg/L보다 세균수 감소가 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엔로플록사신처럼 살균제 중에서 투여농도가 높아짐에 따라서 세균 살멸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농도의존성 항생제라고 칭한다.

그림7. 농도의존성 항생제의 농도별 세균수 감소 그래프

항생제의 분류

지금까지 말씀드린 항생제 분류요소인 세균내 적용부위(방법), 살균제와 정균제, 시간의존성과 농도의존성에 대한 개념을 넣어서 정리한 항생제 분류표이다.

항생제 각론 및 임상에서 효과적인 사용은 아래와 같은 항생제 분류표를 기반으로 설명드릴 계획이다.

아래 분류표에 속한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않으시더라도 주로 사용하고 있는 항생제가 어디에 속하는지 한 번쯤 확인하시기 바란다.

표1. 항균제 분류와 사용 방법에 대한 이해

두번째 항생제 이해를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항생제의 기본적인 특성인 선택적 독성의 의미와 분류를 위한 기준으로 작용부위, 살균제와 정균제 (MIC & MBC), 시간의존성과 농도의존성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이는 항생제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지식으로서 다음편에는 이를 활용하여 임상에서 항생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Reference

1) 약학정보원 (https://www.health.kr/)

2) FAP Veterinary Services 2009-319, 2010- 320, 2010- 321, by Raúl Vázquez, Bayer AH

<대한수의사회 및 저자와의 협의에 따라 KVMA 대한수의사회지 2021년 8월호부터 2022년 5월호까지 게재된 원고를 전재합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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