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로펌]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관련 법적 이슈①

저작권 분쟁에 대처하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저작권법 기초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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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관련 법적 이슈> 변호사·수의사 김성철

바야흐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제 남녀노소 불문하고 유튜브·아프리카TV 등의 방송 서비스 플랫폼, 각종 블로그를 포함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SNS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손쉽게 자신을 홍보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시는 일선의 수의사분들 중에서도 앞서 언급한 방송 및 SNS 서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또 한편으로는 소비함에 따라, 그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이에 비례하여 늘고 있는 등 각종 저작권 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작권 관련하여 최근 급증하고 있는 분쟁 사례를 살펴보자면, 일부 폰트(Font)업체들이 동물병원에 자신들이 개발한 폰트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면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 다른 동물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수술전후 사진 등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례, 사진 등의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스미싱(smishing) 피해 사례 등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들어 위와 같은 저작권 관련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수의사분들이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예상치 못하게 저작권 이슈로 민·형사분쟁에 휘말리게 될 수의사분들도 잠재적으로 있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앞으로 3회에 걸쳐 동물병원의 운영과 관련하여 온라인 홈페이지 운영, 방송 및 SNS 서비스 플랫폼 활용 등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관련 법적 이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우선 저작권법 일반에 관한 사항을 설명해 드리고, 차기 기고문에서는 타인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 등을 요구해오는 경우에 대한 대처법과 반대로 귀하의 귀중한 저작물을 타인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로 나누어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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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이라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대중가요와 관련된 음악 저작권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인 가수의 노래가 다른 유명 가수의 노래와 유사한 경우 흔히 ‘표절’이라고 말하죠. 여기서 ‘표절’이라는 말은 법적 용어라고 볼 수는 없고, 이를 법률적 용어로 표현하면 ‘저작권 침해’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논의의 기본이 되는 개념인 ‘저작권’이란 무엇일까요?

저작권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저작물)에 대하여 그 창작자(저작자)가 갖는 권리’를 말합니다.

저작권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보호 대상’을 이해하려면, 위 저작권에 대한 정의에서 ‘표현’이라는 말 위에 방점을 찍어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작권법은 표현만을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 즉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는 구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에 대해서 누구나 영화·소설 등의 저작물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한 영화 및 문학 작품 등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순신 장군에 관한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기존의 작품에 대하여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저작권법상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적 배경이 서로 같아서 유사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라고 평가하지는 않고, 대사와 같은 언어적 표현, 장면구도 등 시각적 표현에 있어 서로 동일성을 보일 때 비로소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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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작권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대하여 법이 보호하는 권리인바, 저작권법으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창작성’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상물을 단순히 기계적인 방법으로 촬영하는 것(증명사진, 연예인 ‘파파라치’ 사진 등)은 창작성이 결여되어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사진 저작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다른 동물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수술 전후 사진을 도용하여 사용하였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여지는 있을지언정, 수술 전후 사진 자체는 창작성이 결여되어 저작물 자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저작권법 위반이 부정될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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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는 흔히 특허권과 같은 무형적 권리에 대해서 ‘지식재산권’이라고 통칭하여 부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저작권의 특징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은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을 총칭하는 이른바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산업재산권은 특허청에 출원하여 등록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권리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은 이와 달리 저작물의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등록 등 일체의 절차나 방식을 요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무적으로는 저작권 등록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작권 등록이란 저작물에 관한 일정한 사항(저작자 성명, 창작연월일, 공표연월일 등)과 저작재산권의 양도, 처분제한, 질권설정 등 권리의 변동에 대한 사항을 ‘저작권등록부’라는 공적인 장부에 등재하고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작권 분쟁에서는 전형적으로 분쟁의 당사자인 다수의 창작자 간에 누가 먼저 저작물을 창작하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그런데 저작권을 등록하여 두면, 저작자로 성명이 등록된 자는 그 등록 저작물의 저작자로 추정되며 저작 시기가 공식적으로 입증되는 효과가 발생하므로, 저작권 관련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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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저작권의 존속기간에 관해 설명해 드리자면, 저작권법으로 오랫동안 저작자의 사후 50년까지 저작권이 존속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7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합의, 2011년 EU FTA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저작권 보호기간이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대폭 연장되었습니다. 똑똑한 저작물 하나만 있으면 ‘삼대가 잘 먹고 잘산다’라는 말이 현실로 되었다고 볼 수 있죠.

지난 2002년에 개봉하였던 휴 그랜트 주연의 영화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에서 휴 그랜트가 분한 주인공 윌은 특별한 직업이 없는 백수임에도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생전에 작곡가였던 아버지가 유산으로 달랑 한 곡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윌에게 남겨주었는데, 노래 한 곡에서 나오는 저작권료로 저작권자의 아들인 주인공은 평생 무위도식하면서 잘 살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이 역시 저작자가 사망한 후에도 오랫동안 그 저작권을 인정하고 그와 같은 저작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권(저작재산권)은 상속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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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작권 침해’란 기존의 저작물을 그대로 베낀 경우나 해당 저작물 자체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히 포함합니다.

실무상으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두 저작물 간에 유사한 점이 있으나 완전히 동일하지 않은 경우인데요,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두 저작물 간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실질적 유사성’이란 원저작물과 침해 저작물을 서로 대비하여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저작권 침해에 대한 판정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사례마다 전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의존하여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편,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면 저작권자는 우선 민사적 조치로서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 및 손해배상청구 등을 할 수 있고, 형사적 조치로서 저작권 침해행위를 한 자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죄는 원칙적으로 친고죄에 해당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비로소 수사가 개시되어 기소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때에는 각종 포털사이트,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게재 중단을 요청할 수 있으니, 이와 같은 각종 대응 방안이 있다는 점을 미리 아시고 혹시라도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대처하실 것을 조언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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