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공직강화특위 출범..시험소 3급 승격, 수당 인상, 업무 효율화 방점
전남광주 통합에 3급 승격 물꼬 기대..수당 인상 위한 정부·국회 활동 보폭 넓힌다

대한수의사회 공직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최옥봉)가 8월 26일(수)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특위는 대한수의사회가 공직 처우 개선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3·6·9’ 정책의 추진 경과와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동물위생시험소의 3급 기관 승격, 수의직 6급 임용, 수의사 수당 월 90만 원으로의 인상이다.
동물방역기관의 3급 승격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행정조직 개편에서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젊은 수의사들의 입직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당 인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업무량 조정 필요성도 거듭 지적됐다. 처우 개선은 부족한데 업무량 증가는 과도하다 보니 수의사들의 기피와 이탈은 지자체와 중앙정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위 위원장은 최옥봉 대수 공직부회장이 맡았다. 전국 지자체와 검역본부, 농식품부의 5~6급 수의직과 수의연구사, 수의연구관 9인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특히 그간 자생적으로 처우 개선 노하우를 공유해 온 ‘공수처(공직수의사 처우 개선을 위한 젊은 수의사들의 모임)’에서 다수가 합류했다. 각지의 공무원 노동조합에서도 일하며 실질적인 처우 개선 노력을 지속해 온 인사들이다.
최옥봉 위원장은 “후배들이 자체적인 처우 개선 모임을 하고 있다는 데에서 더 큰 희망을 봤다”며 “쓴소리를 각오해야 하는 앞선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공직 수급은 수의대 신설 뇌관
공직 처우 개선은 곧 반려동물 임상을 위한 공약
이날 회의에 배석한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은 특위 출범 전날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한 것을 두고 허탈함과 분노를 전하면서도, 공직 처우 개선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 회장은 “수의사 직역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수급 문제, 수의대 신설”이라며 그 문제가 촉발될 수 있는 핵심 뇌관으로 ‘공직’을 지목했다. 다수의 수의사를 필요로 하는 공직 분야에 수의사들이 가지 않으면, 아예 배출되는 수의사의 수를 늘리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낙수 효과로 필수 의료 분야 의사를 충당하려는 정부 정책의 고질병이 옮겨붙을 수 있다.
우 회장은 “공공의 안전을 담보하는 공직 수의사 활동이 수의학의 기본 소명이기도 하지만, 공직 수급이 안정화되지 못한다면 전체 수의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공직 처우 개선은 반려동물 임상을 위한 공약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반려동물 임상으로의 인원 집중과 경쟁 압력 증가를 완화해야 반려동물 임상도 발전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이대근 공직강화특별위원, 민선식 전북 농림생명정책국장, 박영재 전북수의사회장, 이원택 전북도지사,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 박철 대수 공보부회장, 육현수 전북 동물방역과장
3급 기관, 6급 채용..결국은 ‘승진’ 문제
전남광주 물꼬 틀까
현재 4급인 동물위생시험소를 3급 기관으로 승격하는 것은 승진 문제와 직결된다. 소장의 직급이 오르면, 과장·팀장의 직급도 따라 오른다. 사무관 이상으로의 승진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월급쟁이 공무원은 결국 급여와 승진이다. 하지만 수의직의 승진 적체는 극심하다.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도하고 있는 수의직 6급 임용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아영 위원은 충북의 한 시군에서 6급으로 수의직을 채용했지만 1년을 버티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군에서 팀장급인 6급으로 들어오면, 공직 사회에 융화되지 못한 채 일만 몰린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5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는 일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며 “열심히 하면 승진할 수 있다, 사무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공직에 대한 헌신에만 기댈 수 없다”고 말했다.
최옥봉 위원장도 “한 직급에 너무 오래 머물면 정말 힘들다”며 6급 채용과 3급 승격은 함께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3급 기관 승격의 물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터주길 기대하고 있다. 전남과 광주의 동물방역기관을 합치면서 직급을 높이는 것이다.
이날도 전남광주 소속 위원은 관련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전남광주 행정조직 개편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속단할 수 없지만, 합의안 마련 과정에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의 기준 인건비가 관건이다.
이대근 위원은 “3·6·9 정책을 제안하면 보수적인 반응이 돌아온다. 인건비의 허들도 상당히 높다”며 “중간 지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당장 대규모의 조직 상향·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기관 급수부터 먼저 높인 후 기타 직급 상향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 확대도 결원 해소가 뒷받침돼야
결국 돈 문제..공방수보다 낮은 수당 현실화 절실
이대근 위원은 3·6·9 정책 중 9에 방점을 찍었다. 직급 상향을 포함한 조직 확충을 건의해도 “결원이 그렇게 많은데, 뭘 늘리냐”는 반응이 돌아오는 만큼 채용 확충이 중요한데, 결국 돈 문제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공중방역수의사가 월 90만 원(방역활동장려금)을 받다가 수의직으로 가면 25~35만 원을 받는다. (수의직으로) 오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채용 확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수당이다. 민간 영역의 80% 수준에는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지는 않다. 공무원 급여가 낮다는 인식은 수의직만의 문제도 아니다. 손지현 위원은 “중앙직 수당은 인사혁신처와 협의하고 있는데 ‘공직 이탈은 수의직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고시(5급 채용)들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이재명 정부는 초과근무 일 상한제를 폐지하는 등 수당 지급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호의적이다.
남기후 위원은 “최근 행안부에서 관련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바로 월 90만 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다소의 인상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당 인상에는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한수의사회 중앙회도 예산 확보를 위한 대국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뿐만 아니라 행정안전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로도 보폭을 넓힌다(본지 2026년 5월 4일자 윤건영 의원 만난 대한수의사회, 동물위생시험소 3급 승격 건의 참고).

나빠진 공직의 가성비..업무 효율화 필수
과도한 업무량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급여는 지지부진하고, 승진 적체는 심한데, 업무량은 가파르게 늘었다. ‘가성비’가 나빠졌다.
남기후 위원은 “돈도 문제지만, 일이 너무 많다. 너무 늦게까지 많은 일을 시킨다”면서 업무의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나름 할 만한 일이었는데,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매년 발생하면서 업무가 너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손지현 위원도 “업무량 문제에 정말 공감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에서 야생동물 검역 업무를 맡으면서 인원을 뽑으면 검역본부에서 우르르 몰려가고, 그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타 직렬 공무원이 들어온다.
시군, 특히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다발하는 시군일수록 수의직 공무원이 없다. 승진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지만,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김아영 위원은 “(충북의 또 다른 시군이) 6급 채용을 시도하지만 들어올지조차 모르겠다. 늘 AI가 터지는 고위험 지역이라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 다른 다발지역도 수의직이 들어오지 않은 게 몇 년째다”고 꼬집었다.
재난형 가축전염병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발생하더라도 ‘할 만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야 수의직 결원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28대 대한수의사회 공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최옥봉(경기) ▲위원 이호성(검역본부), 박소영(경기), 이숙경(전남광주), 이대근(전북), 남기후(경북), 한지훈(경기), 김아영(충북), 손지현(농식품부), 허진희(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