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허위 온라인 비방에 1인 시위, 스토킹까지..민·형사상 처벌로 이어졌다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 4년 법정 다툼..민사 대법원 확정 판결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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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진료 과정에서 폐사한 이후 오진·진료기록 조작 등을 허위로 주장하며 온라인 비방과 1인 시위, 불법 스토킹에 이르는 반복적인 연락으로 동물병원장을 괴롭혀 온 보호자에 대해 법원이 민·형사상 책임을 물었다.

대법원은 8월 12일(수) 보호자 A씨가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A씨가 강종일 원장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가 강종일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2억 원 상당의 의료과실 손해배상 청구(반소)에 대한 기각도 확정됐다.

형사 처벌도 진행됐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7월 8일(수) A씨에게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모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 명령을 선고했다. A씨의 항소로 항소심이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민사 1심 판결문에 따르면, A씨의 반려견B가 충현동물종합병원에 내원한 것은 2022년 9월 21일이다. 당시 병원은 식욕부진, 구토 증상으로 내원한 반려견B에 증상 관련 처치·약물치료를 시행하고, 호전되지 않을 경우 다시 내원하도록 안내했다.

이후 9월 28일 혈변 등의 증상으로 재내원하자 분변검사를 실시하면서 위장염·췌장염 가능성을 고려했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혈액·영상 검사 등을 통한 추가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월 1일 다시 내원하자 췌장염 진단검사 및 영상검사 등을 시행해 췌장염과 혈소판 감소증 등을 확인하고 10월 5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혈소판 감소증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바베시아 진단키트 검사도 실시했다. 당시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해당 결과만으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보다 정밀한 PCR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진료기록에 남겼다.

10월 5일 전원된 서울대 동물병원에서는 검사 결과 바베시아 감염이 진단돼 항생제·항원충제 등을 투여했다. 당시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분리불안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통원치료를 진행했지만, 이튿날 새벽 반려견B의 상태가 급변했다. 새벽 3시경 반려견에게 약을 먹이는 과정에서 ‘캑캑거리는’ 증상이 있었고, 이후 기력이 떨어지면서 호흡이 거칠어지고 개구호흡이 지속됐다는 것이 당시 서울대 동물병원을 다시 찾은 A씨의 설명이었다.

A씨는 이후 온라인상에 ‘당시 약을 먹이기 위해 강급했는데, 안정감 있게 투약했어야 했다’며 자책하는 취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재내원하여 실시한 흉부 방사선검사에서는 전날과 달리 두드러진 폐침윤과 흉수가 확인됐다. 서울대 동물병원 의료진은 오연성 폐렴 또는 비심인성 폐수종 가능성을 의심해 치료를 진행했지만 이튿날 새벽인 10월 7일 오전 0시 10분경 결국 폐사했다.

반려견B의 폐사 이후 A씨는 병원에 대한 비방을 시작했다. 병원이 바베시아 감염을 제때 발견하지 못해 치료가 늦어져 폐사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진료기록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려동물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충현동물종합병원의 리뷰란 등에 반복적으로 게시했다.

해당 게시 내용에는 ‘바베시아 검사를 하지 않았다’, ‘사진 한 장만 보고 췌장염으로 오진했다’, ‘진료기록을 조작했다’, ‘오진과 방치로 반려견을 사망하게 했다’ 등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 포함됐다.

이러한 문제 행위는 온라인 상의 비방에 그치지 않았다. 병원 앞에서 ‘오진’, ‘검사 누락’, ‘진료기록 조작’ 등의 문구가 적힌 배너·현수막 등을 게시하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이용해 관련 내용을 외치는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병원 앞 시위는 2023년 11월 10일부터 2024년 2월 19일경까지 100여일간 90회 가량 진행됐다.

강종일 원장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비난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후 민·형사 판결에서 인정된 바에 따르면, A씨는 강 원장에게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9월 16일까지 180차례가 넘게 카카오톡·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사나흘에 한 번꼴로 반복된 연락에는 ‘씨O 새O’, ‘사기꾼’, ‘쓰레기’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포함됐다.

강 원장이 이 기간 10차례에 걸쳐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연락은 계속됐다. 개인 전화는 물론 병원으로까지 연락이 이어졌다.

보호자 A씨는 온라인 비방과 병원 앞 1인 시위, 반복적인 연락을 일삼았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러한 허위 비방과 업무 방해, 스토킹적 연락은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상의 비방과 병원 앞 시위가 병원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었던 만큼, 법원은 본격적인 손해배상 본안소송에 앞서 A씨의 온라인 게시 및 시위행위를 먼저 제한했다.

서울고법은 2023년 8월 A씨에게 ‘강 원장의 오진으로 진드기 질환 치료가 늦어 반려견이 사망했고, 이를 감추기 위해 진료기록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명예훼손성 게시글에 대해 삭제 및 동일·유사 내용의 재게시 금지를 명령했다.

진료 초기에 바베시아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의료상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반려견의 사망 원인이 바베시아가 아닌 다른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진료기록이 사후 조작됐다고 볼 정황도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병원 앞 시위가 이어지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4년 5월 ‘오진’, ‘검사 누락’, ‘진료기록 조작’ 등 의료과실을 단정하는 내용으로 구호를 외치거나 마이크·확성기를 사용하고, 피켓·배너·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병원의 정상적인 진료 업무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고, 원장의 사회적 평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강종일 원장과 A씨는 서로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강종일 원장의 손을 들었다. A씨로 하여금 강종일 원장에게 5천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하면서, 강 원장에 대한 A씨의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이 같은 원심 판결은 서울고등법원(2심)과 대법원(3심)을 거쳐 확정됐다.

1심 법원은 A씨와 강종일 원장의 의견을 청취하여 전문감정인을 별도 지정했다. 해당 감정인은 충현동물종합병원 및 서울대 동물병원의 진료 기록 및 양 당사자의 의견을 모두 검토하여 독립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것처럼 강 원장이 단순히 혈변 사진 한 장만 보고 췌장염이라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병원은 문진과 분변검사 등을 토대로 위장염 및 췌장염 가능성을 고려했고, 재내원 시 각종 검사를 시행한 가운데 췌장염 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 동물병원으로의 전원 이전에 충현동물종합병원에서도 바베시아 진단키트 검사를 실시한 점을 지목하면서 “별다른 진단도 없이 췌장염을 단정했다”거나 “바베시아 검사를 누락했다”는 취지의 A씨 주장은 허위 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전원된 동물병원에서 확진된 바베시아 감염이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병원의 진료상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반려견B의 기왕력 및 췌장염 상태, 오연성 폐렴의 높은 가능성 및 기타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사망 원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되지 않았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병원이 자신이 혈액검사를 거부했다는 내용을 사후에 허위로 기재하고, 실제 시행하지 않은 바베시아 검사를 시행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했다’는 A씨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진료기록을 수정할 경우 발생하는 변경 이력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연락도 불법적인 스토킹 행위로 판단했다. 강종일 원장이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원색적인 비난을 포함한 카카오톡·문자 메시지를 185차례에 걸쳐 보냈다는 것이다.

90회 가량 진행된 병원 앞 시위도 불법적인 업무 방해 행위로 봤다. 시위로 병원 진료 업무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했고, 실제 주변 소동으로 경찰이 여러 차례 출동했으며, 병원을 이용하는 다른 보호자들과 갈등까지 발생한 사정을 고려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A씨에게 5천만 원의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관련 게시와 시위가 이어진 기간 동안 병원의 신규 고객 수와 매출액이 일부 감소한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감소분 전부가 A씨의 행위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할 수 없어 이를 별도의 재산상 손해액으로 산정하지는 않고 위자료 산정에 참작했다.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제9민사부는 2026년 4월 30일 강 원장과 A씨가 각각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A씨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8월 12일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그에 따라 A씨의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성 게시행위, 병원 영업을 방해한 시위행위, 강 원장에 대한 반복적인 연락과 스토킹 등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해 5천만 원의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까지 거쳐 확정된 민사와 별도로 형사사건 재판도 진행 중이다. 형사사건은 최근 1심 판결까지 나왔다.

1심을 담당한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6년 7월 8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온라인상 비방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강 원장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연락을 스토킹범죄로 판단했다.

2023년 1월 6일 충현동물종합병원을 찾은 A씨가 의료진과 다른 보호자가 진료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약 1시간에 걸쳐 큰소리로 항의하고 욕설과 모욕적인 표현을 한 것에 대해서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와 공연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 횟수, 휴대폰 메시지 및 게시글의 내용과 표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강종일 원장)가 피고인(A씨)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서울고법이 이를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A씨가 스토킹행위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A씨가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재범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

대법원까지 확정된 민사 사건과 1심까지 진행된 형사 사건 모두 병원의 의료과실이나 진료기록 조작 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로 단정해 반복적으로 공개하거나 이를 토대로 의료진을 장기간 비방·접촉하고 정상적인 진료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가 문제라는 판단도 일관성 있게 내려졌다.

강종일 원장을 대리해 민사 1심과 항소심, 대법원 상고심을 수행하고 형사사건을 조력한 법률사무소 한성의 소혜림 변호사는 의료분쟁에서 과실 유무는 객관적 증거와 절차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혜림 변호사는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일방의 추정과 주장만으로 특정 의료인의 과실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인터넷 게시글이나 시위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알리는 행위가 어떠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개인적인 판단만으로 특정인의 잘못을 단정하고 공개적으로 비방하거나 반복적인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은, 그 출발점에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의 진심 어린 슬픔이 있었다 하더라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은 “보호자가 진료 과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고 의문이 있다면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권리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유포하고, 수의사와 직원들을 모욕하거나 정상적인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까지 정당한 문제 제기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종일 원장은 “오랜 기간 저뿐 아니라 병원 직원들과 진료를 받으러 온 많은 보호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수의사와 동물병원 종사자들이 근거 없는 비방과 폭언, 업무방해 및 스토킹으로부터 보호받으면서 환자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적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동물 진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진료진에 대한 폭행·협박을 금지하도록 한 수의사법 개정안(서삼석 의원 대표발의)이 현재 국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강 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호자와의 소통과 진료과정에 대한 설명, 진료기록 관리와 의료진 안전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앞으로도 객관적인 의학적 근거와 투명한 진료기록에 기초한 책임 있는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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