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번팅 행동에서 시작된 25년의 페로몬 연구와 고양이 행동의학의 발전, 펠리웨이(FELIWAY)는 작은 행동 관찰에서 시작됐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다양한 마킹(marking) 행동을 한다. 많은 보호자들은 ‘마킹’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소변 스프레이를 떠올리지만, 사실 고양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얼굴을 비비는 행동, 즉 헤드번팅(head bunting)이다.

고양이는 사람이나 가구, 벽 모서리, 보호자의 다리 등에 얼굴을 문지르며 자신만의 화학적 신호를 남긴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애정 표현이나 습관이 아니라,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이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동물제약회사 세바 상떼 애니말의 펠리웨이(FELIWAY)의 개발은 바로 이 작은 행동에 대한 한 연구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동물 행동학자인 파트릭 파제아(Patrick Pageat) 교수는 고양이의 마킹 행동을 연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고양이는 얼굴을 문질러 자신의 냄새를 남긴 장소에는 소변 스프레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관찰은 “얼굴을 비비는 행동이 단순히 냄새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에게 ‘이곳은 안전하고 익숙한 공간’이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적 신호가 아닐까?”라는 가설로 이어졌고, 이후 25년이 넘는 연구를 통해 고양이 페로몬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축적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고양이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다양한 페로몬 제품이 개발됐으며, 펠리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고양이 페로몬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페로몬은 같은 종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적 신호(semiochemical)의 한 종류이다. 따라서 펠리웨이에 사용되는 페로몬 역시 고양이에게만 작용하며 사람이나 개를 비롯한 다른 동물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양이는 극히 적은 양의 페로몬만으로도 반응을 나타낸다. 페로몬은 서골비기관(Vomeronasal Organ, VNO)을 통해 감지되고, 이후 감정을 조절하는 변연계(Limbic System)에 신호를 전달해 안정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작용 기전 때문에 페로몬은 진정제처럼 졸음을 유발하지 않으며, 체내로 흡수되어 전신에 작용하지도 않는다. 또한 현재까지 과량 노출이나 내성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펠리웨이 클래식과 펠리웨이 클래식 스프레이는 고양이가 얼굴을 비빌 때 남기는 얼굴 페로몬(Feline Facial Pheromone)의 F3 분획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F3 분획은 고양이가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장소를 표시할 때 분비되는 얼굴 페로몬이다. 고양이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에 얼굴을 비벼 F3 페로몬을 남기며, 이러한 신호는 해당 공간을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반대로 이러한 얼굴 마킹이 감소하는 것은 불안과 스트레스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펠리웨이 프랜즈는 전혀 다른 생물학적 신호를 이용한다. 출산한 어미 고양이는 수유 기간 동안 유선 부위에서 ‘Cat Appeasing Pheromone(CAP)’를 분비하는데, 이는 새끼 고양이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 어미와 새끼, 그리고 형제자매 간의 사회적 유대 형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펠리웨이 프랜즈는 바로 이러한 자연적인 안심 페로몬을 기반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최근에는 페로몬 연구가 또 한 번 진화했다. 펠리웨이 옵티멈은 특허받은 ‘Feline Pheromone Complex’를 적용한 제품으로, 기존의 환경적 안정감뿐 아니라 다른 고양이와 함께 생활할 때 필요한 사회적 자신감까지 동시에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고양이가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 신호를 분석하고, 바이오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성분 조합과 농도를 찾아냈다. 이는 여러 자연 유래 신호의 핵심 요소를 하나의 새로운 페로몬 복합체로 구현한 것으로, 하나의 반화학물질(semiochemical)만으로 환경적 안정감과 사회적 안정감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수행된 연구에서는 Feliway Optimum(펠리웨이 옵티멈)이 소변 스프레이, 부적절한 스크래칭, 두려움, 다묘 가정에서의 갈등 등 다양한 스트레스 관련 행동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보고됐다(Endersby S, Billy C and De Jaeger X,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 (2024)).
이는 고양이 행동의학이 단순히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수준을 넘어, 고양이의 정서적 웰빙(Emotional Well-being)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 Ceva Santé Animale. ADAPTIL & FELIWAY Comprehensive References, 2025 Edition. Chapter: What is FELIWAY, pp.113–114.
– Pageat P, Gaultier E. Current research in canine and feline pheromones. Vet Clin North Am Small Anim Pract. 2003;33(2):187-211.
– Endersby S, Billy C, De Jaeger X.Front Vet Sci.2024.
– Griffith CA, Steigerwald ES, Buffington CAT. Effects of a synthetic facial pheromone on behaviour of cats. J Am Vet Med Assoc.
– Frank D, Beauchamp G, Palestrini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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