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이번에는 진짜로? 장관이 직접 언급
정성호 법무부장관,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 언급하며 민법 개정 추진 시사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이 이번에는 정말 이뤄질까.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13일(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을 언급해 관심을 받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해 발생한 ‘경남 거제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의 피의자들이 기소됐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민법 개정 추진을 시사했다.
정성호 장관은 “검찰(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지난해 벌어진 <경남 거제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과 관련하여 동물학대, 총포법 위반,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민간인 신분 피의자 2명을 기소했다. 현직 해병대원으로 군사재판을 받는 1명을 포함한 피의자 3명 전원을 법의 심판대에 올렸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은 피의자들이 식당에 있던 반려견 4마리에게 약 1시간 동안 비비탄 수백 발을 난사한 동물학대 범죄다. 피학대동물 중 한 마리는 안구 적출까지 해야 했으며, 피의자 중 현역 군인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큰 충격을 줬다.
정 장관은 “생명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이에게 ‘인간 존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물학대의 방치가 곧 우리의 안전과 공동체의 안녕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며 “앞으로도 검찰은 이런 야만적이고 잔인한 동물학대 범죄들을 엄단하여야 한다. 법무부도 동물학대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고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2021년 법무부가 전향적으로 추진하고, 여야가 합의까지 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동물의 비물건화’ 민법 개정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다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동물보호단체는 바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민법 개정 추진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 장관의 동물학대 엄벌 대응 의지와 함께 민법을 개정하여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개정할 뜻을 비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이다. 민법 제98조(물건의 정의)에 따라 반려동물이 ‘유체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동물이 물건으로 되어 있다 보니 잔인한 동물학대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지난 2021년 10월 법무부가 직접 정부입법으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물이 물건이 아님을 천명하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청와대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에서 여야가 통과시키기로 합의까지 했으나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법원행정처의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동물이 사법상 어떤 권리·지위를 지니는지 구체적으로 규율하지 않아 법적 혼란과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영향을 미쳤다.
법원행정처의 지적이 유효한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직접 민법 개정 추진을 시사한 만큼, 민법 개정이 정말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