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은 동물 ‘법수의학’ 검사로 사인 규명한다…법적 근거 마련

법수의학 검사 근거 마련 동물보호법 통과...검역본부 '검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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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CA의 법수의학자가 개싸움 현장 구조견을 검사하는 모습, 2013 @동물자유연대

법수의학(Veterinary Forensic Medicine, 수의법의학)은 동물과 관련된 범죄 수사나 사법재판상에 필요한 각종 증거물에 대해 수의학적 감정을 시행하는 응용수의학의 한 분과다.

*Veterinary Forensic Medicine을 ‘수의법의학’으로도 번역하는 경우도 많으나, 기사에서는 ‘법수의학’으로 번역했습니다.

법의학(Forensic Medicine)이 의학적 진단과 부검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인과관계와 진실을 밝히는 것처럼, 법수의학은 동물의 학대 및 사망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드라마 ‘싸인’ 등에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부검 등을 통해 밝혀내는 법의학자들의 활약이 관심을 받으며, 법수의학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동물학대 범죄의 형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잔혹해지면서, 수사전문성 향상을 위해 ‘법수의학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동물자유연대는 직접 수의법의학의 필요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동물의 법수의학적 검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에 “지자체장이 시·도 가축방역기관장 또는 국립가축방역기관장에게 동물의 학대 여부 판단 등을 위한 동물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법 41조에 따라, 학대받는 동물과 유실·유기동물을 발견했을 때 지자체나 동물보호센터에 신고해야 하는데, 시도 동물위생시험소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해당 동물의 법수의학적 검사를 의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정 동물보호법 제41조제4항

학대 의심 반려동물 부검 의뢰 증가 추세

검본 “법수의학 전문가 양성 및 전담조직 마련에 최선”

실제 동물학대 의심 반려동물 부검 요청 사례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학대 의심으로 반려동물 부검을 요청한 민원이 2021년에 총 228건으로 2년 전보다 223% 증가했다고 한다.

검역본부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반려동물 법의검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역본부는 “이번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장기 손상·골절·중독 등 동물학대 관련성 규명을 위한 수의법의 검사 의뢰가 가능하게 됐다”며 “과시형 범죄나 보복성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들이 많아, 법의검사를 통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역본부는 반려동물 학대 사인 규명 업무를 본격화하면서, 법수의학(수의법의학) 전문가 양성과 전담조직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검역본부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반려동물에 대한 수의법의학적 진단체계 기반구축 연구>를 수행할 정도로 법수의학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구복경 검역본부 질병진단과장은 “동물의 학대 및 사망 사건에 법수의학(수의법의학)을 통한 사인 규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법의검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반려동물 학대 의심 사건에 법수의학적(수의법의학적) 진단법을 적용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더욱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동물보호법 제41조제1~2항

수의사 및 동물병원 종사자, 학대받는 동물 발견 즉시 신고 의무화

한편,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수의사 및 동물병원 종사자는 학대를 받는 동물이나, 유실·유기동물을 발견했을 때 지체 없이 지자체·동물보호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국가·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 회원, 동물보호센터 종사자,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 위원, 동물실험시행기관 종사자, 동물복지인증 축산농장 관계자, 반려동물 관련 8개 영업(동물생산업, 동물수입업, 동물판매업, 동물장묘업, 동물위탁관리업, 동물미용업, 동물운송업, 동물전시업) 종사자도 마찬가지다.

학대 동물과 유실·유기동물 발견 시 바로 신고해야 한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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