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힐스코리아 서정우 수의학술팀장을 만나다

사료회사 생활부터 영양학의 매력까지

등록 : 2020.04.01 12:36:02   수정 : 2020.04.01 12:42:07 오준영 기자 ojy39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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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 수의학술팀장 서정우 수의사입니다. 건국대학교 수의학과(04학번)졸업 후 육군수의장교로 복무하였습니다. 복무를 마치고 2년간 동물병원에서 임상수의사로 근무한 뒤 2015년 12월부터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임상수의사로 활동하다가 사료회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임상수의사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처방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료’는 평생 먹게 되므로, 장기적으로 반려동물들에게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힐스에서 <메타볼릭>이 출시되었습니다. “영양 유전학을 적용하여 기초대사량을 조절한다”라는 사실이 당시 1년차 수의사였던 저에게는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로 들렸죠.

임상을 하면서 영양학 공부도 하고 처방도 해보며 사료가 단순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가 있구나, 강력한 힘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상수의사를 2년하고 ‘사료회사는 어떨까?’라는 호기심과 기대가 생겨서 지원하였는데 다행히도 잘 맞아서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사료회사의 수의학술팀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

사료회사마다 수의학술팀이 하는 일은 정말 다를 것 같아요.

국내 회사의 경우에는 직접 제조, 개발도 하고 연구인력도 국내에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학술적인 부분을 검토하는 등 전반적인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 힐스는 외국계 회사고 외국(Hill’s Pet Nutrition Center, 미국 본사 등)에서 오랫동안 연구개발이 이루어집니다.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 수의학술팀에서는 연구된 성과를 국내에서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마케팅, 영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용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을 가공하는 것이 주요 업무인 것 같습니다.

또한, 회사 내 영양학 전문가로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반려묘들을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활동성이 줄어들고, 그루밍 빈도 증가, 사냥, 놀이 활동의 감소로 수면시간증가, 체중 증가, 헤어볼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헤어볼 관리를 위해 사료 내 섬유소 함량 증가, 칼로리 저하 등의 사료 레시피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행동학적, 영양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생각해 “이런 제품이 필요합니다.”라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죠.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는 처방식을 주로 다루다 보니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이 주가 됩니다. 동물병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식을 서로 공유하며 소통하는 역할(세미나, 컨퍼런스 계획)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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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료선택에 있어서 영양학적 측면이 상당히 중요한데, 어떤 부분을 보고 사료를 선택하면 좋을까요?

영양학 분야는 깊이 파고들수록 정말 심오한 학문입니다. 보호자분들이 그런 걸 다 공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분표를 보고 유해한 성분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분들이 사료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영양학적 균형(Balance)’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유기농사료나 생식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주려고 하는 성분이나 일부 요소에만 집중해서 사료의 전체적인 영양학적 균형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AAFCO(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 미국사료협회)에서 영양학적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사료 생산을 할 수 없죠.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이런 법이 없습니다.

많은 회사가 AAFCO 기준을 참고하겠지만, 새로운 사료를 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면 검토가 미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영양학적 균형을 맞춘, 증명된 사료(AAFCO 기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체적인 연구시설을 갖추고, 제품 출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Feeding Trial(더욱 엄격한 급여 Test)을 하여 영양학적 노하우를 오래 쌓아온 회사들의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Q. 영양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약이 아니라서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약은 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생각하게 되지만, 영양학은 많은 것들의 복합체이기에 생각할 것이 많고 변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Q. 영업팀에서도 3년간 근무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떠한 차이점이 있나요?

임상수의사를 짧게 2년 경험하였습니다. 그 후 수의학술팀에서 근무하며 본사에서 받은 지식을 가공해 동물병원과 다른 수의사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 일도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더욱 다양한 형태의 동물병원과 수의사분들을 경험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영업팀에서 3년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실전적 지식전달의 중요성, 다양한 경험을 위해 영업팀에서 3년 근무 후 현재는 다시 수의학술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사료회사에서의 수의사의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저에게 중요한 건 ‘Work & Life Balance’(일명 워라벨)입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동물병원 스케쥴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서 장기적으로 휴가계획을 세우기도 힘들고 사회적 활동의 제한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주말, 휴일 보장 및 주 5일 근무가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금전적 대우는 회사마다, 사람마다 달라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제가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미래까지의 계획입니다. 현재 받은 금전적 차이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이 중요시하는 것을 고려하여 회사에서의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기에 꿈, 목표 이외에도 장기적 연봉, 목표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Q. 수의사가 사료회사에 취업할 때 필요한 요건들은 무엇일까요?

원하는 업무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요건들이 다 다르기에 딱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굳이 뽑자면, 영어 실력이 있는 것이 당연히 좋겠죠?

또한, 많은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엑셀을 잘하는 능력을 갖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업무라도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계 사료회사다 보니 다른 나라 수의학술팀원들과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피피티 작성 및 발표, 소통 능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습니다. 의견을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또한, 영양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을 나온 것이 아니므로 데이터를 가공, 접근하고 더 유의미하게 도출할 수 있는 영양학적 지식, 배경을 쌓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수의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수의사가 되면 평생 일합니다. 학부생 때 많은 추억과 경험을 쌓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졸업 후에 임상수의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 못 했고, 특히 공부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학술 쪽에서 근무할 것이라도 상상 못 했습니다.

미래를 정하고 가능성을 줄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임상을 할거야라는 생각하면 아무래도 기초과목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겠죠.

또한, 어느 미래를 딱 정하면 나중에 필요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경험들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본인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차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준영 학생기자 ojy39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