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기중 서산축협 조합장 `축산업 살려야 할 의무,수의사에게도 있다`

등록 : 2017.09.27 07:33:00   수정 : 2017.09.26 21:36:59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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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상수의사 중 70%이상이 반려동물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소, 돼지, 닭 등 산업동물 분야에 종사하는 수의사는 20%가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비율도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임상분야로 수의사들이 몰리면서, 반려동물병원 간 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다른 분야에서는 수의사를 뽑고 싶어도 뽑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동물 임상수의사로 오랫동안 활동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축협 조합장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수의사가 있습니다.

바로 최기중 서산축협 조합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최기중 조합장을 만나 서산축협과 대동물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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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의사 인터뷰 공통질문이다. 수의사가 된 이유는?

원래 농촌 출신이고 농업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축산업을 유지·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의대에 진학했다.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 수의대에 간 경우다. 충남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대동물병원에서 경험을 쌓은 뒤 개업하여 소 임상수의사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서산축협 조합장과 충남수의사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Q. 축협 조합장이라는 타이틀을 낯설어 하는 수의사가 많다.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조합장에 출마하게 됐는가?

축협은 축산인들의 지역 대표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축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입되어 있다. 축협은 혼합축산이다. 대동물, 중동물을 같이 담당한다. 품목축협을 포함하여 전국에 총 139개 축협조합이 있다.

지역 조합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농민 조합원들의 조합에 대한 관심이 적다보니 조합의 비리나 경영적인 문제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을 바로 잡고 축협기능을 정상화하여 건전한 축협을 만들기 위해 조합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4년 임기 중 이제 2년 반 정도가 지났다. 당시 선거에서 5명의 후보 중 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거창축협 최창열 조합장도 수의사다.

Q. 조합장으로 활동해보니 어떤가? 

쉽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많은 직원들을 통솔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결집시켜 한 목소리를 내도록 뜻을 모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현재 서산축협 조합원이 1천 명이 넘는데, 사회가 다변화되고 다구조로 가니까 사업보다도 조합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더 어렵다.

Q. 서산축협도 현재 수의사를 채용 중이더라. 최근 축협 수의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조합의 경우 낙농조합도 같이 있는데 조합 수의사가 현재 결원인 상태다. 이번에 각 지자체가 수의사 공무원을 대규모로 채용하면서 축협 조합 수의사로 근무하던 수의사들이 많이 그만두고 공무원 쪽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축협 수의사를 기피하는 이유는 급여나 근무조건이 안 맞기 때문일 것이다. 수의사들이 뜻을 펼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연봉 문제도 있지만, 수의사라는 면허를 가지고 있는데 그 프라이드를 지켜주지 못하는 조합 분위기도 원인인 것 같다.

Q. 최근 수의대학생들이나 젊은 수의사들의 대동물임상 기피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대동물 수의사인 내 경험을 돌아보면 대동물임상을 그렇게 멀리할 필요가 없다. 대동물임상도 매우 보람 있고 재밌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수의사들이 사회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것도 어떻게 보면 대동물 수의사다.

학교에서 비전 제시를 못하는 것도 대동물 기피 현상의 한 가지 이유인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소동물 임상’이라는 한 가지 비전만 바라보고 있어 안타깝다.

사회적인 활동에 많이 참여하고, 수의사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일도 깊게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한 것 같다. 사회적인 가치보다 돈 등 다른 가치에 집중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것에 집중할 경우 혹여나 실패했을 때 다른 대안이 없지 않은가?

돈 보다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많은데, 후배 수의사들이 그런 걸 많이 못 찾는 것 같다.

Q. 대동물임상 기피 현상, 해결 방안이 있을까?

일반 학생들이 수의분야를 처음 접할 때 반려동물 임상 말고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의대학생들이 수의사의 권익과 지위 같은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꼭 반려동물 분야에서만 수의사의 권익과 지위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사회적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이런 부분은 선배들과 학교에서 알려주고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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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충남대 수의대와 함께 산업동물 합동진료봉사를 실시했던데

대동물 분야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니까, 알지 못해서 아예 진출할 생각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봉사활동도 하고 수의대학생들이 산업동물 현장도 보여주기 위해 합동진료봉사를 진행했다.

봉사활동과 더불어 학생들의 관심 환기라는 목적도 있었다. 대동물 임상수의사들과 함께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직접 경험해 본 학생들의 만족도는 좋았던 것 같다. 자주 이런 경험을 갖고 싶어 하더라.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

아직 조합이 덜 안정됐다. 한 번으로는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 두 번째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대동물임상과 관련해서는 ‘제도화하여 뒷받침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축산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 축산에 후계구도가 없다. 자칫 잘못하면 대동물임상 자체가 없는 축산이 될 수도 있다. 도대체 이 분야를 누가 할 것이냐는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대동물 분야는 정말 힘들어 질 수 있다.

그런 제도 중 하나가 바로 가축질병공제제도다.

현재 충남에서 소 진료비 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아산시수의사회를 중심으로 아산에서 성공적으로 사범이 진행된 뒤 이를 충남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충남의 소 진료비 지원사업의 성공을 벤치마킹하여 국가 전체에서 ‘가축질병공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편집자 주 : 충청남도의 ‘소 사육농가 진료비 50%지원사업’은 2010년 아산시를 시작으로 2011년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채택되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진료비 보조사업으로 인해, 진료비에 대한 농가의 부담이 줄어들어 농가에서 수의사를 부르는 횟수가 늘었고, 결과적으로 수의사의 전문적인 처치·치료가 조기에 적용되어 질병 발생 빈도가 줄어듦과 동시에 약값 부담을 낮췄습니다. 충남도, 수의사, 농가 모두 사업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6년 사업규모는 ‘사업량 25,000두, 사업비 25억원’이었으며, 올해 사업비는 5억원 늘어난 3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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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중 조합장은 안희정 지사의 축산특보로 활동하며 ‘소 진료비 지원사업’을 공약에 포함시키는 데 기여했다

충남에서 소 진료비 지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안희정 지사의 공약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안희정 지사가 처음으로 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내가 축산특보를 맡았었다. 그래서 공약에 포함시켰고, 당선된 이후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현재 충남 지역 대동물수의사들의 만족도가 향상됐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

또한, 충남수의사회(회장 전무형)가 일본 시즈오카 현 수의사회와의 상호교류 협정을 맺고 상호 교류하고 있다. 일본 시즈오카 현 수의사회 임원진이 지난 3월 충남을 방문했고, 충남수의사회 관계자들이 곧 시즈오카를 방문한다.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일본의 가축보험제도를 많이 참고하고 있는데, 이번에 시즈오카 현에 방문하여 일본의 가축보험제도를 제대로 보고 올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후배 수의사 및 수의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최근 수의사 공무원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충남지역 공무원 지원자를 보니 소동물임상에 10년 이상 종사했던 분들이 거의 절반이더라. 그만큼 소동물임상 분야가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안타까웠다.

수의대 후배들이 계속해서 소동물 쪽으로만 진출하면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다. 후배들도 이런 부분을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반려동물 임상과 산업동물 임상을 함께 병행하는 혼합동물병원이라는 대안도 있다. 실제 혼합동물병원을 재밌게 운영하는 수의사들도 많다.

수의사의 꽃은 대동물 수의사였다. 힘들지만 실제 필드에 나가서 축주들과 만나고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농촌 경제를 이끌어가는 축산업의 큰 축이었다. 축산업을 살려야하는 의무가 수의사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한다.

막연히 대동물 분야를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수의사로서 도전해서 대동물임상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도 젊은 수의사들이 해볼 만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길을 터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은 선배들의 역할이다.

수의사에 대한 축산인들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있다. 수의사가 축산을 외면하면 할수록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다. 먼 장래를 바라보고 존경받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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