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실험동물수의사회장 허용 `수의사에 의한 동물실험이 진정한 동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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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 중에는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KCLAM, Korean College of Laboratory Animal Medicine)’가 있습니다.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는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동물실험을 추구하기 위하여, 실험동물의 질병, 수술, 마취, 고통경감, 복지 및 동물보호에 관한 연구 교육의 추진 및 보급과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2006년 8월 창립되었습니다.

2006년 10월에는 세계실험동물수의사회(IACLAM)에 가입하여 미국실험동물수의사회, 일본실험동물수의사회, 유럽실험동물수의사회와 함께 IACLAM에 가입한 4번째 실험동물수의사회가 되었습니다.

2009년부터는 ‘한국실험동물전문수의사 인정시험’을 통해 실험동물전문수의사(DKCLAM)를 배출하고 있습니다(현재까지 총 37명 배출). 또한 최근에는 검역본부와 함께 역대 최초로 ‘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근래에 동물복지를 언급하며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전문가인 수의사를 통해서 진정한 동물복지를 고려한 동물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하는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허용 회장님을 만나 실험동물수의사회의 여러 활동과 동물실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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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장

Q. 최근 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그렇다. 최근 검역본부 동물보호과와 함께 ‘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 중이다.

실험동물과 관련된 법률, 동물보호법 등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으로 통증관리, 안락사, 실험동물의 수송, 검역, 인도적인 실험종료 등 동물실험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이번 첫 번째 가이드라인에는 고통 등급의 분류, 설치류의 인도적 실험종료 기준, 설치류의 안락사 방법, 실험동물전임수의사(Attending Veterinarian)의 정의 및 역할 등 4가지 내용을 담았다.

가이드라인 제작은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에서 먼저 기획하여 검역본부 측에 건의했으며, 실험동물수의사회에서 가이드라인의 저술을 맡고, 검역본부 동물보호과에서 제작·배포를 담당했다. 현재 전국 200여개 동물실험기관으로 배포되는 중이다.

올해 여름에는 실험동물의 수송, 검역, 사후관리 등에 관한 2차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예정이고, 앞으로도 다뤄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이드라인 제작을 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지침으로 지정되어야 할 것같다.

즉, 법에는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동물실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시행령, 시행규칙, 지침 등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번 가이드라인이 그런 가려움을 긁어주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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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

Q. 실험동물수의사를 흔히 AV(Attending Veterinarian)라고 부르는데, 아직 생소한 측면이 있다.

AV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의사 면허증을 소지한 수의사 중 실험동물의 진료(care), 관리(management) 분야에서 다년간 교육과 경험을 축적한 자로서 생산, 교육, 연구 목적으로 실험동물이 유지되고 있는 기관 또는 기업 등 실험동물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실험동물전임수의사(AV)의 정의 및 역할을 함께 게재했다.

그동안 AV의 국내 공식 명칭과 그 역할이 애매모호했었는데, 그것을 정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국내 공식 명칭으로 실험동물 관리수의사, 전담수의사, 책임수의사, 선임수의사 등 다양한 명칭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실험동물전임수의사’로 명칭이 확정됐다.

실험동물분야에서도 동물보호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할수록 전문가인 수의사의 역할이 커진다. 전문가로서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수의사에 의한 동물실험이야 말로 진정으로 동물복지를 고려한 실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AV의 역할은 실험동물의 건강복지 증진을 위한 모든 활동, 실험동물에 대한 수의학적 처치 및 관리, 동물실험의 윤리적인 측면 검토·평가, 시설관리, 실험 수행자들에 대한 직업안전보건 업무 등 다양하다.

 

Q. 수의사에 의한 동물실험이야 말로 진정으로 동물복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실험 자체를 반대하기도 하는데.

동물보호단체들의 입장과 취지도 충분히 이해한다. 해외에는 테러 위협까지 가하는 극단적인 단체들도 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실험의 유효성은 어쩔 수 없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동물이 많이 사용되니, 사용되는 동물 수를 줄이자고 reduction을 주장한다. 그런데 실험동물의 복지라는 것이 꼭 reduction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따라서 우리 수의사들이 전문가로서 해야 할 역할은 ‘의견이 다르다고 동물보호단체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의사라는 전문가를 통한 동물실험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동물복지를 고려한 동물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Q. 실험동물의 국제간 수송에 대한 성명서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운송과 관련된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KCLAM)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다.

사실 실험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도적인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 많은 실험동물기관들이 3R(Reduction, Replacement, Refinement)의 원칙에 입각해 동물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은 실험동물, 그 중에서 특히 영장류에 대한 국제간 수송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세계실험동물수의사회(IACLAM)가 의견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세계실험동물수의사회에 등록된 4개 수의사회 단체가 각 국가의 형편에 맞게 공조하려고 한다.

이런 취지로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도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운송에 관련된 KCLAM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구는 거의 확정됐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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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개최된 한국실험동물전문수의사(DKCLAM) 인정시험 합격자 인증서 수여식

Q.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의 장으로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우선 실험동물수의사회는 1년에 4회 연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 1번은 포럼 형태로, 1번은 워크숍 형태로 진행한다. 거기에 한국실험동물전문수의사(DKCLAM) 인정시험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실험동물학회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따라 실험동물수의사회에서도 실험동물학회 30주년 행사에 일정부분 참여하고 기여할 생각이다.

또한 올해 여름에는 실험동물의 검역, 운송, 사후관리 등에 관한 2차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회원들의 권익향상 및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우리 실험동물수의사회는 대한수의사회에 등록된 직능단체로서 회원들의 권익신장이 최대 목표다.

이를 위해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식약처 관할)과 동물보호법(농식품부 관할)에 AV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되도록 하고 싶다.

현재 동물보호법에는 실험동물수의사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에는 ‘실험동물수의사’라는 명칭도 게재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실험동물 시설에서는 AV를 의무 고용토록 하는 등 구체적으로 우리 수의사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터뷰]실험동물수의사회장 허용 `수의사에 의한 동물실험이 진정한 동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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