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증진·수의학 교육 위한 사체 활용, ‘남용 없는 투명성’과 ‘교육 개선’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유기동물 사체 기증법에 기여한 전북대 안동춘 교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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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 교육·연구를 위해 동물보호센터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사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동물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해 10월 27일(화) 공포됐다.

개정법은 1년 후인 2027년 10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사체 제공 및 활용에 대한 세부 절차와 운영 기준은 시행규칙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전북 전주을)이 해당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국회를 통과하는 데에는 전북대에서 수의해부학을 가르치고 있는 안동춘 교수의 역할이 있었다.

안 교수는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남용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보호센터의 동물 관리와 이후 사체 활용을 완전히 분리하고, 연간 계획 수립과 증빙을 포함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대처럼 사체의 방부처리와 관리, 보고 등을 전담할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으로부터의 사체 기증 문화가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해부 실습 설비를 설명하는 안동춘 교수

한 해 주어지는 해부실습 예산은 100만 원 남짓이다. 비글 한 마리도 사기 어려운 돈이다. 예전에 예비용으로 마련해 두었던 카데바도 소진됐다. 사체 기증이라도 섭외하기 위해 전북수의사회 행사에 가서 선후배 수의사들에게 호소했을 정도다. 그렇게 사체를 주겠다는 보호자 분들을 찾아 당진으로, 전주로 향했다.

살아있던 개체를 안락사하는 과정에서 방혈하면서 방부 처리하는 현대적 기법은 국내에서 1950년대 후반부터 이미 자리잡았다. 하지만 사람은 이미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카데바로 활용한다.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 있었을 당시부터 경험이 있었다. 개에서도 사후에 카데바로 전환하는 방법을 연구해 확보했다. 계속 보완하고는 있지만 현재도 가능하다.

국내에는 아직 반려동물 사후 교육·연구 목적으로 기증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 관을 통해 기증·제공 받는 체계를 구축하면 민간에서도 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동물보호센터에서 해마다 많은 유기동물이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다. 살아 있는 동물을 카데바로 만드는 대신 이들 사체를 활용하면 실험견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 실험동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3R 원칙에도 부합한다.

동물보호센터로부터 병성감정의 형태로 의뢰받는 방식도 고민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공무원은 민원 소지에 민감하다 보니..법적 근거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성윤 의원도 개정 필요성에 공감해주셨다.

그런 우려가 없도록 동물보호센터의 보호동물 관리와 사후 활용은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 사체가 생긴 이후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해부실습으로 따지면 전국적으로 필요한 카데바는 연간 100마리 정도가 될 것이다. 한 해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연사·안락사되는 숫자보다는 훨씬 적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 수의학교육 인증은 학생들의 부검 역량과 그에 필요한 부검 실습을 요구한다. 이와 연관된 병리학은 물론 외과 등 다양한 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사체 제공과 연계한 병성감정을 통해 동물보호센터의 질병 관리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피드백되어야 한다.

의과대학에는 전담 관리 인력이 이미 있다. 시신 확보부터 방부처리, 해부실습의 운영과 후 처리 등 전반을 관리한다. 수의과대학에도 향후 동물보호센터와의 협조부터 내부 관리를 담당할 전담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냉동·냉장으로 사체를 보관할 시설도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전담인력·시설이 관리 주체가 되어야 한다. 각 과목별 학부생 교육, 수의사 연수교육 등 용도별로 연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실제 활용도 사진 등 증빙을 포함해 보고해야 한다. 의료폐기물로서 적법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것은 현재와 마찬가지다.

그렇다.

사실 법 개정을 제안할 때는 기본적으로 수의과대학에서의 교육·연구를 떠올렸다. 하지만 대학으로만 수의학 교육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대학과 외부기관이 교육에 협력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건전한 활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선 안 되겠지만..대학 외의 기관에 적용한다면 특정한 기준이나 심의가 필요할 수 있겠다.

동물보호센터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민간으로부터의 사체 기증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셈이다. 대학은 물론 일선 동물병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국 교육은 경험이다. 실제 환자를 다루기 전에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다. 수의과대학 학부생은 물론 수의사에 대한 계속교육도 생각해야 한다. 동물보건사에 대한 교육 기회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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