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건사를 가축방역사로, 퇴직공무원을 가축방역관으로

방역 인력 부족·기피에..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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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축방역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허들을 넓힌다. 퇴직한 수의사 공무원을 지자체 가축방역관으로, 동물보건사를 가축방역사로 위촉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7월 23일(목) 입법예고했다.

(사진 :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가축방역관 위촉 대상으로 ‘가축방역·축산물 위생·축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수의사 공무원’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가축방역관으로 위촉될 수 있는 민간인력은 공수의인 동물병원 수의사로 한정됐지만, 이를 동물병원에 속하지 않은 퇴직 공무원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기존에도 경기, 강원, 전북, 경남, 전남 등 여러 지자체가 퇴직 공무원을 활용해 왔다. 가축방역관은 부족한데 신규 수의사 공무원 채용에 난항을 겪은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퇴직 공무원 사회공헌사업’을 활용해 축산관계시설 방역점검이나 시료채취를 맡기거나, 공수의 지정을 통해 축산물 검사관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아예 임기제 공무원 형식으로 다시 채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정안은 가축방역관 위촉 해제 사유도 신설했다. 수의사 면허·동물진료업(공수의)이 정지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가축방역관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게을리한 경우 위촉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가축방역관 본인이 해제를 신청한 경우도 사유에 포함시켰다.

농식품부는 “가축방역 인력 감소로 인한 가축방역관 부족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위촉한 가축방역관이 직무 수행에 문제가 있어도 위촉의 해제에 대한 근거가 없는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만 퇴직 공무원 활용은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는만큼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면 대한수의사회가 제안하는 ‘3·6·9’ 해법(동물위생시험소 3급기관 승격, 수의직 공무원 6급 임용, 수의사 특수업무수당 월90만원) 등 현직자 처우개선이 핵심이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경기 화성갑)은 2025년 국정감사에서 가축방역사 부족 문제를 지목했다. 방역사 1인당 500개가 넘는 농장을 담당해야 하는데, 채용은 줄고 퇴사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에 따르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가축방역사 정원은 496명이다. 470명대 정원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열악한 근무여건과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퇴사자가 많다.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퇴사한 인원만 173명이다. 5년 동안 1/3 이상이 물갈이된 셈이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가축방역사 위촉 대상을 늘린다. 기존의 ▲축산산업기사 ▲수의학·축산학·생물학·보건학 전공자 ▲가축방역업무 수행 경험자에 더해 ‘동물보건사’를 자격 요건으로 추가한다.

농식품부는 “가축방역에 관한 사무를 처리할 전문인력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가축방역사로 위촉할 수 있는 대상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2022년 이후 4천명 넘게 배출된 동물보건사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합한 지를 두고서는 의문부호가 떠오른다.

수의사법상 동물보건사는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진료 보조 업무에 종사하는 자격이다. 논의 단계부터 개·고양이 진료를 보조하는 역할을 전제했다.

동물병원 밖에서 가축을 다루는 일은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에도, 졸업하면서 치르는 자격시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 농식품부가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동교협)에 의뢰해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는데, 여기에도 농장동물 관련 내용은 필수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양성기관 학제가 2~4년으로 다양하다 보니 3·4년제에서 도입할 수 있는 선택교과로 산업동물과학이나 산업동물보건학이 제시된 정도다.

동교협 박영재 회장은 “동물보건사 입장에서는 활동 영역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제대로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3·4년제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은 축산 관련 교과에도 학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이론수업뿐이라 실습은 없고, 2년제 양성기관은 필수교육과정과 반려동물 관련 교과를 운영하기에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박영재 회장은 “현재의 동물보건사들은 소·돼지는 물론 닭도 만져본 적 없을 것”이라며 “(동물보건사를 가축방역사 자격 조건으로 부여하려면) 농장동물과 관련한 실습을 진행하고, 관련 인수공통감염병이나 공중보건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밖에도 농가의 방역 협조를 강화하기 위해 살처분보상금 감액과 경감률을 확대 조정한다.

백신 등 주사·투약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 대한 살처분보상금 감액 비율을 현행 5%에서 20%로 대폭 확대한다. 반면 질병관리등급 부여, 가축전염병 최초 신고에 따른 감액 경감률을 각각 5%p 상향한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 농가에 대한 경감(10%)도 신설한다.

현행 20%인 살처분보상금 하한선도 30%로 올린다. 다만 구제역 백신접종에 대해서는 최저 보상금 하한선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 백신 기피를 억제한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9월 1일(화)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나 농식품부 방역정책과(ogane94@korea.kr)로 개진할 수 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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