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동시에 여름휴가 연차 쓴대요’ 연차촉진제도와 성수기 인력 관리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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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동물병원에서도 연차휴가 사용 시기가 한데 몰린다. 직원 입장에서는 오래 기다려온 휴가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 예약이 꽉 찬 날 두세 명이 동시에 휴가를 신청하면 당장 운영에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휴가 사용을 계속 미루기만 하면 연말에는 정산해야 할 미사용 연차수당이 쌓인다. 결국 직원은 제때 쉬지 못하고, 병원은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안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지난 제17화에서는 연차대장을 정비해 미사용 연차수당을 정확히 정산하는 방법을 다뤘다. 이번 화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원이 연차를 제때 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연차촉진제도의 절차와 여름휴가철 인력 공백을 함께 관리하는 실무 방법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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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제61조는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정하고 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직원이 실제로 휴가를 쓰도록 병원이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시기를 조율하도록 하는 데 있다.

사용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연차 사용을 서면으로 촉구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면한다. 반대로 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그냥 방치했다면, 병원이 미사용 연차수당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

절차는 근속 1년 이상 직원과 1년 미만 직원이 다르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의 경우, 휴가 사용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미사용 휴가 일수를 서면으로 알리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직원이 이 촉구를 받고도 10일 이내에 사용 시기를 정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사용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해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근속 1년 미만 직원은 별도 절차가 있다.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미사용 휴가 일수를 알리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이때도 직원이 10일 이내에 응답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사용 시기를 지정해 통보해야 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1년 미만 직원은 입사 후 매월 개근 시 하루씩 연차가 발생하는데, 3개월 전 기준 촉구 시점 이후에도 10번째와 11번째 달에 발생하는 연차 이틀이 남아 있다. 이 이틀에 대해서는 별도로 한 번 더 촉구해야 한다.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을 기준으로 5일 이내에 서면으로 다시 촉구하고, 이 촉구에도 근로자가 응답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해야 한다.

이 두 번째 촉구를 빠뜨리면 앞선 3개월 전 촉구가 있었더라도 해당 이틀 분에 대해서는 촉진제도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아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핵심은 서면이다. 구두로 여러 번 사용을 권했다고 주장해도 서면 촉구와 통보라는 두 단계를 각각의 기한 안에 지키지 않았다면 촉진제도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연차촉진제도를 실시했다는 서류만 갖춰 두면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원장이 많다. 그러나 서면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지정한 휴가 사용 시기에 근로자가 실제로 업무에서 배제되어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함께 살핀다. 사용 시기를 지정해 통보해 놓고도 정작 그날 근무를 시키거나 업무 인수인계를 이유로 출근을 요구했다면, 촉진제도의 효력은 부정되고 수당 지급 의무가 되살아난다.

동물병원처럼 인력이 적은 사업장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문제가 된다. 사용 시기를 지정해 통보했더라도 막상 그날 다른 직원이 급하게 결근하거나 예약이 몰리면 지정된 휴가자를 불러 근무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서면 절차를 아무리 완벽하게 갖췄어도 실질적으로 휴가 사용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촉진제도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

연차촉진제도가 미사용 수당 문제를 막는 장치라면, 여름휴가철 인력 공백은 별도로 조율해야 하는 문제다. 원칙적으로 근로자는 원하는 시기에 연차를 사용할 권리가 있고,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한다.

다만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 따라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이 예외는 단순히 바쁘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고,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동시에 다수 인원이 겹쳐 병원 운영이 사실상 마비되는 수준이어야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기 변경권은 어디까지나 예외이지, 직원의 휴가 사용을 미루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시기 변경권에 기대기보다는 사전 조율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여름이 오기 전 6월 중에 직원별 희망 휴가 시기를 미리 취합하고, 겹치는 날짜가 있으면 순번을 정해 조율하는 절차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순번을 정할 때는 매년 같은 직원이 불리한 시기만 배정받지 않도록 순환하는 기준을 문서화해 두면 형평성 시비를 줄일 수 있다.

성수기에 단기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 정식 직원과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가 있다. 단 며칠 근무하는 인력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임금, 근로시간, 휴게시간, 업무 내용을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해야 하며, 이를 생략하면 근로감독 시 지적 대상이 된다.

수의테크니션이나 동물간호사를 단기로 채용하는 경우 자격증이나 면허 확인 절차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급하게 채용하다 보면 서류 확인이 소홀해지기 쉬운데, 무자격자에게 진료보조 업무를 맡기면 병원 운영상 별도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 대체 인력이라 하더라도 근로 기간이 1주일 이상이고 소정근로시간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4대보험 가입 대상이 될 수 있다. 초단기 계약이니 보험 처리가 필요 없다고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근로 조건에 따라 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직원별 연차 발생 일수와 근속 기간을 정리해 촉진 절차의 기준일을 파악해야 한다. 근속 1년 이상과 1년 미만 직원의 기준일이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서면 촉구와 통보 문서 양식을 미리 준비해 기한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발송 사실과 날짜를 증빙할 수 있도록 이메일이나 서면 수령 확인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여름휴가 희망 시기를 6월 중 취합해 겹치는 인원을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 조율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대체 인력 채용 계획을 미리 세워 두는 것이 좋다.

넷째, 지정된 휴가일에는 실제로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급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지정된 휴가자를 부르는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체 근무 인력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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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촉진제도는 병원의 수당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류 작업이 아니라, 직원이 제때 쉴 수 있도록 병원이 미리 안내하고 조율하는 절차다.

여름휴가철 인력 공백 역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참거나 양보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전에 서로의 사정을 조율해야 풀리는 문제다.

직원의 휴식권과 병원 운영이라는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 준비해 둔 병원이라야 여름을 매년 반복되는 갈등 없이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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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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