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려동물 가족 늘리기? 이번 교육감선거가 기회다
교육감 후보 공약에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담길 수 있도록 수의계 노력 필요

최근 일부 통계에서 국내 반려견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반려동물 수 감소는 일선 동물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수의사회가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홍보 캠페인과 민관 정책 논의를 주도할 플랫폼을 준비한다. 가칭 ‘반려동물과 함께’ 포럼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이 포럼을 통해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삶의 긍정적 가치를 사회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이 주는 정서적 안정, 가족 간 유대 강화, 생명 존중의 경험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다.
분명 의미 있는 시도이며, 수의계 현실을 고려했을 때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캠페인이라도 광고와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람의 마음은 문구가 아니라 경험으로 움직인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과거 전국 초등학교에서는 수의사가 직접 학교로 찾아가는 동물보호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됐었다. 아이들은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행동과 습성, 올바른 돌봄 방법, 펫티켓,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고, 실제 동물과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었다.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약한 존재를 배려하는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이었다.
현장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았다. 대한수의사회는 직접 교육 교재를 만들고 수의사 강사를 교육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국 단위 사업은 중단되고 말았다.
지금은 인천 등 일부 지자체 교육청에서 자체 예산으로 ‘초등학교 동물사랑교육’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이제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해야 할 시점이다. 마침 오는 6월 3일 열리는 지방선거가 기회다.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지기 때문이다. 교육감 후보에게 AI 교육, 디지털 교육, 입시 정책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으면서, 그 출발점으로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도입을 제안해야 한다.
동물보호교육은 그저 “동물을 좋아하게 만드는 교육”이 아니다. “책임을 배우는 교육”이다. 충동적 동물 구매와 유기를 줄이고,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든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출발점이다.
실제로 어릴 때 긍정적으로 반려동물을 경험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책임감 있는 보호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동물을 접할 기회조차 없는 사회에서는 반려동물 문화 자체가 점점 낯설어질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감소 원인 중 하나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의 단절일 수도 있다. 초등학생들이 유튜브, SNS에 익숙해지면서 동물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은 아이들에게 생명존중 의식을 심어주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우며,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교육감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활성화’를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수의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부수의사회와 협력해 초등학교로 수의사가 찾아가는 체계를 지역에서 먼저 구축하고,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이 사업을 예산 절감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가치 측면에서 재평가해야 한다.
대한수의사회가 바라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 확대는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단순 숫자 늘리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책임감 있고 건강한 반려문화를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출발은 어른 대상 캠페인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동물을 만나고 배우는 경험이어야 한다.
미래의 보호자는 오늘의 초등학생들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가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활성화’와 ‘올바른 반려인구 증가’의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