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도비 공수의 도입, 안락사 트라우마 수의사 심리지원’ 수의사법 환영
“수의사 직업 지속가능성 제고할 의미 있는 제도적 진전”
공수의 위촉 권한을 시·도지사로 확대하고, 동물의 인도적 처리(안락사)를 수행하는 수의사에 대한 심리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개정 수의사법이 5월 12일(화) 공포됐다.
대한수의사회(회장 우연철)는 “방역업무 민간 이양 기반 확대를 통한 가축 질병 방역체계 강화 및 수의사 정신건강 보호를 통한 직업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의미 있는 제도적 진전”이라며 수의사법 개정을 환영했다.

개정 수의사법 공포, 도비 공수의 제도화
광역 대응, 검사관 인력 확보 기대
이번 개정법에는 공수의 위촉 권한을 확대하고 해촉 근거 등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서천호 의원안과 수의사에 대한 심리지원 근거를 마련한 임호선 의원안이 담겼다.
서천호 의원안은 기존에 시장·군수에게 부여됐던 공수의 위촉 권한을 시·도지사까지 확대했다.
축산 규모가 큰 도청이 직접 공수의를 위촉할 수 있어 시군 경계에 국한되지 않은 광역 단위 방역 대응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군 단위의 비교적 좁은 활동 범위를 가진 소 진료와 달리 돼지, 가금 진료는 도 단위를 넘어 전국 단위로 진행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돼지·가금의 주요 전염병 방역에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일명 ‘도비 공수의’가 필요한 이유다.
수의직 공무원 부족으로 도축장 검사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시도지사가 임명한 공수의를 검사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도 경남 등 일부 지역이 공수의를 검사관으로 위촉하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해당 도축장이 위치한 시군으로부터 공수의를 위촉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곧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도비 공수의를 확보, 검사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도 행정 경계를 넘나드는 가축방역 업무 수행과 염소 등 소수 축종 질병 발생에 대한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민간 수의사를 공수의로 위촉해 부족한 가축방역관 또는 검사관 인력을 보완할 수도 있다.

번아웃, 자살률 높은 수의사들
심리지원 근거 마련
임호선 의원안은 동물의 인도적 처리를 담당하는 수의사가 그로 인해 겪는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대수는 “수의사가 동물의 인도적 처리 등으로 반복적인 상실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지만, 사람 의료체계와 달리 직무 특수성에 따른 정신건강 지원체계나 제도적 보호장치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대한수의사회와 서울신문이 전국 수의사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7%는 동물의 인도적 처리 시 괴로움과 트라우마를 느꼈다고 답했다. 미국 등 관련 연구에서도 수의사의 자살률은 일반 시민보다 2~4배가량 높았다.
수의사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직무 스트레스와 번아웃, 인도적 처리로 인한 우울감이 수의사 직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임호선 국회의원은 지난달 열린 충청북도수의사회 2026년도 연차대회에 방문해 “16년을 키운 반려견을 떠나 보낸 후 참 힘들었다”면서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많은 만큼 동물을 떠나 보내는 수의사들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했다. 그 트라우마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달 30일 제28대 집행부의 수의사복지위원회(위원장 양철호) 첫 회의를 열고 수의사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고 안전한 업무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현장 의견수렴과 정책 발굴을 본격화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은 “이번 수의사법 개정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흔들리는 국가 방역체계를 보완하고, 수의사의 정신건강과 직업 지속가능성을 국가가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기대했다.
이어 “수의사의 업무환경과 정신건강은 국가 방역과 같은 공중보건 서비스, 그리고 국민이 받는 동물의료서비스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면서 수의사들이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