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감사에서 ‘동네북’ 된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료사고, 마약류 관리 위반, 인체약 공급, 펜타닐패치 사용 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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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정감사 첫 주 일정이 소화됐는데, 동물병원이 ‘동네북’이 됐다. 첫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동물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회의원의 지적이 이어졌다.

김승남 의원, 동물병원 의료사고 지적

먼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10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동물병원 의료사고 피해자(보호자)를 참고인으로 신청하고 “동물병원 진료 시작 30초 만에 반려견 죽는 사건도 있었는데, 수의사 처벌도 없고, 동물의료사고의 정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동물병원 의료사고 관련 참고인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역대 최초였다.

ⓒ김승남 의원실
ⓒ김승남 의원실

김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동물병원 의료분쟁 관련 사건과 수의사 면허효력 정지 처분 현황을 직접 공개하며 “동물의료도 사람의료처럼 의료사고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하고, 수의사의 의료과실로 반려동물이 사망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처럼 반려인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농식품부가 동물의료사고·분쟁 가이드라인과 사고로 인한 분쟁을 실질적으로 조정·중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도 반려동물 의료사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동물의료사고 발생 시 반려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위원회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거쳐 동물병원 의료사고·분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안병길 의원, 동물진료부 공개 의무화 필요성 지적

같은 날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사진, 부산 서구·동구)은 국내 펫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를 언급했다.

안 의원은 “동물병원은 자가진료 위험이 높다며 진료부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진료부 공개 의무화가) 있어야 펫보험 가입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 동물병원의 마약류 불법사용 및 오남용 지적

동물병원에 대한 국회의원의 문제 제기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도봉갑)이 5일 “동물병원의 마약류 불법사용 및 오남용 가능성 차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재근 의원은 “동물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체용의약품에는 마약류 16종이 포함되어 있는데, 동물병원의 특성상 소분해서 재사용도 가능하고, 사용량을 부풀려 기록하고 남은 양을 병원에 두는 등 오남용이 우려되는 사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재근 의원실

인 의원은 특히, 수의사의 마약류 관리 위반 행정처분 현황 자료를 공개하면서 “미보고·거짓보고 등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 위반으로 인한 수의사 처분 건수는 2017년 6건, 2018년 5건, 2019년 8건에서 2020년 54건에 달하여 전년 대비 약 7배 증가했고, 2021년은 58건, 2022년 9월 현재 43건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서영석 의원, 동물병원 인체용의약품 공급 문제 의혹 제기

다음날(6일)에는 약사 출신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부천시정)이 나섰다.

서영석 의원은 “인체용의약품 배송 등 동물병원 관련 약사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강력하게 언급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특정 시도에 있는 약국에서 다른 시도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인체용의약품이 공급된 것에 주목하며 “배송을 통해 인체용의약품을 다른 시도에 있는 동물병원에 공급했다면 이는 약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서영석 의원은 전체 공급병원의 99.4%, 공급건수의 99.8%, 공급수량의 99.6%를 9개 약국이 차지하고 있다”며 “한 약국이 많게는 953개 동물병원에 85만 개의 인체용의약품을 공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동물병원이 무법천지 행태로 약사법을 위반해가며 인체용의약품을 공급받았다면 그것이 사람의 의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지지 않는지도 철저한 단속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영 의원, 동물병원 펜타닐 패치 처방 급증 지적

7일에는 의사 출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동물병원의 펜타닐 패치 처방 문제를 제기했다.

ⓒ신현영 의원실

신현영 의원은 “2021년 한 해 동물병원에서 펜타닐 패치가 처방된 건수는 10,862건으로, 2019년 5,602건의 비해 2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의료기관에서의 처방 건수는 줄었다(122만건→113만건)”고 설명했다.

신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동물병원은 월평균 89개소였으며, 총 11,937마리의 동물에게 10,862건이 처방됐다. 2019년에 비해 월평균 처방기관 수는 55% 증가했으며 처방받은 동물 수는 83% 증가했다.

신현영 의원은 “의료기관은 2021년 10월부터 펜타닐 패치 등을 처방한 의사에게 처방정보 제공 및 주의를 촉구하고 추적관찰을 통해 처방개선 여부를 관리하는 ‘사전알리미’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동물병원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펜타닐 패치는 의존성이 있어 쉽게 오남용될 우려가 상당한 만큼, 동물병원에서 처방이 늘어나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올바른 처방이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감시체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물병원 지적에 여야 없어

10월 4~7일까지 단 나흘 동안 총 5명의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동물병원에 대한 지적을 했다. 동물병원 지적에는 여야가 없었고(여당 의원 1명, 야당 의원 4명), 농해수위에만 국한되지도 않았다(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명, 보건복지위원회 3명).

문제는 동물병원과 수의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현실성이 떨어지는 지적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동물병원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자극적인 이슈로 화제를 모으려는 의원들의 욕구가 더해지는 형국이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 각 부처는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국정감사장에서 얻어맞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10월 24일까지 계속된다. 남은 기간 동물병원과 관련되어 또 어떤 지적이 나올지 걱정이다. 이에 대한 수의계의 대책은 과연 무엇인가.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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