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더 나은 케어 제공하려면 수의사가 잘 쉬어야죠”

WSAVA 2026에서 수의사 정신건강 조명...공감 피로·의사결정 피로 등 수의사 고충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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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51회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 콩그레스 2026)가 10월 13~15일(화~목) 폴란드 바르샤바 엑스포 XXI에서 개최됐다. 이번 콩그레스에서는 특별히 수의사의 정신건강과 웰빙 세션도 마련됐다.

세션 첫 강의에서 “수의사들이 공감피로(연민피로), 의사결정피로를 많이 겪는다”며 “반려동물의 더 나은 케어를 위해 수의사들이 자신들의 정신건강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미국의 의사 Tony Reed

먼저, 미국의 가정의학과 의사인 토니 리드 박사가 공감피로(Compassion Fatigue)에 대해 강의했다. 리드 박사는 WSAVA 원헬스위원회 위원이다.

리드 박사는 수의사와 의사처럼 아픈 환자를 진료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에 공감해야 하는 ‘고스트레스 직업’에서 공감피로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과 가정을 잘 분리하지 못하고, 휴식 시간이나 자기 관리가 부족할 경우 공감피로가 더욱 심해진다.

리드 박사는 공감피로 해소를 위해 자신이 공감 피로를 겪고 있음을 먼저 인식하고,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과 마음을 털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추천된다.

동물병원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리드 박사는 “심리적 안정과 협력을 중시하는 병원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의료진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 회복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수의테크니션(RVT) Beckie Mossor

두 번째 강의는 미국의 수의테크니션(RVT)인 베키 모서가 맡았다. 수의사가 겪는 ‘의사결정피로(Decision Fatigue)’가 주제였다.

베키 모서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평균 3만 5천 건의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다 보면 정신적으로 지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저녁 메뉴는 뭐가 좋아?”라는 질문에 “아무거나 먹자”라고 답하게 된다. 더 이상 생각이나 고민을 하기 싫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의사결정피로’라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더 이상 덤벨을 들지 못하는 실패지점(Failure Point)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러한 의사결정피로는 실제 진료 현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키 모서 테크니션은 “수의사의 뇌가 지쳐서 의사결정피로를 겪으면 반려동물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며 “반려동물 더 좋은 치료를 받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수의사 스스로 의사결정피로에 빠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결정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을 단순화할 것을 추천했다. 옷차림이나 식사 메뉴 등 일상적인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매일 같은 옷을 입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TV보는 시간, 스마트폰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서 뇌를 쉬게 하는 것도 좋다.

의사결정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들도 소개했다. 잠을 잘 자고, 몸을 움직이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다. 또한, 진료 중간중간 짧은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베키 모서 테크니션은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돌보고, 이를 통해 보호자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직업”이라며 “수의사가 잘 쉬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반려동물에게 더 나은 케어를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에게 더 나은 케어 제공하려면 수의사가 잘 쉬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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