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직 기피는 옛말?’ 검역본부·수도권·대도시, 수의직 공무원 지원 늘었다

서울 수의직 경쟁률 3.4대1 기록, 임상 환경 악화에 영향받나..축산 규모 큰 시도는 기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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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직 공무원에 대한 지원 기피 현상이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부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축산 규모가 크고 가축방역과 관련한 업무 부담이 높은 도 단위 광역지자체는 여전히 큰 미달이 발생하고 있지만, 수의6급 채용을 적용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나은 지원율을 나타냈다.

전국 시도와 지자체 인터넷원서접수센터에 공개된 수의직 지원 현황

전국 광역지자체와 지방자치단체 인터넷원서접수센터에 공개된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 지원 현황을 취합한 결과 2026년 전국 11개 광역지자체가 공고한 선발예정인원은 30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182명이 원서를 접수해 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인천·경기·경북 2회 선발 누적 반영).

이 중 선발예정인원보다 지원자가 많아 1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 곳은 서울, 인천(제2회 임용시험), 경기(제4회 임용시험), 부산, 세종으로 확인됐다.

인천과 경기는 상반기에 진행된 임용시험에서는 지원자가 선발예정인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하반기 임용시험에서는 역전됐다.

서울은 17명 선발에 58명의 지원자가 몰려 가장 높은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올해 공고한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 수의7급(수의주사보) 33명 모집을 공고했는데, 지원자 67명이 몰리면서 2대1까지 경쟁률이 올랐다.

과거 수의직 공무원 자리 중 상대적으로 선호됐던 수도권과 대도시, 검역본부를 중심으로 지원세가 회복된 셈이다.

반면 축산 규모가 큰 경북, 전북, 충남 등에서는 여전히 지원자가 선발예정인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경북은 두 차례 임용시험을 공고했지만 각각 지원자가 4명에 그쳤다. 상반기 지원자가 3명에 그친 전북은 10월 16일 추가 임용시험 계획을 공고했다.

수의6급 채용에 대한 선호도도 나타났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도청 소속을 6급으로, 시군 소속을 7급으로 뽑는다. 8명 선발을 예고한 도청에는 8명이 지원한 반면, 7급으로 예고된 8명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충청북도는 공개된 응시 현황을 확보할 수 없었지만, 수의6급으로 채용을 시도한 증평·진천에서 최종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 검역본부 수의사 공무원 지원 현황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수의직 공무원 지원자 증가의 요인으로는 우선 외부적인 환경이 지목됐다. 수의사 공무원에 대한 처우는 아직 별반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 수의사 공무원 A씨는 “공직에 대한 처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며 “정주여건이 좋은 곳에 지원자가 몰린다 해도, 다른 지방의 공직자들의 이동이 포함된 것일 수 있다. (수의직 공무원의) 총량이 크게 변하는 일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 등 공직에 강점이 있는 근로복지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허수가 조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수의사 공무원 B씨는 “반려동물 임상시장의 경기에 영향을 받는 느낌이다. 활황이면 있던 직원도 나가지만, 지금은 워낙 경쟁이 심하고 1인 원장 동물병원이 특히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원자가 다소 있다 해도 실제 응시인원이나 면접인원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실제 채용까지 이어지는 인원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라밸이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지목됐다. 서울·인천·부산 등 대도시에 지원자가 몰리고, 경기도의 경우에도 방역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청이나 주요 축산시군보다 성남·부천·안양 등 도시화된 곳에 지원자가 집중됐다.

젊은 사람이 없다는 지적도 여전했다. 임상 등 타 직역에서 일하다 공직으로 전환하는 40대 전후 이상의 인력이 다수라는 것이다.

졸업 직후부터 공직에 들어오려는 경우는 드문 반면 동물병원을 운영하다 늦은 나이에 입직하거나, 봉직수의사로 수 년을 일하다 개원 대신 공직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거듭됐다.

늦깎이 신입이다 보니 행정업무를 새로 배우거나 조직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수의사 공무원 C씨는 “(지원한 수의사의) 나이가 좀 있다고 가릴 처지는 아니다”라면서 “복잡한 행정업무를 맡기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동물 관련 민원 대응 등에는 더 유연한 역량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젊은 수의사들이 공직을 택해 건전한 조직 구성을 갖추려면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거듭됐다. 수당을 포함한 급여 인상과 승진 인사 적체 완화가 관건이다.

하지만 수의직 공무원 조직이 가장 큰 경기도는 21일(수)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관련 조직을 오히려 축소했다. 기존 축산동물복지국을 농수산생명과학국과 합친 ‘농축수산생명국’으로 통합하고, 반려동물과는 사업소로 내려보낸다. 수의직의 인사 적체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는 셈이다.

A씨는 “6급으로 채용해야 그나마 관심이 좀 생기는 것 같다”며 “수당을 월 60만 원 이상으로 현실화해야 가시적인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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