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연구소, 전남대 수의대와 돌고래 부검 및 연구방안 논의
쇠돌고래, 큰머리돌고래 부검... 해양포유류 해부학적 연구방법론 탐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소장 김두남)가 1월 31일(수)부터 2월 1일(목)까지 쇠돌고래와 큰머리돌고래 부검을 진행했다.
고래연구소에서 진행한 이번 부검에는 고래연구소 이경리 수의사를 필두로 이영민 수의사, 박다솔 수의사, 이성빈 수의사, 수의대생 3명, 고래연구소 연구원이 참여했다.
부검이 진행되기 전인 1월 24일(수), 전남대 수의대 수의해부학교실의 문창종·김중선 교수가 고래연구소를 방문해 고래연구소와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중선 교수가 ‘해양포유류의 비교해부조직학적 연구방법론’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초음파 진단용 장비를 활용해 고래와 돌고래의 내부 구조를 시각화할 수 있으며 질병 및 내부 손상 또는 기형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종의 고래와 돌고래의 내부 구조 차이를 연구함으로써 종별 특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한 “초음파로 죽은 동물의 보존 상태를 평가하여 사체로 발견된 고래와 돌고래의 사망 시점을 추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음파로 사체의 내부 출혈이나 장기 손상 등 사망 원인도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포유류의 보존의학적 연구’를 위해 기획된 이번 부검에서 참가자들은 사체의 외형 및 내부 장기의 해부학적 특징을 촬영하고 기록했다. 이에 더해, 위와 장을 비롯한 장기 내용물과 지방 같은 시료를 분리하고 수집하는 등 다양한 데이터를 모았다.
이외에도 사체의 기생충을 채집하고,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과 조직을 검사했다. 사전에 안전 교육을 받은 수의대생들은 고래의 장기 시료 분리와 기생충 채집에 일조했다.
부검에 참여한 김재범 학생(전남대 수의대 본2)은 “부검을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고래가 혼획 및 좌초로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래 보호와 종 보전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면 좋겠다”며 “기업적 후원과 외국과의 협업을 통해 고래 및 해양포유류 보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다솔 수의사는 “좌초된 고래의 부검을 통해 해양 생태계의 섬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게 되고, 수의사가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느낀다”며 “해양포유류뿐만 아니라 거북이와 상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 보전에 관한 관심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국내 유일 고래 전문 연구기관으로, 국내 해양포유류의 서식 상태, 생태, 질병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이경리 수의사, 이영민 수의사가 진행한 고래연구소 특강은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