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 SFTS의 임상 양상이 달라지고 있을까? : 오예인

1년 만에 돌아온 개 SFTS 업데이트 - 경북대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오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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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6년도 어느덧 가을에 접어들었습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를 맞아, 지난해 기고 이후 새롭게 확인된 개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에 대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지난해 6월, 저는 데일리벳에 「내가 일하는 동물병원에 SFTS 감염 의심 환자가 내원했을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당시에는 SFTS 의심 환자가 동물병원에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의문도 함께 던졌습니다. 국내에서 그동안 보고된 개 SFTS는 비교적 경미한 임상 경과를 보였던 반면, 일본에서는 개에서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러한 차이에 바이러스의 유전형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고, 국내에서도 일본처럼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개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개의 SFTS는 대체로 경미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났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은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질병관리청은 2024년부터 One Health 관점에서 “동물병원 기반 SFTS 감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한수의사회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국 동물병원에서 SFTS 양성동물이 확인되면 관련 정보가 신고되고, 이를 통해 과거보다 훨씬 많은 반려동물 SFTS 자료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시체계를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신고된 SFTS 양성동물의 자료가 축적되었고, 이번에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반려동물 SFTS의 발생 및 임상적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열린 FASAVA에서는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SFTS로 진단된 개와 고양이 59마리의 결과를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59마리 가운데 9마리가 사망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2026년 1월에는 서울대학교 채준석 교수님 연구팀에서 심한 증상을 보이다 결국 안락사된 SFTS 감염견의 증례가 논문으로 보고됐습니다.

즉, 지난 1년 사이 국내에서도 SFTSV에 감염된 개가 중증으로 진행하고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증례를 통해 공식적으로 보고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개 SFTS의 모습이 1년 전과 달라졌습니다.

국내에서 SFTSV에 자연감염되어 임상증상을 보인 개가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된 것은 2020년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이 증례를 정리해 논문으로 보고할 때만 해도, 비록 한 마리의 사례이기는 했지만, 개에서의 SFTS는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질병의 이름처럼 발열과 혈소판감소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비교적 경미했고, 며칠이 지나면서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국내에서 SFTS로 진단되는 개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채준석 교수님과 함께 SFTS로 진단된 개 14마리의 임상적·역학적 특징을 분석했을 때도 발열과 혈소판감소가 흔히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증상은 비교적 경미했고, 14마리 모두 생존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사람이나 고양이에 비해 개의 SFTS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임상경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증례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전체 개 SFTS의 모습을 대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보다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당시에는 더 많은 자료를 모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진드기 매개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PCR 검사가 여러 진단검사기관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SFTS 양성견의 정보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과 대한수의사회가 One Health 관점의 동물병원 기반 SFTS 감시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025년에는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대한수의사회를 통해 신고된 SFTS 양성동물의 정보를 모아 살펴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를 몇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2025년 국내 개 SFTS에서는 어떤 특징이 나타났을까요?

지난해 신고된 SFTS 양성동물은 중복 신고를 제외하면 총 111개체였고, 그중 102마리가 개였습니다. 물론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신고된 사례만을 의미합니다. 실제 국내에서 SFTS 양성으로 진단된 개의 수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신고 사례에서 상세한 임상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목에 따라 실제 분석에 포함된 개의 수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 가운데 개에서 확인된 몇 가지 특징만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주요 발생 시기는 봄, 가을이었습니다. 월별 신고 건수를 살펴보면 5~6월에 한 차례 증가한 뒤 감소했다가, 9~10월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SFTS를 매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시기와 대체로 일치합니다. 따라서 봄과 초여름뿐 아니라 가을에도 SFTS를 다시 한번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SFTS 양성동물 전체의 지역별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신고됐습니다. 그중 경기, 서울, 대구 순으로 신고 건수가 많았으며, 수도권에서 전체 신고의 절반가량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세 번째, 실내에서 생활하는 개라고 해서 SFTS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양성견의 약 70%는 실내에서 사육되는 개였습니다. 또한 개가 진드기에 물린 사실을 보호자가 확인한 경우는 약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실내사육견’이라는 것이 야외에 전혀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반려견은 실내에서 생활하더라도 산책을 합니다.

또한 보호자가 진드기에 물린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SFTS의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진드기는 크기가 작고 털 사이에 숨어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발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SFTS 유행 시기에 무기력과 식욕저하, 발열, 혈소판감소가 확인되는 환자라면 진드기에 물린 병력이 없더라도 SFTS를 감별진단에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번째, 무기력과 식욕저하, 그리고 혈소판감소가 매우 흔했습니다. 임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양성견의 약 90% 이상에서 무기력 또는 식욕저하, 약 40%에서 발열, 약 10%에서 황달이 나타났습니다. 혈액검사의 주요 이상소견을 살펴보면 혈소판감소는 약 90%, 백혈구감소는 약 50%, ALT 상승은 약 75%에서 확인됐습니다.

다섯 번째,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망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생존 여부가 확인된 개체들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약 16%가 사망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초기 국내 연구에서는 SFTS 양성견 14마리가 모두 생존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개들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일부 환자의 임상경과는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한 사망 사례에서는 백혈구감소와 혈소판감소, 설사, 구토, 무기력과 황달이 지속됐습니다. 처음에는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의식소실과 발작까지 나타났습니다. 검사 당시에는 높은 바이러스양을 시사하는 낮은 Ct값도 확인됐습니다. 이는 개에서도 SFTS가 중증 전신성 질환으로 진행하면서 의식소실이나 발작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몇 년 전 국내 첫 개 SFTS 증례를 정리하면서 보았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환자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과만으로 “최근 국내 개 SFTS의 치명률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자료가 국내의 모든 감염견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고, 모든 환자의 임상 정보와 추적 정보가 완전하게 확보된 것도 아닙니다. 과거 연구와 현재 감시자료의 대상군도 다릅니다.

그러면 SFTSV에 감염됐을 때 어떤 개는 회복하는데, 어떤 개는 중증으로 진행하고 사망할까요? 최근 사망 사례가 확인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이러스가 달라진 것일까요?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설명은 바이러스가 변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근거만으로 “최근 국내 SFTSV의 병원성이 강해져서 개들이 더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가능성은 우리가 이제 개 SFTS에 대해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초기 국내 연구에서 분석된 감염견은 14마리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질병관리청의 감시사업을 통해 전국의 훨씬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중증도를 보이는 환자들의 정보가 모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질병 자체가 갑자기 달라졌다기보다, 더 많은 사례가 축적되면서 개 SFTS의 임상양상과 예후가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중증 SFTS에 걸린 개가 있었지만, SFTS를 의심하지 못했거나,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차이가 설명되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바이러스의 유전적 차이도 영향을 미칠까요?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SFTSV 유전체 연구에서는 반려견과 보호소견에서 B2, D, F 등 여러 genotype이 확인됐으며, genotype F 바이러스도 국내 개에서 처음으로 분리됐습니다. 즉, 국내 개에서는 하나의 SFTSV 유전형만 순환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서울에서 보고된 두 사례에서도 안락사된 개에서는 genotype F, 회복한 개에서는 B-1이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genotype F가 더 위험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두 환자는 나이와 임상상태, 바이러스양, 면역상태 등 여러 조건이 달랐을 수 있으며, 현재까지의 연구는 genotype과 임상적 중증도 또는 예후의 관계를 직접 비교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가 아닙니다. 국내 개에서 여러 SFTSV 유전형이 순환한다는 사실은 분명해지고 있지만,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이 중증도나 예후의 차이를 설명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리, 한 마리의 사례가 쌓이면서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했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SFTS의 큰 그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 분석이 가능했던 것도 전국의 동물병원에서 SFTS를 의심하고 검사해 주시고,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의 정보를 신고해 주신 임상수의사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는 한 마리의 환자이지만, 그 정보가 모이면 국가 감시자료의 일부가 되고, 국내에서 SFTS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감염된 개가 어떤 임상 양상을 보이는지, 그리고 어떤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SFTS는 사람과 동물, 진드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대표적인 One Health 감염병입니다. 따라서 동물에서 발생한 감염을 확인하고 신고하는 것은 단순히 한 마리의 감염 사례를 기록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전국의 동물병원에서 모인 정보가 다시 동물병원에 도움이 되는 지식으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반려동물 SFTS 감시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진료실에서 SFTS가 의심되는 환자를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고려하고, 양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대한수의사회를 통해 질병관리청의 반려동물 SFTS감시체계에 신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우리가 함께 모은 정보가 많아질수록 우리가 SFTS를 바라보는 시야도 더 넓어지고, 어떤 환자를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도 쌓여갈 것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가 궁금한 것은 “개도 SFTS에 걸리는가?”였습니다. 이제는 개도 SFTS에 걸리고, 일부는 심각하게 앓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왜 어떤 개들은 회복하고, 어떤 개들은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은 진료실에서 만나는 한 마리의 환자를 의심하고, 진단하고, 그 정보를 함께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분석에 활용된 동물 SFTS 감시자료는 전국 동물병원의 진단과 신고를 통해 축적된 자료입니다. 감시사업에 참여하고 환자 정보를 제공해 주신 임상수의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본 기고문에 사용된 삽화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제작하였으며, 도표는 질병관리청의 지원으로 대한수의사회가 수행한 「동물병원 기반 SFTS 감시사업」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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