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라바야에서 다시 느낀 아시아 수의사들의 수의안과 열정 : 김선효

인도네시아 수의안과 수술 Wet Lab Course 후기 – 일산동물의료원 김선효 안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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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Advance Veterinary Ophthalmic Surgery Wet Lab Course’에 연자로 초청받아 다녀왔습니다. 이번 코스는 현지 의료기기·소모품 유통사인 CV Hidup Mitra Cahaya(HMC)가 개인적으로 저를 초청해 진행한 자리로, HMC가 자체 운영하는 안과 수술 트레이닝 센터에서 각막 수술(Corneal Surgery)과 녹내장 임플란트 삽입술(Gonioimplantation Techniques)을 주제로 한 집중 실습형 강의였습니다.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도 참가자들이 모여, 이틀 동안 총 18명의 동남아시아 임상수의사와 함께 실습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습니다. 국경은 달라도 좋은 진료를 향한 갈증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의 내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트레이닝센터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인도네시아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첫 wet-lab 강의를 진행한 바 있는데, 그때 만족도가 높았던 덕분에 올해 다시 초청받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로, 종교적 배경상 고양이를 선호하는 문화가 있어 고양이 환자의 비중이 특히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HMC 측에서 고양이 임상에 적용하기 좋은 각막 수술 위주의 트레이닝을 요청해 왔고, 실제로 이틀 일정 대부분을 각막 관련 주제로 채우게 되었습니다.

첫날은 각막 질환의 외과적 접근을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결막플랩(Conjunctival Flap), 각결막전위술(Corneoconjunctival Transposition, CCT), 다이아몬드 버를 이용한 변연절제술(Diamond Burr Debridement), 제3안검플랩(Third Eyelid Flap) 등 실제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각막 손상과 궤양에 대응하는 술식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HMC 트레이닝 센터에는 수술 현미경이 설치된 실습대가 촘촘히 배치되어 있었는데, 참가자 각자가 자신의 현미경 앞에 앉아 손끝의 감각을 익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스크 너머로도 느껴지는 집중력과, 술기 하나하나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튿날에는 각막유리질변성(Corneal Sequestrum) 관리와 표층각막절제술(Superficial Keratectomy), 생물학적 지지체를 이용한 이식술(Biologic Scaffold Implantation, 결막피판 병용 포함)로 각막 파트를 마무리하고, 이어서 녹내장 임플란트 삽입술(Gonioimplantation Techniques)로 넘어갔습니다. 녹내장 수술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참여자들의 요청이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수의안과 분야의 진단·수술 인프라가 아직 한국만큼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크고 이론·실습 강의에 대한 수요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런 만큼 현미경 아래에서 직접 임플란트를 다뤄보는 시간에 참가자들의 몰입도가 특히 높았습니다.

이틀 동안 실습장을 가득 채운 20여 대의 수술 현미경과 그 앞에 앉아 눈을 떼지 않던 참가자들의 모습은 이번 강의에서 가장 오래 남을 장면입니다. 참석하신 선생님들의 열정이 뜨거워 저도 덩달아 뜨거워졌던 것 같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는 식사 자리도 있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다른 나라 친구들이 생겨서 아주 좋았습니다.

wet-lab 모습(@HMC)

동남아시아 수의사들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IISVC(Indonesia International Scientific Veterinary Conference, 2025) 학회에 초청받아 안구 종양을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전 회장님께서도 학회 개최를 축하해 주시러 자리를 함께해 주셔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2025년 IISVC에서 강의했던 김선효 센터장
2025년 IISVC에는 당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참석했다.

또한, 올해 5월 우리나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수의안과학회(AiSVO Annual Conference)에도 많은 동남아시아 선생님이 참석해, 국경을 넘나드는 이 흐름이 양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의 임상수의사들과 각막·녹내장 수술의 세부 술기를 나누며 아시아 소동물 안과 임상의 저변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언어와 진료 환경은 달라도, 한 마리라도 더 잘 보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의 자리를 통해 아시아 수의안과 임상의 수준이 함께 높아지기를 바랍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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