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ASF 방역 개선 위해 수의사 확충·역할 강화해야’

ASF 대확산이 남긴 과제 조명..‘농장 주치의 제도’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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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혈장단백질 원료의 오염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재발 방지책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혈액 유래 사료에 대한 관리 강화와 더불어 농장동물 수의사의 확충 및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당진 ASF가 자가진료로 조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전국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후 감염 농장을 찾아내는 데도 민간 수의사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와논점] ‘아프리카돼지열병 대확산이 남긴 과제’ 보고서를 6월 14일(일) 발간했다.

올해 국내 돼지농장에서 24건의 ASF가 발생했다. 이 중 21건의 야외주 ASF바이러스가 IGR-I형으로 분석됐다. IGR-II형이 대부분인 멧돼지 ASF와 달랐다.

방역당국은 대한한돈협회, 한국돼지수의사회와의 협업으로 혈장단백질 유래 사료의 ASF 오염을 찾아냈다. 해당 위험 사료의 유통 금지, 3차례에 걸친 전국 돼지농장 일제검사를 거쳐 확산세를 억눌렀다. 3월 16일 끝으로 추가 발생 없이 4월 말 전국 방역대가 해제됐다.

돼지에서 혈장단백질은 주요 사료첨가제로 활용되고 있다. 자돈의 이유 스트레스를 낮추고 성장을 촉진한다.

소해면상뇌증(광우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반추동물과 가금에 동물 등의 부산물을 급여할 수 없도록 금지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돼지에게 돼지 부산물을 먹이는 식의 ‘동종 급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지 않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2001년부터 동종 급여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도 포유류 단백질의 반추동물 사료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뇌·척수 등 고위험조직은 모든 동물용 사료 제조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

입법조사처는 “국내에서 돼지에게 돼지 혈장단백질 사료를 먹이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지, 부산물의 자원화와 상업적 활용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살피고, ASF 방역체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김정주 구제역방역과장은 지난 11일(목)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체계 개선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혈장단백질 사용 허용 여부를 오는 8월까지 결정할 것이라 예고했다.

돼지 혈장단백질 생산 공급 체계 (자료 : 국회입법조사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확산이 남긴 과제’)

입법조사처는 농장동물 수의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 ASF 발생 당시 자가진료로 인해 조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꼬집으면서다.

입법조사처는 “2025년 11월 충남 당진 발생농장에서 확진 이전에 출하된 감염 추정 돼지의 도축 부산물(혈액)이 사료 원료 제조업체로 공급되었고, 이를 사용해 만든 배합사료가 전국 농가로 유통되면서 ASF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고병원성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으로 오인돼 ASF 양성 확인 전 도축장에 출하됐고, 그로 인해 부산물에 대한 이력 추적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ASF 대응에는 현장의 신속한 병리 진단이 중요하나, 농장주가 직접 가축을 진단하고 처치함(자가진료)에 따라 전문가적인 진단 기회를 놓치고 신고가 지연됐다”고 비판했다.

이후 대응에서의 현장 수의사 역할도 강조했다. ASF 감염 의심 농장에서 ‘어느 돼지의 피를 뽑아 정밀검사를 할지’에 있어 수의사의 전문성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3월 16일 ASF로 확진된 함평 농장은 3월초에 진행됐던 전국 일제검사에서 이미 ASF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어진 정밀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후 인근 도축장 혈액탱크에서의 ASF 양성 반응을 계기로 보름여가 지나 추가 정밀검사를 벌였을 때는 80여 두를 검사해 25%가 넘는 양성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밀검사에 민간 돼지수의사가 참여해 ‘의심되는 돼지를 골라낸’ 덕분이었다.

입법조사처는 “농장동물 수의사의 추가 확보는 물론 농장동물의 감염병 관리와 현장 역학조사 등 가축 방역에 (민간) 수의사가 체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10만 마리 이상 사육하는 가금농가에 적용되는 가축전염병예방법상 ‘방역관리책임자’ 제도를 양돈농가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대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가금농장의 방역관리책임자는 현장에선 이미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제도다. 실질적으로 방역관리를 담당하기 보단 거래처 농장의 요청으로 이름만 올리고 행정부담만 더 짊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수의사가 농장에 들어가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역개선 과제의 취지는 살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돼지수의사회는 농장 주치의(농장 전담 수의사)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장의 소모성 질환 대응부터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의 준법 처방·사용, 항생제 내성 관리까지 수의사가 농장의 주치의로서 담당하고, 그 틀 안에서 재난형 가축전염병의 조기 대응도 이끌 수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도축장·거점소독시설을 포함하는 광범위 방역체계 마련 ▲ASF 백신 개발 지원 확대 ▲국경 검역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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