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의 수의학 교육을 만나다

2026년 제39차 EAEVE Congress 참관기 -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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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수의학교육기관협의회(EAEVE, European Association of Establishments for Veterinary Education)는 유럽 수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표준화를 위해 매년 유럽 각 지역을 순회하는 콩그레스를 개최합니다.

이 연례행사는 주요 의결 사항을 심의·결정하고 최종 인증서를 수여하는 ‘총회(General Assembly)’와, 수의학 교육의 미래를 논의하고 주최 대학의 교육동물병원을 시찰하는 ‘교육의 날(Educational Day)’로 구성됩니다.

EAEVE는 최근 일본을 비롯한 비유럽권으로 회원국과 인증 범위를 확대하며 전 세계 수의학교육의 품질 향상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5월 28일(목)과 29일(목) 양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39차 EAEVE Congress는 수의학 교육이 현재 어떤 방향으로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특히 교육의 목표, 평가 방식, 교육 환경, 학생 역할, 디지털 기술 활용 등 전 영역에서 기존 수의학 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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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EVE는 유럽 및 전 세계 수의과대학의 교육 수준을 평가하고 표준화(질적 향상)하기 위해 1988년에 설립된 전 세계 수의학계에서 권위 있는 인증 기관 중 하나입니다.

유럽연합(EU)의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각 대학의 교육 과정, 시설(동물병원 등), 교수진, 연구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실사하여 ‘EAEVE 인증(Accreditation)’을 부여합니다. 단순한 평가기관이 아니라 교육 표준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교육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EAEVE에는 107개 수의과대학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중 82개 대학이 ‘완전 인증’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인증 대학의 대부분은 유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유럽권에서는 일본의 5개 대학이 연합한 3개 인증 기관(낙농학원대학, 홋카이도·오비히로 연합, 야마구치·가고시마 연합) 태국, 인도네시아(Bogor Agricultural University), 요르단, 이집트, 튀니지, 브라질 등 약 6개국 9개 내외의 수의과대학이 Associate(준회원) 또는 Candidate 단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EAEVE 인증 체계가 유럽을 넘어 아시아 등 비유럽 지역으로 점진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총회에서 최종 인증서를 수여 받은 일본 가고시마 수의과대학

EAEVE가 운영하는 인증 시스템은 ESEVT(European System of Evaluation of Veterinary Training)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 목적은 단순한 지식 평가가 아니라, ‘졸업생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수의사로서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EAEVE 인증은 ESEVT 체계에 따라 Preliminary Visitation, Self-Evaluation Report(SER) 제출, Full Visitation을 거쳐 ECOVE가 최종 인증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Full Visitation은 교육의 실제 운영 상태와 학생의 임상 역량이 직접 검증하는 핵심 절차입니다.

인증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EAEVE/ESEVT 가 수행하는 평가 단계로, 대학의 교육과정, 임상교육, 교수진, 시설, 환자 수, 학생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강조되는 요소는 학생이 실제 임상 상황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환자 경험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ECOVE(European Committee of Veterinary Education)가 수행하는 최종 판단 단계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증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처럼 평가와 판단을 분리한 구조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EAEVE 인증은 유럽 내부 기준을 넘어 국제적 기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이를 벤치마킹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교육 표준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EAEVE 주요 관계자들은 미국과 유럽 모두 수의과대학 졸업 시점에서 갖추어야 할 기본 역량, 즉 ‘Day One Competency’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가운데 두 기관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미국수의사회 교육위원회의 인증 체계는 즉시 진료 가능한 수준의 clinical competence를 중심으로 보다 실무지향적(practice-oriented, clinic-oriented) 접근을 취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유럽의 인증 체계는 임상 역량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학문적 기반(academic rigor), 연구 연계 교육(research-based teaching), 그리고 One Health 관점에서의 공중보건 및 사회적 책임(public health and social responsibility)을 함께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이고 균형적인 역량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겁니다.

제39차 EAEVE 총회

수의학 교육 패러다임의 구조적 전환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번 EAEVE 총회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강조된 메시지입니다. 이는 기존의 교육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기존 수의학 교육은 지식 전달과 시험 중심 구조에 기반하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능력을 충분히 길러주지 못한다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거죠.

EAEVE는 현재의 수의학 교육이 ▲지식 중심 → 역량 중심 ▲시험 중심 → 수행 중심 ▲학교 중심 → 현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증 패러다임의 디지털 전환, WAVE 시스템

EAEVE는 현재 수의과대학 인증의 전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WAVE (Workflow Automation for Veterinary Establishments) 프로젝트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종이 문서를 전자화하는 수준을 넘어, 인증 자체를 하나의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혁신이죠. 과거의 인증이 ‘문서를 평가하는 과정’이었다면, WAVE 시스템에서의 인증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지속적 관리’가 됩니다

기존에는 평가단이 수작업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다 보니 시간과 인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위원들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고, 객관성을 확보하기도 힘들었죠.

하지만 WAVE 시스템은 인증의 모든 단계를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수행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방문평가단도 현장에서 평가 항목을 실시간으로 입력하고, 모든 평가 항목이 정해진 형식으로 데이터화 되어 대학 간 비교나 연도별 변화를 분석하기도 용이해졌습니다.

인증 신청 → 자료 제출 → 현장 실사 → 보고서 작성 → 최종 의사결정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함으로써 인증을 몇 년마다 돌아오는 ‘단발성 평가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관리되는 데이터 기반 프로세스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학생 참여 확대

학생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육을 받는 대상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수의학 교육 시스템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실제 평가 과정과 정책 논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제수의과대학학생협회(IVSA) 대표는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메시지를 촉구했습니다. 교육 정책을 학생 경험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앞으로 수의학 교육의 질은 단순한 교육 성과가 아니라 학생이 실제로 경험하는 교육 환경과 만족도를 포함하여 평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일본 낙농학원대학에서는 학생 대표도 함께 참석해서 실제 학생참여의 중요성을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EAEVE 총회에 참여한 일본 낙농대학 타무라 마사히로 교수와 와타나베 토모미 학생 대표

임상교육 구조의 변화

기존 임상 교육은 대학 부속 동물병원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환자 유형이 제한적이고 실제 임상 환경과의 괴리가 있다는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것이 ‘Distributed Clinical Education Model(분산형 임상교육 모델)’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학생이 대학 외부의 실제 임상 환경, 즉 지역 동물병원, 농장, 전문 진료기관 등에서 실습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학생은 다양한 환자 사례를 경험하고, 실제 보호자와의 소통, 팀 기반 진료, 예상치 못한 상황 대응 등을 학습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졸업 시점에서 이미 실제 수의사와 유사한 경험을 갖춘 상태가 되며, 이는 취업 이후 적응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직무 현장 기반 평가(WPBA, Workplace-Based Assessment)

WPBA는 단순한 지식 측정을 넘어 실제 수행 능력을 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번 EAEVE 콩그레스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혁신으로 제시됐습니다.

기존의 시험 중심 평가 방식은 지식 수준을 측정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실제 임상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WPBA에서는 학생이 실제 진료 과정에서 수행하는 행동을 직접 관찰하고 평가합니다. 환자 진찰, 치료 계획 수립, 보호자 상담 등의 과정이 평가 대상이 됩니다.

대표적인 평가 방법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Mini Clinical Evaluation Exercise (소규모 임상 수행 평가): 실제 진료 상황에서 학생의 진찰, 의사소통, 판단 등을 관찰하여 평가

Direct Observation of Procedural Skills (임상실기 직접 관찰 평가): 주사, 봉합, 카테터 삽입 등 실제 시술을 수행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평가

Case-Based Discussion (증례 기반 토의 평가): 학생이 경험한 환자 사례를 중심으로 임상 판단과 사고 과정을 평가

각각 실제 수행 능력, 시술 능력, 임상적 사고 과정을 평가합니다. 단발성 시험이 아니라 반복적 평가를 통해 학습을 강화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합니다.

UAB 동물병원의 모의 보호자-환자 상담실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인공지능은 수의학 교육에서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교육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가상 환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생이 다양한 임상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를 통해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실제 실습에서 접하기 어려운 복합 질환이나 희귀 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효과가 큽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효율을 높이고, 임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다만 인공지능은 오류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핵심은 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습니다.

학생 웰빙(Student Well-being)

학생 웰빙은 이번 회의에서 가장 강하게 강조된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학생 발표에 따르면 수의대생들은 높은 학업 부담, 임상 실습에서의 정서적 스트레스, 윤리적 갈등 등으로 인해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교육 구조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의 생명과 관련된 의사결정, 보호자와의 갈등, 완벽주의 문화 등은 학생에게 지속적인 정신적 부담을 유발합니다.

이에 따라 교육 시스템은 단순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량 조정, 실패 허용 문화 형성, 회복탄력성 교육 도입 등 구조적 변화를 통해 학생의 정신 건강을 보호해야 합니다.

이처럼 웰빙은 더 이상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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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수의대

이번 EAEVE 콩그레스를 주최한 Universitat Autònoma de Barcelona (UAB,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의 수의학부는 1983년 바르셀로나 북쪽 20km 지점에 위치한 벨라테라 캠퍼스에 설립됐습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수의과대학으로서 2026년 QS 세계 대학 학문분야 순위에서 세계 상위 50위와 비영어권 학교 중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400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인 이곳에는 UAB Veterinary Teaching Hospital, 실험 농장, 첨단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수의대는 약 160명의 전임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80여명의 임상교수진 중 21명 이상이 유럽수의학전문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인 교육동에 인접한 실험 농장 및 농장동물 서비스(SGCE / Farm Service) 시설에서는 학생들이 임상 교육과정에 진입하기 전 소·말·돼지·양 등의 사육, 행동, 번식 및 기초 임상 술기를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습니다.

1992년 설립된 식품기술 공장(FTP / Food Technology Plant)은 수의사의 주요 직무 중 하나인 ‘식품 위생 및 안전(Public Health)’을 위해 실제 가공식품 생산 라인을 축소해 놓은 공장형 실습실입니다.

동물보건연구센터(CReSA)는 카탈루냐 농식품 연구기술연구소(IRTA) 산하 연구기관으로 BL3급 연구시설을 갖춰 고위험 동물 병원체 및 인수공통전염병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보건 연구자 및 대학원생의 산학 연계 연구 활동도 지원합니다.

바르셀로나 수의대의 교육동물병원(Veterinary Teaching Hospital)은 스페인 최대 규모의 대학동물병원이자 유럽 최고 수준의 교육동물병원입니다. 교육동물병원은 UAB 재단(Fundació UAB) 형태의 독립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간 17,000마리 이상의 환자가 내원하여 학생들은 실제 임상 케이스를 풍부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10개 이상의 세부 전문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유럽 전문의를 양성하는 레지던트 프로그램(14~15개 분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UAB 동물병원의 시뮬레이션 룸

바르셀로나 수의대의 EAEVE 인증 교육

바르셀로나 수의대는 EAEVE(ESEVT) 인증 기준에서 요구하는 핵심 요소를 체계적으로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EAEVE 인증의 본질은 단순한 교육 환경이나 장비 수준의 평가가 아니라, 졸업 시점에서 학생이 갖추어야 할 ‘Day One Competences’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교육 구조가 확보되어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UAB의 교육 시스템은 아래와 같이 ESEVT 표준과 높은 정합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수의대의 교육동물병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상 환경을 활용하여 학생의 임상 노출 기회를 확보하고 있고, 시뮬레이션 교육 공간(Simulation room)을 활용한 반복 학습 구조는 실제 환자 접근 이전 단계에서 학생의 기본 임상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 안전과 교육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수의대의 경쟁력은 최신 장비나 대규모 투자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EAEVE가 요구하는 핵심 기준, 즉 임상 경험의 충분성, 교육과정의 구조화, 역량 기반 평가체계, 그리고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자원 활용을 충족시키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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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퀴 교수와 함께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수인원)은 2024년 5월 30일 제37차 EAEVE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 메종알포르 수의대에서 EAEVE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에 기반한 구체적 교류를 위해 EAEVE가 운영하는 ESEVT(유럽수의학교육평가시스템)의 Director이자 인증 업무 최고책임자인 피에르 르쾨 교수(Prof. Pierre Lekeux)를 만났습니다.

EAEVE 인증 절차의 공식단계는 아니지만 한국의 수의대 전체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설명회는 오는 6월 29일(월) 한국 시각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진행됩니다.

참고로 르쾨 교수는 올해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제41회 세계수의사회 총회(WVAC)의 수의학 교육 세션에도 참석했는데요, 마침 WVAC에 참석한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로부터 한국의 수의과대학의 인증 상황 및 EAEVE에 대한 관심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이번 2026 EAEVE Congress에 수인원을 대표해서 참석한 저와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요, 지면을 빌려 천명선 교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2026 EAEVE Congress에 참가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수인원 김대중 원장님과 최수빈 대리님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EAEVE Congress에는 VIP guest로 초청받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등록비 무료 혜택과 더불어 VIP Dinner에도 초청을 받았는데요, VIP Dinner는 EAEVE 총회 전날의 비공식 행사로서 EAEVE 내 각종 위원회 회의 직후 50여명의 집행부 대부분이 함께하는 자리입니다. EAEVE 주요 인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생각됩니다.

낯선 환경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해서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공식 행사전에 EAEVE 주요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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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39차 EAEVE 콩그레스는 수의학 교육이 기존의 지식 전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임상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구조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교육과정의 개선을 넘어, 임상교육 방식, 평가체계, 디지털 기반 학습 환경, 그리고 학생 참여 및 웰빙 정책까지 포함하는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의학 교육 역시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AEVE 콩그레스에서 다룬 주요 내용들에서도, 바르셀로나 수의과대학의 모습에서도 교육 경쟁력은 반드시 최신 시설이나 첨단 장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Day One Competency를 중심으로 교육과정과 임상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수의대의 시설과 장비 대부분은 일반적인 수준이었고, 일부는 오히려 국내 수의대가 더 나았습니다. 하지만 EAEVE 인증 기준에 맞추어 시뮬레이션 교육, 임상 노출 기회, 학생 참여형 학습 구조 등 핵심 교육 요소를 충실히 갖췄습니다.

우리 수의과대학들도 교육과정의 구조화, 학생 임상 경험의 질적·양적 확보, 그리고 역량 기반 평가체계 도입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까다로운 유럽 인증 기준에도 충분히 부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자체의 혁신적인 노력과 안팎의 최소한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함께 맞물려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교육 개편은 해외 인증 획득을 넘어, 국내 수의사의 실질적인 임상 역량 강화와 수의학교육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대학마다 처한 환경이 달라 속도와 구체적인 목표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수의학교육에서 벗어나 더 나은 교육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염원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육 개선이란 한 걸음에 가 닿을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에, 긴 호흡으로 지치지 않고 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 EAEVE 콩그레스는 2027년 6월 프랑스 낭트에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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