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공중방역수의사법 국회 통과했지만..제도는 절벽 기로에

정원 450명 중 복무 인원은 207명(46%), 수의장교 기피 개선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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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방역수의사의 적정 수급을 위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한 공중방역수의사에 관한 법률(공중방역수의사법) 개정안이 5월 7일(목)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 임용된 공중방역수의사는 단 2명에 그쳤다. 적정한 수급에서 한참 멀어져 제도 존립의 기로에 섰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 이진환 회장은 13일(수)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의 해법이 공중방역수의사의 처우 개선보다도 선발 구조에 있다고 지목했다. 단기 수의장교 복무에 대한 기피가 심해지다 보니 수의사관후보생 자체를 이탈한다는 것이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 이진환 회장

개정 공중방역수의사법은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을 반영했다.

농식품부장관이 공중방역수의사(이하 공방수)의 장기적 수급 전망을 세우고, 국방부장관과 협의해 적정 수급을 위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3년마다 ▲공급·배치 현황 ▲근무형태 ▲근무여건 및 처우 ▲근무만족도 등을 실태조사해 결과를 공표하고, 여비 등 수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기관에는 시정 요구를 거쳐 배치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해 처우 개선의 동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공방수는 이미 크게 부족해졌다. 전국의 공방수 정원은 450명(연간 150명)이지만, 현재 복무 중인 인원은 207명(46%)에 그친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진환 회장은 “자체 조사 결과 대학원 진학이 많아졌거나, 남학생이 크게 줄지도 않았다. 수의대생의 인적 구성은 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급을 둘러싼 기본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역병 대비 2배 이상에 달하는 3년 1개월의 복무기간도 문제로 지목되지만, 단 2명으로 급감시킬 만한 요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농식품부 협조로 10개 대학을 순회하면서 공중방역수의사 제도를 설명하고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긴 복무기간의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 3년을 의미있게 보내려는 학생들은 분명 있다. 정말 공방수 자체를 기피하는 학생은 그만큼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역종분류를 피해 수의사관후보생 신분을 우선 포기한 후 공중방역수의사 모집에 응하는 방식이 가능했던 2024-2025년에는 100여명의 공중방역수의사가 선발되기도 했다.

결국 100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 데에는 수의장교와 연계된 선발방식이 작동했다. 이진환 회장은 “지난해 수의사관후보생이 90여명으로 줄다 보니 수의장교로 우선 선발될 확률이 1/3까지 높아졌다. 전년도 수의장교 0명 임관의 여파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면서 “학생들이 그 선발 확률을 못 견딘다. 차라리 수의사관후보생 신분을 포기하고 현역병을 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본과 4학년에 남아 있는 수의사관후보생도 언제 급격히 이탈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함께 전했다. 남아 있는 사람이 적어질수록 수의장교 선발 확률이 높아지고, 그러면 이탈 경향이 더 거세지는 악순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서로서로 이탈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진환 회장은 공방수의 처우를 더 개선해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목했다.

월 90만 원까지 올라간 방역활동장려금은 이미 수의직 공무원의 특별업무수당(월25~35만원)과 격차가 벌어져 더 인상하기 어렵다. 모든 배치지에는 확보되지 않았던 주거지원도 최근 농식품부의 협조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전체 공방수의 절반이 복무하고 있는 시군이 검역본부·동물위생시험소에 비해 업무 여건이 좋지 않지만, 수의직 공무원 없이 해당 시군의 유일한 ‘수의사 공무원’으로 일하다 보니 생기는 어려움을 공방수가 스스로 해결하기도 어렵다.

이진환 회장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수의장교에 대한 인식이 무척 안좋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단기장교의 복무기간 단축, 단기복무장려금 지급, 업무 적정화 등 수의장교의 개선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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