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파라다이스네”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 방문기

‘사료 소믈리에’로 불리는 개, 고양이 400마리 생활 공간...직원도 동물도 행복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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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 수영장

“와, 여기 정말 파라다이스잖아”

로얄캐닌 펫센터를 둘러보던 한 외국 수의사가 던진 말이다.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Royal Canin)이 4월 28~29일(화~수) 이틀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2026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하루 전인 27일(월)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를 견학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재방문이었다.

로얄캐닌 본사는 프랑스 남부 아이마그(Aimargues)에 있다. 로얄캐닌은 현재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고, 15개의 생산공장을 보유 중인데, 그중 하나가 본사에 있다. 참고로, 15번째 공장은 우리나라에 건립됐다. 2018년 전라북도 김제에 문을 연 ‘로얄캐닌 김제공장’이다.

프랑스 본사에는 생산공장뿐만 아니라 사무실, 연구소, 그리고 그 유명한 ‘펫센터’가 있다. 이런 시설들이 대학 캠퍼스처럼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로얄캐닌 본사를 ‘캠퍼스’라고 부른다.

펫센터는 ‘사료 소믈리에’ 역할을 하는 개와 고양이가 머무는 공간이다. 사료의 기호성, 흡수율, 소화율을 분석하기 위해 켄넬(Kennel)과 캐터리(Cattery)에 각각 개, 고양이가 상주한다. 이러한 ‘펫센터’는 프랑스 본사와 미국 오하이오주 루이스버그 단 2곳에만 있다.

로얄캐닌 본사 캠퍼스 전체 부지가 15,125평인데, 그중 3천평 정도가 펫센터다.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생산공장
로얄캐닌 본사 캠퍼스 사무공간.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할 수 있다.

본격적인 펫센터 견학에 앞서 본사 사무실 건물에 잠시 대기했다. 반려동물 친화 공간(Pet-friendly office)인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한 직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미리 등록을 해야 한다. 로얄캐닌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1,200여 명인데, 현재 약 50종 200여 마리의 동물이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로얄캐닌의 전 세계 임직원은 8천여 명이고, 그중 400여 명은 수의사다. 한국(로얄캐닌코리아)에는 서울 지사와 김제공장을 합쳐 280여 명이 근무 중이다(2026년 3월 기준).

로얄캐닌은 ‘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A Better World for Pets)’라는 기업 목표와 ‘개, 고양이를 최우선으로 한다(Cats and dogs first)’는 철학 아래 반려동물 맞춤 영양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반려동물의 품종, 크기, 나이,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춰 무려 750여 종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펫센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펫센터에 있는 개, 고양이들은 넓은 벌판과 놀이시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주어진 펫푸드를 맛있게 먹는다. 개, 고양이는 모두 GPS 기능을 탑재한 목걸이를 차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료 섭취량 등을 개체별로 관리할 수 있다. 펫센터 직원들은 이들의 배설물을 수집해 소화흡수율을 분석한다. 개와 고양이의 일상에서 관찰한 결과를 기반으로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최적의 펫푸드를 과학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펫센터 내에 자체 익스트루더(Extruder)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원료들은 펫센터 내에서 빠르게 소량 생산한 뒤 곧바로 테스트에 활용된다.

펫센터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개들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에는 400여 마리의 개, 고양이가 있다.

개는 미니, 미디움, 맥시 등 체형별로 나뉘어 관리된다. 다양한 연령과 품종을 가진 약 250마리의 반려견이 생활 중이었다. 폭스테리어, 닥스훈트 등은 미니, 잉글리시 코커스패니얼, 잉글리시 세터 등은 미디움, 저먼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등은 맥시로 구분된다. 고양이도 약 150마리 정도 있었는데, 연령과 품종이 다양했다.

매년 30마리 정도의 개, 고양이가 은퇴하고 새로운 강아지, 고양이가 펫센터에 들어온다고 한다. 약 3개월령에 입소해 검역과 사회화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생활을 시작한다. 기존에 있는 개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교육도 받는데, 고양이의 경우, 특별한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고양이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확인한다. 유명 데이팅 앱의 이름을 따 ‘캣 틴더(Cat Tinder)’라고 부른다.

로얄캐닌 펫센터의 개, 고양이는 7살이 되면 은퇴 후 입양되는데, 신체적·정서적으로 워낙 잘 관리받기 때문에 입양이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케어테이커 Francine 씨가 펫센터 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로얄캐닌 펫센터에서는 고양이도 다양한 운동과 놀이를 한다.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에는 총 40명의 직원이 있다. 그중 28명이 개, 고양이를 돌보는 케어테이커다. 14명은 개, 14명은 고양이 담당이다.

펫센터에 들어가자마자 넓은 놀이터에서 반려견과 놀아주는 한 케어테이커의 모습이 보였다. 올해로 펫센터에 입사한 지 10년이 됐다는 Francine 씨였다. Francine 씨가 반려견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놀아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로얄캐닌 본사 펫센터 켄넬 중 맥시(Maxi) 공간

켄넬의 개들은 웰빙을 위해 하루에 최소 2번 30분씩 운동을 한다. 여기에 더해, 날씨가 더우면 수영장에서 수영도 한다.

미국 루이스버그 펫센터에는 수영장이 없기 때문에 프랑스 본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수영장 보유 펫센터다. 남프랑스의 더운 날씨가 수영장 설치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외국 수의사가 “여기 정말 파라다이스잖아”라고 외친 곳도 바로 수영장이었다.

나조차도 개들이 수영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이 반려동물을 위한 천국이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 수영장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 수영장
로얄캐닌 프랑스 본사 펫센터 수영장

또 하나 인상적인 시설이 있었다. 개, 고양이의 배설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이었다.

개 배설물과 고양이 모래를 모은 뒤 보카시 미생물 배합재를 뿌리고 1주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 과정을 5~6주에 걸쳐 반복하면, 반려동물 배설물이 고품질 토양으로 변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유용한 미생물(EM) 기법과 유사하다.

5~6주에 걸쳐 완성된 토양은 지렁이 퇴비로 재활용되는데, 이 퇴비는 수분 저장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식물과 작물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탄소 저장량도 증가시킨다. 이렇게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고품질 부엽토가 바로 ‘보카웜(BOKAWORM)’이다. 로얄캐닌은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 등과 협업해서 보카웜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생물전환 과학자인 로맹 투푸(Romain Tuffou) 씨가 직접 토양을 손으로 만지면서 열정적으로 이 과정을 설명해 줬다.

로얄캐닌은 반려동물은 물론 사람과 지구까지 생각해 이러한 친환경 폐기물 처리 방식을 도입했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지구가 필요하다는 게 로얄캐닌의 생각이다.

개·고양이 배설물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커피 찌꺼기, 남은 사료까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친환경적으로 처리된다.

로얄캐닌의 생물전환 과학자(Bioconversion Scientist) 로맹 투푸 씨가 5주에 걸쳐 발효된 토양을 직접 만지면서 설명 중이다.

로얄캐닌은 이러한 친환경 배설물 처리 방식을 브리더 등 반려동물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전파하고 있었다.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또한, 고품질 부엽토 ‘보카웜’도 필요한 곳에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다. “보카웜 프로젝트는 환경과 지구를 위한 활동이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니까요”. 생물전환 과학자 로맹 투푸 씨의 말이다.

  

펫센터 개, 고양이들은 수의학적으로도 잘 관리받는다.

로얄캐닌 본사 펫센터에 수의사 1명과 수의테크니션 2명이 상주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을 돌본다. 정기적인 백신이나 구충은 기본이다. 수의학적으로 잘 관리받는 것도 개, 고양이들이 은퇴 후 잘 입양되는 이유 중 하나다.

로얄캐닌 본사 펫센터 매니저인 리에주와 빈센트(Liegeosis Vincent)

단순히 사료의 기호성, 소화율을 검사하는 거라면 실험동물을 이용할 수도 있을 텐데, 로얄캐닌은 왜 이렇게까지 펫센터 운영에 진심일까?

리에주와 빈센트(Liegeosis Vincent) 매니저의 설명에서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리에주와 빈센트 매니저는 “펫센터는 반려동물을 위해 개발한 사료의 품질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소”라며 “여기 있는 개, 고양이들은 우리가 최상의 사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료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A better world for pets)”이라며 “반려동물이 매일 우리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만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이들에게 펫센터의 개, 고양이들은 실험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자 동료인 셈이다.

반려동물이 행복할수록 사료도 더 잘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리에주와 빈센트 매니저는 “개, 고양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행복한 동물들이 사료 테스트에 있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로얄캐닌 창업자 장 카타리(Jean Catahry)와 저먼 셰퍼드 동상에서. 프랑스 남부 지역 수의사였던 장 카타리는 저먼 셰퍼드의 피부질환이 약을 먹어도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을 보고,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특별 영양식을 제조했다. 이게 로얄캐닌의 시작이었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로얄캐닌 본사 펫센터는 더욱 발전해 있었다.

쾌적한 환경과 친환경 시설, 확실한 신념과 철학을 가진 직원들, 그리고 행복해하는 개·고양이를 보면서, 왜 ‘펫센터’가 로얄캐닌 직원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어 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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