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리아 제8기 라오스 동물의료봉사활동기③] 소동물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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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우서연 학생

2026년 1월 20일, 아침 7시부터 일어나 라오스에서의 첫 봉사를 분주히 준비하였다. 전날 라오스에 도착하여 개회식을 한 후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어도 현장으로 향한다는 기분은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모두 설렘과 두려운 마음을 안고 두 팀으로 나누어 ບ້ານວຽງແກ້ວ 위앙깨오 마을과 ບ້ານເມືອງຊ່ອງ 므앙썽 마을로 이동하였다. 두 마을은 숙소와 가까웠기에 걸어서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다.

내가 속한 B팀은 므앙썽 마을로 향하였다. 현장에 도착해서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하고 봉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모두 세팅하였다. 절반 정도 세팅을 마쳤을 무렵부터 마을 주민들이 점차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스테이션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아직 접수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몰려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마음이 조급해져 더욱 빠르게 준비를 마치려고 노력하였다.

B팀은 한현정 교수님, 김재환 교수님, 이어진 수의사님, 정은석 수의사님과 단원 9명, 그리고 라오스 친구들이 함께 스테이션을 구성하였다. 세팅이 끝난 후, 접수, 신체검사, 키트, 백신 및 구충, 초음파 순으로 동물들을 받기 시작하였다. 나는 라오스 친구들 3명과 함께 접수를 맡아 봉사의 시작을 열었다.

접수를 받기 전 라오스 친구들과 진행 방식에 대해 잠깐 의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봉사가 시작되고 현실이 닥치니 생각했던 것만큼 원활히 흘러가지 않았다. 라오스 친구들이 라오어로 접수를 받고, 나는 그들이 접수를 받으며 생긴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동시에 개와 고양이들의 꼬리에 tag number를 테이핑하는 역할을 맡았다. 접수를 받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라오스의 개와 고양이들은 대부분 중성화가 되어 있지 않아 라오스 친구들이 IM/IF/CM/SF의 개념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중간에 혼선이 생기기도 하였다. 라오스 친구들은 문진표의 성별 칸에 중성화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M(male) 혹은 F(female)라고 적었으나, 키트팀에서 기록 시 중성화 여부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접수가 진행되고 몇 분 뒤, 라오스 친구들에게 IM/IF/CM/SF의 개념을 알려주어 혼선을 방지하였다.

처음에는 우왕좌왕하며 체계 없이 굴러가는 듯하던 접수팀도 몇 마리 받고 나니 체계가 잡혀 여유롭고 유연하게 접수를 받기 시작하였다. 접수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라오스 친구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하는 자리이다 보니 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함께 접수를 받으며 주민들이 오지 않을 때는 친구들과 사담을 나누기도 하고, 라오어를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접수팀 뿐만 아니라 다른 단원들과 라오스 친구들 다함께 쉬는 시간에 릴스를 찍기도 했다. 그저 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교류도 함께했기에 뿌듯함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함께하였던 것 같다.

접수 테이블에서 보호자와 소통하고 있는 봉사단
건국대 수의대 김재환 교수가 바이오필리아 라오스 봉사활동 현장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므앙썽 마을 봉사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단원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기에 봉사도 무탈하게 흘러갔다.

신체검사 팀에서는 간혹 사나운 개가 오면 보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지만, 든든한 라오스 친구들이 보정을 도와주고, 숙련된 수의사 선생님과 단원들이 재빠르게 검사를 진행한 덕에 무사히 신체검사도 끝낼 수 있었다.

키트팀에서는 한현정 교수님께서 채혈을 도와주신 덕분에 문제 없이 채혈을 마치고 키트 검사를 진행하였다. 접종과 구충 또한 안성에서 소동물 실습을 마친 상태였기에 첫날 봉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능숙하게 진행하였다.

마지막 초음파 테이블의 경우,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 동물들만 김재환 교수님께서 봐주셨다. 임신 여부를 확인하고픈 경우와 몇 마리 임신 중인지 알고 싶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나도 초음파 보정을 몇 번 진행하였는데, 다행히 개가 사납지 않았기에 안전히 보정하였고,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초음파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해석하려고 노력하였다.

키트 테이블에서 검사 중인 학생들

우리는 므앙썽 마을에서 개 37마리와 고양이 5마리 총 42두를 검사하고 봉사를 마무리하였다. 봉사를 마무리한 이후에는 라오스 친구들과 마을 근처 사원에 가서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일의 소동물 스테이션 봉사는 3일 중 나에게 가장 인상 깊고, 뜻깊었던 봉사였다. 다함께 으쌰으쌰하며 노력한 우리 단원들과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며 도와주신 교수님과 수의사님들, 그리고 현지 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도와주고 해피바이러스 역할을 해준 라오스 친구들 덕분이다.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강다인 학생

소동물 수의료봉사는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총 3일간 각각 위앙깨오 마을, 므앙썽 마을, 파타오 마을, 폰캄 마을, 폰팽 마을, 빡뻐 마을에서 진행되었다.

봉사는 진료소 운영 및 가정 방문으로 진행되었으며, 3일간 봉사를 진행한 동물들의 수는 총 304마리였다. 가장 어린 개체의 나이는 1개월, 가장 고령인 개체의 나이는 12살이었다.

보호자가 상자에 소중히 데려온 고양이들

개에서 백신은 종합 백신(K5 혹은 DHPP)과 Rabies 2가지를 접종하였고, 에빅토를 도포하여 내외부구충을 진행하였다. 고양이의 경우 백신은 Feline RCP-Ch, rabies 2가지를 접종하였고, 에빅토를 도포하여 내외부구충을 실시하였다.

개와 고양이 모두 종합 백신은 2개월 이상, rabies는 3개월 이상의 개체에 접종을 실시하였으며, 임신 개체, 나이가 불분명한 어린 개체, 또는 상태가 양호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개체에게는 실시하지 않았다. 외부 구충제는 6주령 이상의 개체에게 실시했으나, 임신으로 추정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개체에게는 용량을 조절하여 투여하거나 진행하지 않았다.

소동물 봉사는 기본적으로 접수, 신체검사, 키트 검사, 백신 접종 및 구충 총 5단계로 역할을 나누어 진행하였다. 올해는 포터블 초음파를 동반한 진료소 형태로 운영하여, 신체검사에서 이상을 보이거나 임신으로 추정되는 개체는 초음파 검사 단계를 추가하였다. 바이오필리아 학생 18명과 라오스 국립대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19명이 함께 봉사를 진행하였으며, 윤헌영 교수님, 한현정 교수님, 김재환 교수님, 동문 수의사 4분이 키트 검사, 신체검사, 백신 접종 및 구충 단계를 도와주셨다.

신체검사 테이블에서 검사를 진행 중인 학생들

올해도 강아지를 대상으로 키트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작년과는 달리 키트를 통해 질병 여부가 아닌 항체의 존재 여부와 항체가를 확인하였다. 소동물 봉사 중 총 202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CDV(개 디스템퍼바이러스)와 CPV(개 파보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조사를 진행하여 라오스 지역 반려동물의 면역 수준을 평가하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 라오스 지역 반려견의 주요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면역 수준이 개체 및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항체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개체들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향후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확립과 면역 상태 모니터링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봉사에서 만난 개체들은 대부분 1년령 이하의 자견으로, 백신을 최초로 접종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올해의 특이점으로는 광견병 백신은 접종 후 1년이 경과하지 않아 종합 백신만 접종한 개체가 상당수 확인되었다는 점이 있다. 이는 2025년 9월 국가 차원에서 시행된 백신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소동물 활동보고 – 날짜별 개 & 고양이 케이스 수

한편, 봉사활동 이전에 백신 접종 증명서 제공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 전년도에 배부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지참하고 지속적으로 예방접종을 이어오고 있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바이오필리아가 진행해 온 봉사활동이 지역사회 내 예방 의학 인식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더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과 구충 등 예방 의학에 대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총 304마리의 동물을 대상으로 봉사를 진행하였다. 이는 직전 기수 대비 37마리 증가한 수치이다. 마을 공지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기존 진료소 중심의 봉사 방식에 더해 이동 봉사를 통한 가정 방문을 병행하여 접근성을 높인 점이 주요 요인으로 판단된다.

작년 봉사활동에서 도출된 피드백을 반영하여, 이동 봉사 시 최대 4개의 조로 나뉘어 운영되는 상황까지 고려한 물품 준비와 사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현장에서 즉석 진료소 운영으로 계획이 변경되거나 사전에 설정한 조 구성이 달라지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유연하고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봉사 계획 단계에서 다양한 변수와 가능성을 고려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향후 봉사활동에서도 이와 같은 다각적인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사전 준비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포터블 초음파의 도입, 이전보다 증가한 봉사 개체 수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없이 소동물 수의료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다음 기수에서는 올해의 경험을 토대로 더 다양한 지역에서 더 많은 라오스 소동물에게 의료의 손길을 건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동물 스테이션 사진
강아지 채혈 사진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료봉사 동아리 ‘바이오필리아’가 지난 2026년 1월 18일(일)부터 24일(토)까지 라오스 방비엥에서 8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관련기사 :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해외봉사” 8번째 라오스 찾은 건국대 바이오필리아).

이번 봉사에는 지도교수인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과 한현정·김재환 교수, 박용승 건국대 수의대 특임교수, 4명의 동문 수의사와 18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라오스 동물의료 봉사활동기’는 이번 라오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이오필리아 제8기 해외봉사단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총 4편에 걸쳐 봉사활동기를 전달합니다(1. 문화교류 2. 대동물봉사 3. 소동물봉사 4. 나아가야 할 방향).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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