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O 3년의 여정을 마치며 – 학생대표 배유미(본4)
NEO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2023년 여름, 우연히 발견한 해외봉사 프로그램 공모전이 NEO의 시작이었다. 지도교수님께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달라는 무모하면서도 당돌한 제안을 드렸고, 이후 교수님과 함께 제안서를 준비해 공모에 지원했다. 수의대 축제 무대의상을 입은 채로, 빈 강의실에서 제안서를 수정하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프로그램이 선정되면서 NEO의 첫 해외봉사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이 어느덧 세 번째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낯선 도전의 연속이었다. 어떤 진료 물품을 얼마나 챙겨야 하는지, 현지에서의 일정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캄보디아의 학교와는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정해진 매뉴얼이 없었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지만, 그 치열했던 순간들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해를 거듭하며 쌓인 경험은 우리의 데이터가 되었고, 이제는 NEO가 잘 이어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현장에서 마주한 봉사의 본질
이번 3기 활동은 베트남 하노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무대에서 진행되었다. 앞선 활동들을 통해 NEO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문화와 업무 스타일, 활동 여건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아무것도 없던 1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막막함이 밀려왔다. 매 순간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변수들에, 봉사에 대한 기대보다는 학생대표로서의 책임감과 긴장감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러나 무거운 감정들을 녹여낸 것은 결국 ‘봉사’였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하노이의 보호소에는, 여전히 사람을 사랑하는 동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랑을 이어받아 더 나은 치료를 위해 땀 흘리며 고민하던 수의사 선생님들이 있었고, 진심으로 동물을 대하던 단원들이 있었다. 그 따뜻한 연대 속에서 나 또한 눈앞의 작은 생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처치 끝에 기운을 차리고 회복해 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왜 이 길을 걷고자 했는지에 대한 선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시작하고, 지속하고,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1기의 목표가 ‘봉사활동의 시작’이었고 2기가 ‘안정적인 지속’이었다면, 내게 이번 3기의 목표는 ‘NEO의 체계 확립’이었다. 이번 활동에서 ‘앞으로 어떻게 이 활동을 이어갈지’를 가장 깊이 고민했다. 소수의 헌신과 열정에만 기대는 조직은 결코 오래갈 수 없기에, NEO가 앞으로도 봉사를 이어가며 굳건히 남으려면 정립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경험들을 통해, 봉사는 현장에서 빛을 발하지만 그 바탕에는 기나긴 준비 과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에 출국 전부터 사전 교육과 봉사활동 준비 과정을 체계화하고, 이를 다음 기수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문서로 남겼다. 임원진들은 늦은 밤까지도 머리를 맞대며 NEO의 지향점과 회칙을 고민했고, 현지에서도 단원들은 저녁 회의를 통해 피드백을 나누며 다음 날의 일정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 모든 과정은 당장의 진료를 무사히 마치는 것을 넘어, NEO가 앞으로 걸어갈 더 긴 여정에 단단한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었다.

함께여서 가능했던 3년
학생대표로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봉사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크게 느낀다. 학생들의 도전을 지지해 주신 교수님들, 매번 나를 다독여 주시며 현장에서는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신 수의사 선생님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준 임원진들, 항상 열정으로 임해준 단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NEO의 활동이 매년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 1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주신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후배들의 열심을 보고 건네주셨던 따스한 응원들이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어, 어느새 매해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되었다. 지금까지 NEO가 이어져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되는 것은, 선배님들이 심은 믿음과 도움의 결실임을 안다.
3기 사후간담회를 마치고 건네받은 롤링페이퍼를 읽으며,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덕분에 후배들은 더 넓은 세상을 봤다”라는 양하영 원장님의 메시지는, 그동안 달려온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많은 이들에게 도움과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따뜻한 인정 같았다. 단원들은 내게 “의미 있는 활동을 만들어 주어 고맙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들이 있었기에 나 역시 지치지 않고 열정을 쏟을 수 있었다. 한 명 한 명이 마음에 너무나 크게 남는다. 부족한 나를 끝까지 믿고 함께해 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뿐이다.
NEO의 새로운 시작
이제 NEO는 세 번째 챕터를 성공적으로 닫고, 새로운 막을 올린다. 새로운 단원들이 또 다른 경험과 배움을 쌓으며,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생명과 사람을 연결하는 따뜻한 빛이 되기를 바란다. NEO 4기, 5기, 그 너머의 단원들이 보여줄 눈부신 성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응원한다.

편집자 주)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외봉사단 NEO 3기가 1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9박 10일간 베트남에서 세 번째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관련 기사 : 전남대 수의대 NEO, 베트남에서 3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학술교류도 전개). 봉사활동 참가자들의 후기를 시리즈로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