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제3기 해외동물의료봉사] 봉사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이어달리기’ – 이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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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1기와 2기, 앞선 두 차례의 해외 봉사 경험은 내가 봉사를 단발적인 실천이 아닌 ‘지속적으로 사유해야 할 과정’으로 인식한 변곡점이었다. 이전 봉사 현장에서 진료와 교류를 경험하며 체득한 사실은 명확했다. 하나의 봉사활동은 개인의 열정만으로 성립되지 않고, 수많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지원과 신뢰라는 토대 위에서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내가 받은 경험과 배움을 후배들에게 환원하고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보답이라는 책임 의식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내가 이번 NEO 3기 봉사단에서 대외협력팀장이라는 중책을 자처한 결정적인 동력이었다.

준비 과정부터가 봉사의 시작

대외협력팀장으로서 외부 기관 및 업체와의 협력을 조율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함께해 주신 수의사님들과의 소통을 전담하며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봉사단 운영에 투영하고자 했다. 하지만 의욕과 달리 준비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개인의 능력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명백했기 때문이다.

후원 유치와 협력 논의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고, 그때마다 여러 교수님의 조언과 학장님, 부학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의 제도적·행정적 배려가 절실했다. 특히 학생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 기꺼이 동행해 주신 외부 수의사님들의 존재는, 하나의 봉사단이 출범하여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 뒤에서 얼마나 많은 ‘관계’와 ‘맥락’이 치열하게 작동하는지 뼈저리게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준비 과정은 예측을 벗어난 변수들의 연속이었다. 당초 캄보디아로 예정되었던 봉사 장소가 현지 치안 문제로 인해 무산되었고, 10월 말이 되어서야 베트남으로 급선회되었다. 베트남은 기존에 협력해 본 적 없는 국가였다. 베트남국립농업대학(VNUA) 등 현지 기관과의 접촉부터 봉사 장소 섭외까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개척해야 했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난관을 정면으로 타개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고, 제한된 시간 속에서 끊임없는 결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치열했던 숙고의 시간들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계획의 완벽함’ 그 자체가 아니라, 급변하는 상황 앞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책임을 완수하려는 ‘태도의 견고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의 무게

처음에는 선배로서 경험을 공유하고자 시작한 일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더 많이 배운 건 나 자신이었다. 때로는 대외협력팀장이라는 직함이 내 역량에 비해 과분하게 느껴져 두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는 개인적인 오기가 아니라, 그 역할에 부여된 책임의 무게와 나를 신뢰하는 단원들의 존재였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흔한 격언이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그 문장의 진짜 의미를 몸소 체험했다. 책임감이 나를 지탱했고, 그 견뎌냄이 결국 나를 성장시켰다. 이 막중한 책임감의 종착지에서 마주한 생명들의 온기는 내가 짊어진 무게의 가치를 증명해 주었다. 보호소 구석에서 위축되어 있던 유기견이 우리의 손길을 거쳐 평온을 찾고, 중성화 수술과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다시 건강하게 눈을 맞추던 찰나의 순간들. 대외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조율해 온 모든 지난한 과정이 실은 이 작은 생명들의 숨결을 지키기 위한 행보였음을 깨달을 때, 팀장으로서 느꼈던 중압감은 비로소 보람으로 치환되었다.

어렵게 성사된 현장에서도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때마다 봉사단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며, 이러한 상호 보완적 대응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흔히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한다. 보통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쓰이는 말이지만, 이번 경험은 그 말을 새롭게 해석하게 만들었다. ‘함께 가고 있다’라는 감각이 개인이 쉽게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우리를 끝까지 완주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사실이다.

배움의 환원,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1, 2기를 거쳐 이번 경험까지. 축적된 시간은 봉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끊임없는 성찰과 환원의 과정으로 재정의하게 했다. 나는 여전히 수많은 도움을 받는 위치에 서 있다. 이제 그 빚을 갚는 길은 이 소중한 경험을 후배들과 다음 세대 봉사단에 온전히 전달하는 것일 테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교수님들과 생업을 뒤로하고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동행해 주신 외부 수의사님들, 그리고 묵묵히 땀 흘리며 따라와 준 단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부족한 나를 믿고 세 번의 봉사활동을 모두 함께하자며 먼저 손 내밀어 준 학생대표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이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비로소 완주할 수 있었다.

이번 활동이 단순한 현장의 기록을 넘어, 봉사를 꿈꾸는 누군가의 선택과 태도에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외봉사단 NEO 3기가 1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9박 10일간 베트남에서 세 번째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관련 기사 : 전남대 수의대 NEO, 베트남에서 3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학술교류도 전개). 봉사활동 참가자들의 후기를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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