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세금 투입해 하루 6건 진료하는 김포 공공동물병원, 예산 낭비”
대한수의사회, 김포시 셀프 칭찬에 반박...바우처 사업 제안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공동물병원 설립을 추진해 수의계와 갈등을 빚었던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가 설립된 지 1년이 지났다. 김포시는 센터에 대해 자화자찬 중이지만, 대한수의사회는 “예산 낭비가 드러났다”며 비판했다.
대한수의사회는 10일(목) ‘예산 낭비 드러난 공공동물병원.. 동물복지에 대한 고민 없이 김포시는 자화자찬에만 급급’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김포시는 실효성과 만족도를 모두 잡았다며 자랑에 나섰으나 구체적 성과는 명확하지 않으며, 수억 원의 적자 운영 등 예산 낭비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는 지난해 6월 25일 정식 개소했다. 국내 공공동물병원 중 최초로 취약계층이 아닌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해 논란이 됐다.
김포시는 공공진료센터 개소 1주년을 맞는 지난달 “취약계층이 아닌 일반시민의 이용률이 훨씬 높았다”며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 반려복지 정책으로 기능 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는 개소 이후 1년간 총 1,626건(개 1,455건, 고양이 171건)을 진료했는데, 취약계층이 아닌 일반 시민 이용률이 82.8%에 달했다.

“4억원 예산 투입해서 하루평균 6건 진료…자랑할 실적 아냐”
“매년 1.7억원 이상 지출될 것…바우처 사업이 더 효율적”
대한수의사회는 “4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의 일평균 진료 건수는 약 6건에 불과하고, 연 수입은 1,500만원 수준이다. 이것이 과연 자랑할 실적인지 의문”이라며 “이미 작년 센터 추진 단계에서부터 수의계와 일부 시의원들이 예산의 비효율성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지적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동물의료 바우처 사업’ 등이 동물건강과 복지 증진에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 내 동물병원과 협력하여 동물보호자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동물병원의 시설과 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여의도 면적의 95배나 되는 김포시에 1개의 공공진료센터를 지어 놓고 모든 시민이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수의사회 주장이다.
이미 서울특별시는 2021년부터 ‘취약계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일명 우리동네 동물병원)’을 하면서 서울 시내 동물병원과 협약을 맺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의 반려동물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는 이미 작년에만 동물병원 개설 등에 약 4.3억 원을 지출했고, 해마다 인건비 및 운영비 등으로 1.7억 원 이상을 계속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공동물병원의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예산의 우선순위도 지적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전국 최초의 전 시민 대상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 설립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과 대조적으로, 김포시는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아직도 외부에 위탁 운영하여 김포시에서 구조된 동물이 양주시로 보내지는 형편”이라며 “공공진료센터는 김포 시민의 반려동물만 진료하고, 유기동물 진료처럼 공공의료가 해야 할 역할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의료’에 더 적합한 유기동물 보호는 소홀히 하면서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공공진료센터만 자랑하는 꼴이라는 것. ‘유기동물 대책이 우선’이라는 점은 김포시의회에서도 지적된 내용이다.
수의사회는 마지막으로 “김포시는 이제라도 동물보호자가 없는 유기동물에도 관심을 갖는 등 동물보호복지에 진정성을 보이고, 정책 및 예산 수립과 집행에 신중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6월 27일(금) 열린 ‘경기도의회 주최 경기도 공공동물병원 정책토론회’에서도 “지자체가 직접 공공동물병원을 설립하기보다 기존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바우처’ 형태의 사업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또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동물병원도 재난피해 동물이나 유기동물 진료, 실외견(마당개) 중성화 사업 등 보다 공공적인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토론자로 참석이 예정되어 있던 이회숙 김포시 가족문화과 과장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