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국정감사에서 국립생태원 소속 수의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수진 의원은 14일(금) 열린 환경부 산하 기관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에게 생태원에 법적 보호동물이 몇 개체인지, 수의사가 몇 명 근무하는지 질의했다.
올해 9월 2일 기준 국립생태원에는 총 292종 3,238개체의 동물이 있는데, 이 중에서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법적 보호동물은 총 79종 332개체다. 이 동물들은 국립생태원 소속 수의사들이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 생태원에 근무 중인 수의사는 총 8명뿐이다(1명 휴직 중).
동물 진료 업무에 연구 및 행정업무까지 많아
2년간 3명 채용 공고했지만 1명 채용에 그쳐…5년 이상 근무자 3명뿐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동물에 대한 마취, 진료 업무도 많고 그 외에 연구도 해야 하며 행정적인 일도 있다. 수의 업무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민간과 비교했을 때 수의사들의 처우가 어떻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는 “공공기관이라 특별대우가 쉽지 않아 조금 아쉽다”고 답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현재 국립생태원은 수의사 수당 인상보다 전문직위제를 활용해 수의사가 한곳에 오래 근무하게 하면서 인사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수의사를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2년 연속 국정감사에서 국립생태원 수의사 처우개선 지적
발언 시간 14초→4분 대폭 증가
이수진 의원은 “수의사가 전문직종인데 생태원이 수의사 채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수의사의 잦은 이직과 채용 어려움의 원인은 많은 업무량과 낮은 급여”라고 말했다.
실제 국립생태원은 2021~2022년 3명의 수의사 채용공고를 냈으나 1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또한, 8명의 수의사 중 5년 이상 근무한 수의사는 3명뿐이다.
이 의원은 이어 “작년 국감에서 수의사 증원을 요구했는데, 증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처우개선 노력도 없었다”며 “수의직 공무원, 마사회처럼 수의사 수당을 마련하고, 서류-필기-면접으로 되어 있는 수의사 채용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도순 원장은 수의사 증원에 대해 “내년 국립생태원에 유기 외래야생동물 보호시설이 생기면 그때 더 많은 비율을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금도 업무가 많은데 나중에 일거리를 늘리고 그때 가서 채용을 고민하는 건 적절한 답변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립생태원 동물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위해서는 수의사가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고 오래 근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수의사에 대한 별도 직군 마련 및 수당 지급이 필요하다는 게 이수진 의원의 판단이다.
이수진 의원은 조도순 원장은 물론 환경부 기조실장에게 직접 “작년 국감에서 지적했는데도 대책 마련을 못 했다”며 “올해는 제대로 된 대책 마련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수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립생태원의) 수의사가 전문직인데 임금도 적고 과도한 업무에 근무시간도 엄청나게 많다”며 인력 증원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1년 동안 개선이 없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재차 발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수의사 처우개선에 대해 14초간 발언했지만, 올해는 4분 넘게 수의사 처우개선 문제를 강력하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