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로펌] 골든 리트리버가 푸들을 물어 죽였을 때 책임소재는

등록 : 2022.03.16 13:04:34   수정 : 2022.03.16 13:04:39 데일리벳 관리자

<골든 리트리버가 푸들을 물어 죽였을 때 책임소재는> 최재천 변호사

먼저 사실관계다. 법원이 각종 증거에 의해 인정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30kg이 넘는 골든 리트리버를 반려견으로 키우는 사람이 있었고, 푸들을 반려견으로 키우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2020년 어느 날 우연히 함께 행사장에 참석하게 되었다.

반려견주가 푸들의 소변 배설을 위해 잠시 바닥에 내려놓았을 때 골든 리트리버가 갑자기 으르렁거리며 푸들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냈다. 그리곤 말릴 새도 없이 머리 부분을 강하게 물어 낚아챘고, 푸들은 끌려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골든 리트리버의 견주가 푸들을 안아올려 정신을 잃은 푸들의 몸을 문지르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다시 푸들의 견주가 넘겨받아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며 근처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로 사망한 상태였다(대구지법 서부지원 2022년 1월 26일 선고 2021가소308564).

 

다음은 배상책임 인정여부다.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과실은 주의의무 위반이다. 법원이 인정한 과실은 이렇다.

첫째,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 견종은, 푸들과 같은 소형 반려견을 공격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공격성을 미리 방지할 의무가 있다.

둘째, 골든 리트리버가 으르렁거리며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 목줄을 제대로 잡거나 반려견을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과실을 인정했다.

 

이제 책임이 인정되었다면 다음은 배상 범위다. 100%인지, 아니면 책임을 어느정도 나누어질 것인지가 문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골든 리트리버의 반려견주의 책임은 70%로 인정됐다.

① 공공시설에서 푸들이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점.

② 평소 푸들을 알고 지내던 골든 리트리버의 반려견주가 푸들을 불렀을 때 푸들이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점.

③ 골든 리트리버의 반려견주가 푸들을 발견하고는 ‘귀엽고 반가운 마음’에 푸들을 불렀는데 결과적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이어진 사실.

④ 내동댕이쳐진 사실은 인정하지만 통상적인 사고에 비추어 볼 때 치명상을 입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골든 리트리버 반려견주가 100%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며 책임을 70%만 인정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푸들의 분양비로 135만원을 인정했고, 장례비로 55만원을 인정한 다음 190만원X0.7%(배상 책임을 70%만 인정했기에)인 133만원을 재산적 손해배상으로 인정했다.

다음으로는 정신적 손해인 위자료. 먼저 분양해 온 견주에게는 100만원, 함께 보살펴 온 나머지 세 사람의 원고에게는 각각 50만원씩 총 250만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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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구체적으로 책임과 배상 범위가 어떤 방식으로 인정되고 산정되는지를 보여주는 표준적인 판례라서 특별히 소개하고 싶었다.

물론 배상 금액만을 생각한다면 반려견주가 겪은 여러 고통에 비해 참으로 안타까운 금액일 것이다.

또 다른 한편 이 사고가 갖는 우연성을 생각하면 그리고 인간으로서 반려견에 대한 통제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다른 판단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반려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체계가 이러하고 구체적으로 배상 금액을 산정하는 액수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급심 판례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선례적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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