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관리에 `일선 동물병원 과도한 부담` 지적

안전에 대한 우려, 경제적 손실에 행정적 부담까지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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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반려동물 관리지침’을 발표한 가운데, 각 지자체가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관리 계획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선 동물병원에 너무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 추진계획을 발표 중인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시민건강국장)

서울시, 2월 8일부터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 시작

차량으로 이동해 동물검체채취

양성 반려동물, 집에서 14일간 자가격리 or 서울시 시설에서 보호

서울시는 8일(월)부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대상은 ‘확진자와 접촉한 뒤 임상증상을 보이는 개, 고양이’다.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하였더라도 의심증상을 보이지 않으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확진자와 접촉 후 동물이 나타낼 수 있는 임상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눈·코 분비물 증가, 구토, 설사 등이다.

서울시는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동물이동검체채취단’을 꾸렸다. 수의사가 포함된 채취팀이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 차를 타고 보호자 자택 인근으로 방문하는 방식이다. 약속된 시간에 보호자가 동물을 이동장에 넣어 집 문밖에 두면 검사 요원이 차량으로 데려와 검체를 채취한다.

검사결과 양성이 나오면, 자택에서 14일간 격리 보호한다. 반려동물이 사람으로 코로나19를 전파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14일이 지나면 격리가 자동으로 해제된다. 만약, 격리 기간 중 다시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오면 더 빨리 격리가 해제된다.

반려동물의 자택격리가 힘든 경우에는 서울시가 마련한 시설에서 반려동물을 보호한다.

박유미 방역통제관은 “보호자가 모두 확진되었거나 보호자가 고령, 기저질환이 있어 반려동물을 돌볼 수 없는 경우에는 (자택이 아닌) 서울시 동물격리시설에서 보호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물격리시설인 ‘동물복지지원센터 구로’는 동시에 27마리 수용할 수 있다.

제주, 코로나19 확진 반려동물 치료를 위한 ‘2차 진료기관’ 지정

임시 보호는 12개 동물병원에서 수행

제주특별자치도도 최근 ‘코로나 확진(자)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관리와 검사진단체계’를 마련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노출된 사실이 있고 의심증상을 보이는 개체에 한해 제주동물위생시험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실시한다.

확진 반려동물의 치료를 위한 대책도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자택격리가 원칙이지만, 보호자가 치료를 원할 경우를 대비해 전문 동물병원에서 격리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2차 진료 기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또한, 12개 동물병원(제주시 9, 서귀포시 3)을 반려동물 임시 위탁 보호시설로 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경우에 동물병원에서 임시 위탁 보호를 하는 것이다.

단, 임시보호 및 치료비용은 보호자 부담이다.

일선 동물병원과 공수의에 ‘부담’

한편,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관리 체계가 일선 동물병원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처럼 지자체가 별도의 보호시설을 갖춘 곳과 달리, 상황이 여의치 않은 일부 지자체가 확진 반려동물의 관리를 동물병원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의 동물병원을 ‘확진 동물병원 임시 보호시설’로 강제 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공수의의 경우, 검체 채취부터 확진 반려동물 보호까지 ‘짊어지는 짐이 너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반려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파 사례가 없다고 하지만, 동물병원 직원은 물론, 병원에 방문하는 보호자와 동물 환자의 안전을 고려할 때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지자체 시설에서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인 손실도 있다. 별도 격리시설 마련, 보호장구 및 설비 구입을 위해 비용이 발생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비용을 모두 보호자에게 청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걱정과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소모도 크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임시보호 했었던 수의사는 “보호자(확진자)의 주기적인 연락, 지자체 담당자와의 소통, 일반 반려동물 환자와의 동선 분리 및 예약 시간 조정 등 임시보호만으로도 동물병원에 부담이 컸는데, 확진 반려동물의 보호까지 맡게 되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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