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나오는 영상 왜 봐요?`귀여운 동물이 출연해서요`

동물권행동 카라, `미디어 동물학대` 관련 설문조사 진행

등록 : 2020.06.26 15:13:09   수정 : 2020.06.26 15:13:12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최근 동물이 출연하는 유튜브(일명 펫튜브)가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일부 채널에서의 동물학대와 동물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권행동 카라가 시민 2,055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주요 결과를 소개한다.

동물 나오는 영상, ‘얼마나’, ‘왜’ 보나요?

자료 : 동물권행동 카라

자료 : 동물권행동 카라

응답자의 대부분은 최근 동물 관련 영상 콘텐츠가 예전보다 ‘많아’졌고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을 ‘많이’ 본다고 답했다(많이 본다 874명 VS 거의 보지 않는다 42명).

카라는 “사람들은 주로 반려동물 관련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려 전체 답변자의 82%가 개와 고양이가 출연하는 반려동물 일상 영상과 반려동물 훈련 정보 영상을 본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동물 영상을 시청하는 이유 1위는 ‘귀여운 동물이 출연해서(46%)’였다.

2위는 ‘반려동물 정보를 얻기 위해서(25%)’였으며, 그 외에 ‘정서적 안정과 쉼을 얻기 위해’, ‘대리 만족’, ‘찾아보지 않아도 동물 관련 콘텐츠가 많아 자주 보게 된다’ 등의 답변도 있었다.

귀여운 동물 영상으로 ‘힐링’ 하지만 동물을 ‘소품’처럼 여기는 악영향 우려

자료 :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 영상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동물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준다’는 답변이 61%, ‘귀엽고 즐거운 영상으로 사람의 스트레스가 감소된다(56%)’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반면, 부정적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동물이 소품처럼 이용되는 모습은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는 답변이 72%로 가장 많았으며, ‘동물의 희귀성, 유행하는 품종 등이 노출되어서 생명을 구매하게 만든다’는 답변이 56%로 그 뒤를 이었다.

자극적인 영상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음을 우려하거나 귀여운 이미지로만 소비하고 동물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은 가려진다는 기타 의견도 있었다.

개를 하늘로 던져 사진찍기, 동물의 털 태우기, 맵고 자극적인 음식 먹이기 등

응답자 70% “동물 학대 영상 봤다”

설문 응답자의 70%가 동물학대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주로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개인방송 채널(49%)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47%)에서 동물학대 영상을 접했다.

응답자들은 기타 의견을 통해 개를 억지로 캣휠에 태우기, 개를 하늘로 던져 사진 찍기, 강아지에게 맵고 자극적인 음식 먹이기, 닭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기, 동물의 털을 불로 태우기, 동물 전신 염색, 시끄러운 노래가 들리는 공간에 동물 방치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동물 학대 영상을 보고 신고한 사람은 10명 중 3명이 채 되지 않았다.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몰라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품종묘 나오는 방송에서 계속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는 것도 ‘동물학대’

장애물(투명벽) 피하기 챌린지도 ‘우려’

자료 : 동물권행동 카라

카라는 미디어 동물학대 범위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12개의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질문했다.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등 명백한 동물 학대는 제외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카라가 제시한 12가지의 모든 상황을 동물학대라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80%가 ‘품종 고양이만 다루는 유튜브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는 장면’을 동물학대라 지적했다. 품종 유행과 펫샵 구매를 부추기는 심각한 동물 학대라는 것이다.

카라는 “많은 분이 최근 유행하는 장애물(투명벽) 피하기 챌린지를 우려했다. 이외에도 동물에게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시키고, 각본에 따라 연기시키는 행위들, 구독수를 늘리기 위해 동물의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촬영되는 현장 등을 비롯하여 살아있는 동물을 음식으로 여기는 자막이나, 지나친 육류소비를 부추기는 먹방 프로그램, 인간의 오락을 위한 오지 체험 프로그램까지 동물학대 범주에 해당한다는 의견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점점 자극적인 영상을 생산해내려고 애써서 그런지 일반 브이로그 같은 영상에서 동물을 귀여워하는 모습조차도 가끔은 기괴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구독수를 늘리기 위해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촬영하는 모든 영상이 학대입니다.”

“동물학대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동물학대입니다”

응답자들이 직접 남긴 의견들이다.

카라는 “(동물이) 더 귀여울수록 더 희귀할수록 더 우스꽝스럽거나 자극적일수록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좋아요’와 ‘구독’이 늘어난다”며 “‘저 장면, 동물학대 아닌가요?’라고 꾸준히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의 활동이 사회적인 논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