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내원 반려동물,유기동물보다 더 높은 항생제 내성

중국서 콜리스틴 내성 유전자 반려동물과 소유주·펫샵 직원서 함께 검출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반려동물이 유기동물에 비해 항생제 내성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에서 쓰이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반려동물에 대해 항생제 내성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수의대 정우경 박사(사진)는 24일 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문제를 소개했다.

190527ab2

반려동물과 소유주, 펫샵직원 등 밀접 접촉한 사람 모두에 mcr-1 검출

항생제 내성은 원헬스(One-health)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꼽힌다. 동물에서 항생제 사용으로 발생한 내성이 사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우경 박사는 플라스미드 형태의 콜리스틴 항생제 내성 유전자 ‘mcr-1’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정 박사는 “콜리스틴은 사람에서 신장독성 등의 문제로 잘 사용하진 않지만, 다제내성균에 최후의 항생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mcr-1 유전자가 사람과 가축에서 모두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사람 장내세균 검체 일부에서 mcr-1 유전자를 검출했다. 같은 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팀은 2013년 이후 검사된 가축 검체와 사체에서 mcr-1 유전자를 발견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

반려동물에서도 mcr-1 유전자 검출이 보고되고 있다. 정우경 박사는 이날 중국 베이징의 반려동물과 보호자, 펫푸드에서 검출된 콜리스틴 내성균과 mcr-1 유전자에 대한 중국농업대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농업대 부속동물병원에 내원한 개 1,254마리와 고양이 185마리에서 566건의 장내세균을 분리했다. 이중 79건(14%)이 콜리스틴 내성을 보인 가운데 49건에서 mcr-1 유전자가 검출됐다.

같은 연구에서 반려동물 소유주로부터 분리된 세균주 25개 중 1개에서도 mcr-1 유전자를 포함한 콜리스틴 내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내성균이 유전자지문(PFGE) 검사 결과 개·고양이 분리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며 소유주와 반려동물 사이에 세균이 교차전염됐을 가능성을 지목했다.

이에 앞서 중국 광저우에서도 펫샵에서 일하던 50대 남성 직원과 반려동물에게서 mcr-1 유전자가 함께 검출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유기동물보다 반려동물에서 항생제 내성 심하다

정우경 박사는 이날 최근 2년간 동물병원에 내원한 반려동물과 동물병원 직원, 유기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생제 내성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균주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유기동물보다 환묘가, 환묘보다 환견이 더 높은 내성을 보였다.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반려동물이 유기동물에 비해 항생제에 더 노출되다 보니, 내성도 더 심해진 셈이다.

가령 포도알균(staphylococci)은 사람과 반려견 모두에 존재하면서도, 반려견에서 흔한 외이도염의 원인체다. 해부학적 구조 탓에 개 외이염의 완치가 어렵다 보니, 재발할 때마다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내성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우경 박사는 “반려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료목적의 항생제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농장동물에 비해) 사람과 좀더 유사한 내성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의 예찰관리 프로그램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박사는 “반려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의 종류와 양은 따로 조사되지 않고 있다”면서 “농장동물과 달리 반려동물에서 사용하는 항생제는 사람과 유사하므로, 내성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