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축산, 사육면적이 다가 아냐‥과학적·경제적 접근해야

“동물복지적 도축은 사업장 안전·농가 이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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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차 수의정책포럼이 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JPS 대표 최준표 수의사가 연자로 나서 동물복지축산의 현황과 개선점을 소개했다.

HACCP컨설팅, 도축시스템 전문가인 최준표 대표는 덴마크, 네덜란드 등을 오가며 목격한 동물복지형 축산의 시사점을 전달했다.

이날 최준표 대표는 “우리나라 동물복지축산 논의가 지나치게 사육면적에만 치우쳐 있다”고 우려했다.

양돈, 양계산업에서 밀집사육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물의 복지를 사육면적의 크기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 환기, 온도, 분뇨처리, 사료, 음수 등 사육환경 전반을 아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육계의 발바닥 피부염 발생률을 지표로 동물복지 정도를 평가한 해외연구를 소개했다. 밀집사육 정도가 심해지면 피부염 발생이 늘어나지만, 면적이 넉넉하더라도 분뇨처리가 제대로 안된다면 여전히 피부염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수의학계도 동물복지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수의사들에게 동물복지 측면의 역량을 길러주는 기반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JPS 최준표 대표
(주)JPS 최준표 대표

 
동물복지를 고려한 도축시스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수송과 계류, 도축과정에서 돼지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복지측면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도 야기한다는 것이다.

전기충격 후 방혈하는 전통적 전살법의 단점도 지적했다. 개체에 따라 전기충격 이후에도 의식이 완전히 소실되지 않을 수 있고, 발길질을 하는 개체가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자동화된 설비로 CO2 가스를 이용할 경우 돼지 의식소실 및 스트레스 감소, 작업자 안전에 강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이득은 농가에게도 돌아간다.

최준표 대표는 “도축출하 과정의 스트레스로 인한 드립로스 현상이 3~4%에 이르러, 한국에서만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도살한 혐의로 고발된 개 농장주가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건에 대해서는 “전기충격으로 개를 곧장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 이는 전살법을 활용한 도축과정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도축 대상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논란을 떠나, 그 자체로 동물학대”라고 선을 그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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