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명보영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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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물보호와 관련된 이슈가 연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제 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관련된 정책이나 법적인 처벌은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매스컴에 노출되는 동물학대와 관련해 사람들은 화가 나기도 하지만 상황의 변화가 없어 상실감이 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무뎌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동물은 법적으로 생명보다는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동물보호법 위반보다 재산 손실에 대한 처벌이 더 큽니다. 사람 복지도 아직 안되어 있는데…먹고 살기도 힘든데 동물들 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라는 인식도 큽니다.

동물권과 관련된 인식은 결국 사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이 만연되어 있고 이용당하는 동물의 처우에 있어서는 그 목소리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주 노출되는 물리적인 학대에 더 흥분하고 화를 냅니다.

‘동물은 힘이 없는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약자를 괴롭히는 상황은 분명 불합리합니다. 노예 제도, 여성 차별, 아동 학대 등의 상황이 개선되었듯 동물과 관련된 인식도 좋아지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더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은 ‘동물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연쇄살인범이 사람에 대한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개 사육장을 운영하며 개를 잔혹하게 도살하는 등 동물학대 성향이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동물 학대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한 범죄 심리학자는 “공격성의 표출을 처음에 사람에게는 하지 못하고 동물에게 실행했다가 결국에는 사람에게도 실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물학대와 사람에 대한 범죄의 연관성은 해외 자료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 FBI 연쇄살인범 387명 분석 파일 : 인간을 상대로 가학적 행위를 시작하기 전 힘없는 작은 동물들을 상대로 충분한 연습기간을 거치면서 동물학대의 노하우를 얻고 있었다.(박충민, 연쇄 및 연쇄성 살인범죄 연구, 2005)

–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찰연구 : 성폭력 살인범의 100%는 동물학대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nimal Cruelty : Common in Many Killer, Sunbury Macedon Regional 26 Apr. 2005)

–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 연구 결과 : 동물학대자의 70%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으며, 40%는 사람에 대한 폭력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이 연구는 남성 범죄자의 30%, 아동성추행의 30%, 가정폭력의 36%, 살인범의 46%에서 동물학대의 흔적을 발견한다고 한다. (Http://www.inhumane.org)

위 내용처럼 동물학대는 사람에 대한 범죄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관련 자료가 많지 않지만 실제 연관된 상황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개식용 산업이 성행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망치로 타격하여 죽음에 이르는 행위, 목줄로 죄어 질식사하는 행위 등 동물보호법에서 동물학대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내용을 현장에서 적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법으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다른 개식용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지속적으로 동물보호법 개정과 관련된 움직임이 있지만 동물보호법의 개선을 막고 있는 건 역시 개식용과 관련된 부분이 큽니다.

요즘 수의계는 각종 컨퍼런스, 세계 수의사 대회 개최 등 외형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산업의 음지와 관련된 노력은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원헬스에 대한 언급이 계속 되고 있는데 그 전에 동물의 복지가 우선시 되어야 하고 특히 음지와 관련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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