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 기획감독이 시작됐다..동물병원은 괜찮을까?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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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사이에 ‘포괄임금제’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공짜 야근, 꺼지지 않는 사무실 불, 일한 만큼 받지 못하는 근로자. 이런 키워드와 함께 포괄임금제는 꾸준히 뉴스에 등장해 왔다. 지난해에는 모 업체에서 과로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포괄임금제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주 7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포괄임금제가 결합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포괄임금제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실제로 일한 시간과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만 지급하다 보니, 초과근무를 해도 그에 맞는 수당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동물병원도 다르지 않다. 많은 병원이 포괄임금 또는 고정OT 형태로 급여를 운영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실제 근로시간과 수당의 정합성을 점검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리고 올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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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5월 28일 포괄임금 오남용 1차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2월 26일부터 약 두 달간 101개 사업장을 점검한 결과다. 포괄임금을 활용하는 79개소 중 34개소에서 실제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율로 보면 43%다. 포괄임금을 쓰는 사업장 열 곳 중 네 곳 이상에서 공짜 노동이 발생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적발된 체불액은 4억 4,800만 원이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 34개소, 근로시간 기록관리 위반이 27개소였다. 전체 점검 사업장 중 법 위반이 없었던 곳은 4개소뿐이다. 101개 중 97개소가 무언가 하나는 걸렸다.

주목할 점은 포괄임금 활용 79개소 중 73개소, 즉 92.4%가 고정OT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본급과 수당을 분리해 놓고도 실제 초과근로시간과 맞지 않게 운영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번 기획감독은 언론 보도나 익명신고센터 제보 등을 바탕으로 포괄임금 오남용이 의심되는 사업장 101개소를 선정하여 진행됐고, 대상 업종도 음식점, 숙박 등 서비스업과 IT 업체가 다수였다. 동물병원이 기획감독의 직접 대상이 될 확률은 다른 산업군에 비하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감독의 경로는 기획감독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정기감독을 실시하고, 특정 업종이나 지역을 대상으로 수시감독을 진행하기도 한다. 여기에 직원의 신고가 더해지면 어떤 사업장이든 감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발표와 함께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블라인드 앱에도 신고 배너를 게시하고 있다. 퇴사한 직원이 진정을 넣거나, 재직 중인 직원이 익명으로 신고하면 동물병원도 예외 없이 조사 대상이 된다.

특히 포괄임금이나 고정OT를 운영하면서 실제 초과근무 시간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면, 신고나 감독이 들어왔을 때 사업주가 방어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포괄임금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총액으로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유효성을 인정해 왔다.

동물병원처럼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사업장에서는 포괄임금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고정OT는 기본급과 수당을 분리한 뒤 매달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 수당을 고정 지급하는 방식이다. 포괄임금보다는 적법한 구조에 가깝지만, 실제 연장근로가 고정 시간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이 점을 지키지 않으면 고정OT도 포괄임금과 같은 문제에 빠진다.

사업장에서 임의로 고정OT를 정해서 설계했다가 무효로 인정받는 경우가 꽤 있다. 그리고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로 판단되면 직원은 퇴사 후 3년치 미지급 수당을 소급하여 청구할 수 있다.

동물병원은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출퇴근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겨두는 곳이 많지 않다. 그런데 출퇴근 기록은 하지 않으면서 고정OT는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꽤 있다. 이런 병원이 가장 주의가 필요한 사업장이다.

고정OT는 매달 일정 시간만큼의 연장근로 수당을 미리 지급하는 구조다. 그런데 실제로 직원이 몇 시간을 일했는지 기록이 없으면, 고정 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직원이 고정 시간보다 더 일했다고 주장하면 사업주가 이를 반박할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감독이나 신고가 들어왔을 때 근로시간 기록이 없으면 근로자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체불로 이어진다.

이번 기획감독에서도 근로시간 기록관리 위반이 27개소에 달했다. 고정OT를 운영하려면 반드시 출퇴근 기록을 남겨야 한다. 기록이 없는 고정OT는 사업주를 보호하는 장치 없이 리스크만 안고 가는 구조다. 간단한 출퇴근 앱이라도 좋으니 지금이라도 기록을 시작하시길 강력히 권한다.

첫째, 근로계약서에 기본급과 수당이 분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총액만 기재되어 있다면 포괄임금에 해당하고,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고정OT를 운영하고 있다면 매월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정 시간을 초과한 달에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체불이다.

셋째, 임금명세서를 교부하고 있는지, 정해진 고정OT에 따라 계산된 수당이 지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화 된지는 벌써 5년 가까이가 되었으며, 기본급과 각종 수당의 산정 근거를 기재해야 한다.

넷째, 기본급이 최저임금 이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고정OT 수당을 포함한 총액이 최저임금 이상이더라도, 기본급 자체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면 위반이다.

고용노동부는 5월 14일부터 연말까지 권역별 릴레이 감독체계를 운영한다. 단속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포괄임금 개선 컨설팅과 민간 HR 플랫폼 지원사업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HR 플랫폼의 경우 1개소당 최대 연 180만 원(월 18만 원)을 지원한다.

감독에 걸려서 시정하는 것보다, 스스로 정비해서 문제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비용도 적고 리스크도 적다. 정부가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상시 감독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아직 임금체계를 정비하지 못한 병원이라면 이번에 움직이시길 권한다.

임금체계를 바꾸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은 포괄임금제 개선을 포함하여 근로시간 관리, 임금체계 재설계 등 21개 개선과제를 지원한다. 전문 컨설턴트가 사업장을 방문하여 현황을 진단하고,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개선방안을 도출해 준다.

비용은 무료이며 기업 규모와 참여 횟수에 따라 10~30%의 자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원 대상은 근로자 수 20인 이상 사업장이며, 신청 절차가 다소 복잡할 수 있으므로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메일로 연락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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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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