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료 발전으로 포장한 동물병원 규제` 수의사법 개정 혹평

대한수의사회, ‘동물의료 발전 위한 청사진부터 마련해야’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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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4일 공포된 개정 수의사법에 대해 ‘동물의료 발전으로 포장한 동물병원 규제’라고 혹평했다.

개정 수의사법은 수술 등 중대진료행위에 대한 사전설명 및 서면 동의, 동물병원 진찰료 등 진료비용 게시 및 진료비 현황조사(공시제), 동물진료 분류체계 표준화 등을 담았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법 개정인 동물병원 이용자의 알 권리와 진료 선택권이 보장되고 동물의료 서비스 개선이 기대된다”는 정부 측 설명을 ‘과대포장’이라고 일축했다.

보호자들의 민원이 다발하는 문제들만 땜질식으로 법을 개정해놓고 동물의료 발전을 기대한다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대수는 “동물의료체계에 대한 지원이나 발전 정책 없이 동물병원 규제만 강화한 이번 법 개정으로 어떻게 동물의료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의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을 동물의료발전과 진료비 게시 확대 등의 선결조건으로 강조했다.

동물의료의 성격과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와 진료항목 및 주요 진료행위의 표준화가 적정하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수는 “이러한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해보자’는 식의 법 개정”이라며 “동물병원의 불안감을 자극해 그동안 억제됐던 진료비 인상을 부채질해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임상수의사 커뮤니티에서는 개정 수의사법이 진료비 게시 대상으로 명시한 진찰료 등을 인상해야 한다거나, 올해부터 인상한다는 글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설명의무 확대, 서면동의 의무 등의 규제가 진료시간 및 행정비용·인건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각종 생산비용이 인상을 거듭하면서 전반적인 진료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수는 “정부는 동물진료비 부가세 폐지 등 진료비 부담을 직접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외면하고 있다”며 “사람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조세 혜택이나, 각종 지원제도 등 동물병원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를 건의해도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동물의료체계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동물의료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규제에 상응하는 공적 지원 등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에서 동물의료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고, 동물의료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청사진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수는 “동물의료는 동물병원 수의사와 보호자, 반려동물 3자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 복합적 서비스”라며 “어느 한 쪽에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를 강화한다고 해서 발전할 수 없다. 3자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한 정책을 추진해야만 진정한 동물의료 발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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