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과시형·보복형 동물학대 범죄…법수의학 전문가 절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학대 범죄와 프로파일링' 주제로 온라인 강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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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가 21일(수) 저녁 ‘동물학대 범죄와 프로파일링’을 주제로 온라인 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강좌는 카라의 더배움 온라인 강좌 《동물학대와 미디어》 3강 중 첫번째 강좌였다.

첫번째 발표를 맡은 최민경 활동가는 최근 우리나라 동물학대 사건의 특징을 설명하며, 법수의학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역본부, 관련 연구용역 수행 중

법의학자&동물자유연대도 ‘법수의학’ 필요성 강조

법수의학(Veterinary Forensic Medicine)은 수의학적 지식을 법의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학문으로, 동물과 관련된 범죄 수사나 사법재판상에 필요한 각종 증거물에 대해 수의학적 감정을 시행하는 응용수의학의 한 분과로 여겨진다.

*Veterinary Forensic Medicine을 ‘수의법의학’으로도 번역하는 경우도 많으나, 기사에서는 ‘법수의학’으로 번역했습니다.

동물보호법에 근거해 범죄와 관계있는 사체에 대한 사인을 검사하여 범죄사실을 입증하고 사법상에 필요한 의학적 사항을 규명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에도 법수의학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움직임도 있다.

검역본부가 2019년 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 반려동물에 대한 수의법의학적 진단체계 기반구축 연구 >를 수행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으로 활약 중인 유성호 서울대 교수가 한국임상수의학회 강연에서 “앞으로는 (법수의학자가) 국내 수의학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동물자유연대가 <동물학대 대응에 있어 수의법의학의 필요성>에 대한 이슈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여기에 동물권행동 카라가 다시 한번 법수의학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늘어나는 과시형, 보복성 동물학대 범죄

동물학대 범죄 수사전문성 향상에 법수의학 역할 필요

카라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1년 6개월간 국내 동물학대 사건을 분석한 결과, 과시형 범죄, 보복성 범죄가 늘어나는 특징이 확인됐다.

과시형 범죄는 자신의 범죄 과정이나 결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형태인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

어린 고양이를 네 토막으로 조각낸 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상가 옆 통로에 놓아둔 사건, 공원 시민 산책로 한가운데 복부 장기가 꺼내진 고양이 사체를 놓아둔 사건, 동물 살해 사진·영상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유한 고어전문방(일명 동물판 n번방)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보복성 범죄는 주로 길고양이 케어테이커(캣맘, 캣대디)에게 보복하기 위해 벌어진다.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혐오에서 비롯되는데, 자신의 불만을 대화 등으로 해결하지 않고, 생명체에 해를 가하는 행위로 표출한다.

최민경 활동가는 이처럼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범죄 해결을 위해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 ▲수사전문성 향상 ▲양형기준 마련 및 처벌 수위 상향 ▲미디어 동물학대에 대한 관리 규제 및 수사방안 마련 ▲공교육 내 동물학대 방지 교육 의무화까지 총 5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수사전문성 향상’과 관련해 법수의학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민경 활동가는 “동물학대 범죄는 피해자인 동물이 자신의 피해를 입증할 수 없어서 수사가 어렵기 때문에 초동수사와 증거확보가 중요하다”며 “법수의학자 등 수사전문성 향상을 위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수의학과에는 법수의학 과정이 없고, 전문 법수의학자가 1명도 없어서 잔혹하게 살해된 동물이 제보되더라도 법수의학자가 범죄수사 측면에서 부검하고, 증거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법수의학자 등 전문가가 늘어나고,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이해가 높아질수록 동물학대 범죄자의 검거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법수의학자 배출 등 수사전문성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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